[2024년 글로벌 금융 경제③] 갑진년 원·달러 환율 '상고하저'…엔화는 약세 지속
[2024년 글로벌 금융 경제③] 갑진년 원·달러 환율 '상고하저'…엔화는 약세 지속
  • 이민섭 기자
  • 승인 2024.01.0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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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부진 여파로 달러 강세 속 원화 절하 주장도
(사진=신아일보DB)
(사진=신아일보DB)

글로벌 경제를 둘러싼 전망은 2024년에도 낙관적이지 않다. 인플레이션(물가상승)을 잡기 위한 주요국의 긴축 정책에 따른 고금리 부담이 지속되는 가운데 중동사태 등 글로벌 불확실성이 여전히 상존하기 때문이다. 이에 주요 경제 전문가 분석을 통해 2024년 △물가와 금리 △유가 △환율 △증시 등 4개의 경제 핵심 축에 대한 진단과 전망을 살펴보고, 위기와 기회를 모색해 본다. <편집자주>

올해 원·달러 환율은 하락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금리 인상을 마무리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에 원·달러 환율은 상고하저 흐름을 나타낼 것으로 보인다.

반면 엔·달러 환율은 앞으로 1년간 140엔대 수준 환율이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일본중앙은행(BOJ)의 통화정책 정상화 시기가 오는 2분기로 예상된 영향이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은 연초 1300원 부근에서 거래되기 시작해 연말로 갈수록 1200원 중반대로 떨어질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미 연준이 지난해 9월과 11월, 12월까지 3차례 연속으로 기준금리를 동결한 데 더해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 인하를 시사하며 금리 인상 종료를 기정사실화했기 때문이다.

실제 연준 당국자들의 비둘기파적(통화 완화 선호) 발언 여파로 달러 약세가 이어지며 지난달 원·달러 환율은 1290~1320원 구간에서 거래를 반복했다.

이에 국내 금융기관 대부분은 원·달러 환율이 점진적으로 내릴 것으로 예상했다.

주요 금융사가 제시한 올해 원·달러 예상 밴드는 △메리츠증권 1280~1320원 △하나증권 1260~1310원 △KB증권 1240~1301원 △NH투자증권 1320~1370원 △KB국민은행 1255~1300원 △신한은행 1250~1310원 △우리은행 1310~1360원 등이다.

전규원 하나증권 연구원은 "올해 평균 환율은 1286원 내외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며 "상반기에는 연준의 고금리 유지, 중국의 더딘 경기 회복세로 1300원 내외에서 방향성을 나타낸 뒤 하반기로 갈수록 달러 약세, 국내 수출·제조업 경기 펀더멘털(기초여건) 개선을 반영하며 하락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우리나라 경기가 부진해 환율이 되려 상승할 것이란 주장도 관측됐다.

미국 경제가 주요 국가 대비 우위를 보이며 달러는 강세를 이어가겠지만, 한국은 경기 불황 국면에 진입해 원화가 절하될 것이란 이유에서다.

지난해 역대 최저를 기록한 엔화의 경우 올해도 약세를 면치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글로벌 투자은행(IB) 등은 올해 연말 달러·엔 환율 전망치는 평균 139.33엔으로, 지난해와 비슷하게 유지할 것으로 점쳤다.

상승 전환에 대한 기대감도 일부 나온다.

올해 미국 등이 금리 인하에 나서고 일본이 금리를 정상화할 경우 금리 차이가 줄어 엔화가 강세로 전환할 것이란 관측이다.

다만, 이렇게 되면 오히려 일본 경제에 타격이 가해질 수 있는 만큼 마냥 긍정적으로 볼 수 없다는 주장도 있다.

김성환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일본 주식시장은 엔저가 좀 더 필요하다"며 "임금과 소비심리가 개선됐더라도 내수는 미약하다. 최근 10년간 수출 물량도 늘어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엔화가 강세로 바뀐다면 일본 수출 경기는 타격을 받을 것"이라며 "내수로 온기가 확산하거나 잃어버린 30년을 극복하는 시기도 늦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minseob2001@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