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보상안 마련 '검단 아파트', 이젠 잘 지을 일만
[기자수첩] 보상안 마련 '검단 아파트', 이젠 잘 지을 일만
  • 서종규 기자
  • 승인 2023.11.23 0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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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 주차장이 붕괴한 인천 검단 AA13블록 공동주택(이하 검단 아파트) 재시공으로 인한 입주 예정자 보상안이 우여곡절 끝에 마련됐다. 검단 아파트 발주처 LH(한국토지주택공사)와 시공사 GS건설은 입주 예정자에 대한 무이자 대출과 중도금 대위변제 등 보상안을 최근 확정했다.

그간 LH와 GS건설은 입주 예정자 보상과 관련해 금액과 시점 등에 대해 이견을 보여왔다. 이에 올해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국토위원들은 이한준 LH 사장과 임병용 GS건설 부회장에게 입주 예정자 보상안을 조속히 마련할 것을 강하게 요구했다. 결국 두 회사는 주무 부처인 국토교통부 중재를 통해 최종 보상안을 확정했다.

보상안을 보면 LH와 GS건설은 입주 예정자에게 입주 시까지 가구당 1억4000만원을 무이자 대출해 준다. 대출액은 GS건설과 LH가 각각 9000만원과 5000만원씩 마련한다. 또 입주 잔금 중 9100만원을 지체보상금으로 공제하고 이사비 500만원을 지급한다. 여기에 중도금 대출을 대위변제하고 아파트 브랜드도 LH '안단테'가 아닌 GS건설 '자이'로 변경한다.

특히 LH는 주거 불안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는 입주 예정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국토부와 긴밀히 협의할 계획이다. 세부적으로는 공공임대 가용주택 등을 입주 예정자 임시 거처로 활용한 지원방안 등을 검토할 방침이다.

입주 예정자들을 위한 보상안과 함께 뒤따라야 할 것은 안전한 재시공이다. 국토부 건설사고조사위원회(이하 사조위)가 검단 아파트 붕괴 지하 주차장 슬래브 인근 도면을 분석한 결과 구조 설계상 32개 모든 기둥에 전단보강근이 필요했지만 15개 기둥에 전단보강근이 누락됐다. 특히 이 과정에서 시공자와 감리자 모두 제 역할을 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설계와 시공, 감리 등에서 총체적 부실이 드러난 후진국형 건설 사고였다.

LH와 GS건설은 재시공 과정에서 설계와 시공, 감리 등 모든 분야를 철저히 개선해야 할 것이다. 정부 또한 건설 현장에서 기본이 지켜질 수 있도록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할 때다.

보상안이 마련됐으니 이제는 아파트를 안전하게 다시 잘 지어 공급하는 일만 남았다. 입주 예정자들에게 진정으로 필요한 것은 무이자 대출도, 잔금 공제, 이사비 지급도 아닌 '튼튼하게 잘 지은 아파트'다.

seojk0523@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