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중동신화' 사우디 중점협력 '인프라·ICT·친환경E'
'제2중동신화' 사우디 중점협력 '인프라·ICT·친환경E'
  • 윤경진 기자
  • 승인 2023.10.3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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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협, '한-사우디 경제 협력 확대 방안' 발표
국빈 방문 통한 인맥 유지…고위급 회담 정례화
경제다각화 위한 사우디 정책 추진 현황 및 한국 협력 가능성.[표=한경협]
경제다각화 위한 사우디 정책 추진 현황 및 한국 협력 가능성.[표=한경협]

사우디아라비아 국빈 방문으로 달성한 21조원 성과에 대한 결실을 맺으려면 '고위급 회담 정례화'와 '글로벌 기업과의 협력 네트워크 구축'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다.

30일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에 따르면, 단국대 GCC국가연구소에 의뢰한 ‘한국-사우디아라비아 경제협력 확대 방안’ 보고서를 기반으로 △대형건설·인프라 부문 △ICT 산업 △친환경 에너지산업에서 협력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을 제안했다.

보고서는 중동 및 북아프리카(MENA) 지역에서 가장 큰 경제 규모를 가진 사우디아라비아의 경제를 개괄하며 탄소중립 달성을 위한 세계 각국의 규제로 인해 화석연료 수요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포스트 오일 시대를 준비해야 하는 도전에 직면했다고 설명했다.

대형건설·인프라 부문은 국빈 방문‧중점 협력국으로서 긴밀한 관계 지속을 기대했다.

현재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진행되는 대형 프로젝트들은 2016년 발표된 ‘사우디 비전 2030’을 근거로 하고 있다. 비전 2030의 주요 목표는 비석유 부문 수출의 GDP 기여도를 16%→50%로 높여 석유산업에 대한 경제의존도를 낮추고 경제를 다각화하는 것이다.

대규모 투자를 통해 사우디아라비아를 무역 및 관광 중심지로 위상을 높이고 경제를 확장하려는 계획이다.

한국은 지난 60년 동안 사우디아라비아 건설시장에서 1800여건(1600억 달러)의 프로젝트를 수주하며 오랜 신뢰 관계를 구축했다. 올해도 9월 말까지 15건의 프로젝트에서 62억4000만 달러를 수주해 2022년 전체 수주액 34억8000만 달러를 이미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또 2017년에는 사우디 정부가 한국도 포함된 8개 국가를 ‘중점 협력국가’로 선정했다.

최근 사우디아라비아의 건설시장은 민간과 정부의 합작투자 사업이 증가하고 있으며 현지인 의무고용제도, 사우디 지역본부설립 제도, 민영화법 제정 등 현지화를 위한 관련법과 제도가 활발히 정비되고 있다. 따라서 이에 대한 동향을 적시에 파악해서 대응할 필요가 있다는게 보고서의 설명이다.

사우디의 ICT 산업은 ‘비전 2030’의 세부 실현 프로젝트 중 하나인 ‘국가 혁신 프로그램’의 한 축으로 ‘디지털 전환의 가속화’가 지정되면서 IT시장이 급격히 성장하고 있다. 한국은 ICT 제조업과 인프라 부문의 강점을 내세워 사우디와 협력할 가능성이 크다. 특히 한국은 2001년 세계 최초로 전자정부법을 제정하는 등 일찍부터 전자정부 시스템을 활용하고 있어 사우디 정부가 공공부문에서 디지털 전환을 추진할 때 한국이 선제적으로 시장 점유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서는 전망했다. 아울러 AI, 5G 분야 등에서 협력사업을 적극적으로 발굴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한국이 사우디의 친환경 에너지산업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재생에너지 발전소 건설 △태양광 산업 △수소 관련 부문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6차로 계획된 프로젝트 중 3차까지 발주가 완료된 재생에너지 발전소 프로젝트에 추가로 진출하기 위해서는 이미 수주 경험이 있거나 또는 세계적으로 선도적인 해외 기업과 컨소시엄을 구성하는 것이 수주가능성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봤다.

태양광 산업의 경우 폴리실리콘, 잉곳 등은 중국이 저가 공세를 통해 전 세계 시장을 장악하면서 한국기업은 2020년을 기점으로 대부분 사업을 철수해 진출에 무리가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이차전지나 모듈은 국내 대기업을 중심으로 세계 시장에서 약진하고 있어 상호 협력 가능성이 클 것으로 내다봤다.

보고서는 향후 에너지 패권이 친환경 수소로 전환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수소 분야에 대한 협력도 유망할 것으로 진단했다. 이번 사우디 순방에서 수소 오아시스 협력 이니셔티브를 체결하며 양국이 상호 협력 의지를 보였으며 최근 수소연료전지 원천기술을 보유한 가온셀이 사우디·한국 산업단지(SKIV)에 생산 공장을 건설하는 등 협력이 가시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편 보고서는 부족주의 문화가 여전한 사우디의 특성을 고려해 정상외교 및 고위급 관료 회담을 정례화하여 와스따(인맥) 구축 및 유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동시에 현재 건설·인프라 프로젝트 수주지원을 위해 구성된 민관합동 지원단인 ‘원팀 코리아’에 ICT 및 친환경에너지와 같은 신산업 분야 관련 기업들의 참여도 늘릴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대형 프로젝트 수주 가능성을 높이고 노하우·기술 습득을 위해 글로벌 다국적 기업과 파트너십 구축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추광호 경제산업본부장은 “이번 순방에서 156억 달러 이상의 수출·수주에 대한 양해각서와 계약이 체결되고 43년 만에 양국 공동성명이 채택되는 등 큰 성과를 거뒀다”며 “이에 그치지 않고 원팀 코리아로서 정부-민간 협력체계 강화를 통해 한-사우디 경제협력이 더욱 확대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youn@shina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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