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조 몸값 HMM 인수전, LX·하림·동원 3파전…완주 가능할까?
6조 몸값 HMM 인수전, LX·하림·동원 3파전…완주 가능할까?
  • 임준혁 기자
  • 승인 2023.09.08 0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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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후보 모두 인수금 절반도 안돼 '현금조달' 불안
FI에 자금 빌릴 경우 HMM 투자 뒷전 우려 증가
HMM 소속의 컨테이너선 '누리호'가 항만에 접안 컨테이너 양적하작업을 하고 있다.
HMM 소속의 컨테이너선 '누리호'가 항만에 접안 컨테이너 양적하작업을 하고 있다.[사진=HMM]

HMM 인수전이 LX그룹, 하림그룹, 동원그룹 등 3파전으로 압축됐다.

8일 재계에 따르면, HMM의 최대 주주인 KDB산업은행은 HMM 매각 적격인수후보로 LX, 하림, 동원을 선정했다. 이에 따라 이들에 대한 산업은행의 본격적인 실사가 시작될 전망이다. 

하지만 이들 3사가 HMM을 인수할 수 여력이 될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3개그룹 모두 HMM보다 규모가 작기 때문이다. 실제 6조원 안팎으로 추정되는 HMM의 매각가를 감당하기는 녹록치 않을 것이라는 우려다.

HMM의 올 상반기 기준 자산은 26조6440억원에 달한다. LX그룹에서 원매자로 나선 LX인터내셔널은 8조3587억원, 동원산업은 7조1326억원, 하림지주는 13조6132억원 수준이다.

그나마 인수의향서를 제출한 독일 해운선사 하팍로이드는 경쟁사 대비 자금력이 풍부한 것으로 평가받았지만 HMM이 해외로 매각될 시 심각한 국부유출 우려로 초반 탈락다.

3파전 기업만 놓고보면 LX인터내셔널의 현금 자산은 1조2132억원이며, 동원산업은 5169억원, 하림은 1조1076억원 수준이다. 하림은 JK파트너스와 컨소시엄을 구성했다.

LX인터내셔널의 경우 물류회사인 LX판토스와의 시너지를 고려할 수 있다. 

동원은 육상물류사 동원로엑스, 항만운영사 동원부산컨테이너터미널 등을 통해 통합 물류기업을 노릴 수 있다.

하림은 벌크선사 팬오션을 운영하고 있어 해운 사업 확대를 꾀하는 것으로 보인다.

산업은행은 후보 기업들을 대상으로 HMM 회사 재무 상태와 사업 내용 등을 공유한 뒤 최종입찰 절차를 거쳐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 인수 계약을 마무리 지을 계획이다.

결국 이들 기업은 재무적 투자자(FI)들이 부족한 인수금액을 채워주는 방식으로 HMM을 인수하거나 HMM의 자산을 담보로 부족한 인수 자금을 끌어올 수 있다고 업계는 보고 있다.

이 경우 HMM 인수 후 기업을 위한 투자는 뒷전으로 밀릴 수 밖에 없다. 3~4조원을 연 8%대 금리로 조달할 경우 1년에 갚아야 할 이자만 3000억~4000억원에 달한다.

결국 HMM을 인수한 기업은 인수과정에서 빌린 원금과 이자를 갚기 위해 HMM이 보유한 14조원의 현금성 자산을 흡수하려고 배당금을 높이거나 자산 이전에 열을 올릴 수 있다.

또 산업은행과 HMM 2대주주 한국해양진흥공사의 남은 1조6800억원 영구채를 어떻게 처리하느냐 여부도 해결할 부분이다. 산은과 해진공은 영구채를 주식으로 바꾸면 3배 이상 수익을 낼 수 있는 만큼 배임을 피하기 위해 주식 전환이 필수적이다.

영구채의 주식 전환이 본격화되면 HMM을 품은 기업은 영구채를 매입하기 위한 추가 현금을 더 마련해야 한다. 이는 인수 기업 입장에서는 HMM의 현금을 영구채 매입금으로 사용할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의미다.

이에 따라 해운업계에서는 산은과 해진공이 보유한 영구채를 주식으로 전환할 수밖에 없는 만큼 자금력이 떨어지는 기업들은 HMM 인수전에서 배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인수기업이 HMM 발전을 위해 사용해야 하는 현금성 자산을 재이용하려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어 인수전이 자칫 무산될 가능성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atm1405@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