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IRA 시행, 양극재 대미 수출 급증…전년대비 191% 증가
미국 IRA 시행, 양극재 대미 수출 급증…전년대비 191% 증가
  • 송의정 기자
  • 승인 2023.09.05 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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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협 보고서, 상반기 수출 12억4000달러
양극재, 리듐, 전구체의 대세계·대중국 무역수지 표.[사진=한국무역협회]
양극재, 리듐, 전구체의 대세계·대중국 무역수지 표.[사진=한국무역협회]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시행 이후 한국산 양극재 대미 수출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은 5일 '미국 IRA 시행 지침이 우리나라 배터리 공급망에 미칠 영향' 보고서를 발간했다고 밝혔다.

무협에 따르면, 미국의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은 반도체과학법(CHIPS Act)과 함께 미국 제조업의 부활과 경제 활성화가 목적이다. 이는 미국 중심의 공급망 재편을 통해 전기차, 이차전지 등 첨단 산업에서 우위를 선점하려는 의도다.

IRA는 청정 제조 시설, 첨단 제조 생산, 친환경 전기차 관련 세액 공제 프로그램 등 미국 역사상 가장 큰 규모의 기후 변화 대응 지출 계획을 담고 있어 우리나라의 전기차와 배터리 산업에 큰 영향을 줄 전망이다.

전기차 세액 공제를 받기 위해서는 북미(North America)에서 최종 조립, 배터리에 포함된 핵심광물의 40% 이상이 미국 또는 미국의 자유무역협정(FTA) 체결국에서 채굴 또는 가공되거나 북미에서 재활용, 배터리 부품의 50% 이상이 북미에서 생산, 해외우려기관(FEOC)을 출처로 하는 핵심광물 및 배터리 부품 사용 금지 요건을 갖춰야 한다.

미국 재무부가 올 3월 발표한 시행 지침에서는 양극재를 핵심 광물 가공 과정으로 인정해 우리 배터리 업계에는 유리하게 작용될 전망이다.

2023년 상반기 우리나라의 대미 양극재 수출은 12억40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91.4% 증가했다. 이는 국내 배터리 기업의 미국 내 공장 증설과 이에 따라 원료가 되는 국내 가공 양극재의 수출이 늘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전체 양극재 수출 중 대미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도 2021년에는 4%에 불과했으나 2022년 11.7%, 2023년 1~6월에는 16.6%로 상승하는 추세다. 다만 양극재 원료가 되는 전구체와 리튬은 수입이 증가하면서 중국에 대한 무역수지도 악화됐다.

올해 상반기 기준 양극재의 대세계 수출액은 74억9000만달러, 무역수지 58억1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그러나 같은 기간 전구체와 리튬에서는 각각 21억7000만달러, 50억9000만달러의 무역적자가 발생했다. 특히 전구체와 리튬의 애중 무역수지 적자는 각각 21억1000만달러와 30억달러에 달했다.

최근 국내 배터리 업계는 증가하는 양극재 수요에 대응하고 IRA 상의 핵심광물 세액 공제 조건을 충족하기 위해 전구체 투자 확대, 전구체 공정 내재화를 추진 중이다. 또한 올 10월부터 전남 광양에서 호주산 경암형 리튬(스포듀민)을 수산화 리튬으로 정제살 수 있는 설비가 가동됨에 따라 수산화리튬에 대한 대중 의존도를 낮출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보고서는 IRA 시행에 따른 배터리 공급망 재편은 단기적으로 한국 배터리 업계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장기적으로는 중국의 글로벌 진출 전략 강화와 미국의 전기차‧배터리 산업 육성 정책 변화에 따라 영향을 받을 수 있어 대비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고성은 한국무역협회 연구위원은 "한국 기업이 중국 기업과 경쟁하려면 미국 등의 정책 동향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과감하고 선제적 투자전략을 펼쳐야 한다"면서 "중국의존도가 높은 양극재와 전구체의 생산 내재화와 리튬 등 주요 광물의 조달처 다변화를 추진하고 미국 내 생산이 불가피한 배터리 부품에 대해서는 신속한 대미 투자 결정과 집행을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2jung818@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