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국 신설 이어 '경찰대 개혁' 추진… 깊어지는 갈등
경찰국 신설 이어 '경찰대 개혁' 추진… 깊어지는 갈등
  • 권나연 기자
  • 승인 2022.07.27 0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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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민 장관 “특정대학 출신 앞선 출발… 불공정한 면 있어”
경찰국 신설 반발 주도한 집단 겨냥한 것 아니냐는 의혹도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사진=연합뉴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사진=연합뉴스)

행정안전부 경찰국 신설로 경찰들의 반발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이상민 장관이 ‘경찰대 개혁’을 시사해 갈등이 심화될 전망이다.

27일 이상민 행안부 장관이 전날 윤석열 대통령에게 보고한 행안부 업무계획 자료에 따르면 행안부는 8월 중 국무총리 소속 경찰제도발전위원회를 구성해 '경찰대 개혁'을 논의할 예정이다.

이 장관은 “경찰대는 고위 (경찰)인력을 양성하는 순기능이 있지만, 졸업하면 어떤 시험을 거치지 않고도 경위로 임관될 수 있다는 불공정한 면이 있다고 생각한다”는 입장이다.

그러면서 “특정 대학을 졸업했다는 사실만으로 남들보다 훨씬 앞서서 출발하고, 뒤에서 출발하는 사람이 도저히 그 격차를 따라잡을 수 없도록 제도를 만드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개인적으로 우선 출발선상은 맞춰야 공정한 사회의 출발이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경찰대학은 1981년 개교한 4년제 특수대학으로 지난해 37기까지 졸업했다. 경찰대를 졸업하면 바로 경위로 임용된다. 이들은 주로 일선 파출소장이나 경찰서 팀장으로 근무하게 된다.

반면 순경으로 시작한 경찰관은 순경→경장 4년, 경장→경사 5년, 경사→경위의 과정을 거치게된다. 승진시험을 치르지 않고 근속승진을 통해 경위가 되기 위해서는 6년 6개월이 걸린다.

이 장관은 경찰대 개혁의 명분으로 ‘공정’을 내세웠지만 일각에서는 경찰국 신설에 반발을 주도한 집단을 겨냥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앞서 이 장관은 지난 25일 국회 대정부 질문에서 전국 경찰서장회의 주도 세력과 관련해 “짐작이 가는 것은 있다”면서도 “지금 말씀드리는 것은 적절하지 않은 것 같다. 언론 취재나 경찰 내부 감찰 과정에서 드러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같은날 언론 브리핑을 통해서도 “경찰서장 모임을 주도하는 특정 그룹이 있다”며 “하나회가 그렇게 출발했고, 12·12 같은 불행한 사태가 발생했다. 지금은 쿠데타라는 것은 상상할 수도 없지만 무장할 수 있는 조직이 상부 지시에 위반해서 임의로 모여 정부 시책을 반대하는 것은 심각한 사태”라고 비판했다.

때문에 이 장관은 현 사태를 ‘주도한 세력’을 경찰대 출신으로 보고 있고 이들에 대한 견제의 일환으로 ‘경찰대 개혁’을 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견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실제로 경찰서장회의를 주도해 대기발령된 류삼영 총경(경찰대 4기)을 비롯해 회의 참석자 대다수가 경찰대 출신인 것으로 전해졌다.

행안부는 경찰제도의 근본적인 개선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8월 중 국무총리 소속의 민관합동 경찰제도발전위원회를 출범시켜 6개월 내 권고안을 발표하는 것을 목표로 정기·수시회의를 열기로 했다.

이 장관은 “언론에 등장하시는 분들은 다 경찰대 출신들이더라”라며 “특정 출신들이 집단행동을 하는 것처럼 보이는 건 대단히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kny0621@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