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 피격 공무원 유족 “월북 프레임 위해 조작수사”
서해 피격 공무원 유족 “월북 프레임 위해 조작수사”
  • 권나연 기자
  • 승인 2022.06.17 1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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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서해 공무원 피살사건의 유가족이 “월북 프레임을 위해 조작수사를 한 것”이라며 당시 윗선의 지시가 있었는지에 대한 철저한 진상 규명을 촉구했다.

피살 공무원의 아내 등 유족은 17일 서울 서초구 변호사회관 강당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 정권의 국정농단”이라며 “당시 누군가의 지시에 의해 월북 프레임을 만들려고 한 것”이라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사건 피해자인 이대준씨는 2020년 9월 해수부 서해어업지도관리단 소속 어업지도원으로 근무 당시 서해상 표류 중 북한군 총격에 사망한 뒤 시신이 불태워졌다.

해경은 이씨가 자진해 월북했다가 피해를 입었다는 수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씨에게 도박 빚이 있다는 점이 근거가 됐다.

유가족 측은 사건 직후 줄곧 ‘월북할 이유가 없다’며 재조사와 자료 공개를 요구하기도 했다.

하지만 전날 인천해양경찰서가 "월북 의도를 찾지 못했다"며 그동안의 수사결과 발표를 뒤집으면서 사건은 다른 국면을 맞게 됐다.

박상춘 인천해양경찰서장은 “국방부 발표 등을 근거로 피격 공무원의 월북 등 여러 가능성을 열어 두고 현장조사 등을 진행했으나 월북 의도를 인정할 만한 증거를 발견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유가족은 “당시 해경 진술 조서를 보면 한 직원이 '월북을 하려면 방수복을 입고 바닷물에 들어갔어야 하는데, 이대준씨 방에는 방수복이 그대로 있는 걸 확인했다'고 말했다”며 “그러나 해경은 그 부분을 빼고 월북이라고 발표했다. 직원들이 (방수복 없이) 물에 빠지면 저체온증으로 3시간 만에 사망한다는 말도 했으나 이 내용 역시 빠졌다”고 말했다.

한편 이대준씨는 2020년 9월21일 인천 옹진군 소연평도 남쪽 2.2㎞ 해상에 떠 있던 어업지도선에서 실종됐다가 북한 해역으로 표류했고, 하루 뒤 북한군의 총격을 받아 숨졌다.

kny0621@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