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총재 "대전환기 중앙은행 역할 다시 생각해야 할 때"
이창용 총재 "대전환기 중앙은행 역할 다시 생각해야 할 때"
  • 김보람 기자
  • 승인 2022.06.02 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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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 BOK 국제컨퍼런스 개최
이창용 총재. (사진=한국은행)
이창용 총재. (사진=한국은행)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자국의 저물가·저성장 국면에 대비한 신흥국만의 효과적인 비전통적 정책 수단은 무엇인지 분명한 답을 찾기 쉽지 않으며 앞으로 풀어나가야 할 과제"라며 중앙은행의 역할을 강조했다.

한국은행은 2일부터 3일까지 양일간 '변화하는 중앙은행의 역할: 무엇을 할 수 있고, 해야 하는가?'를 주제로 BOK 국제컨퍼런스를 개최한다고 2일 밝혔다. 

이 총재는 개회사를 통해 "확장적 재정정책과 더불어 저금리와 비전통적 통화정책으로 쌓인 수요압력에다 팬데믹과 전쟁으로 인한 공급 병목 현상 등 여러 요인으로 인해 지난 1970년대와 같은 높은 인플레이션이 나타나면서 중앙은행의 역할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야 하는 상황에 처하게 됐다"고 강조했다.

무엇보다 G7 국가의 중앙은행 자산규모는 지난 2007∼2020년 중 국내총생산(GDP) 대비 3.8%에서 31.0%로 크게 늘어났다. 신흥국의 경우 4.0%에서 6.2%로 높은 수준이지만 상대적으로 제한적인 증가에 그쳤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신흥국의 경기 부진 정도가 선진국에 비해 크지 않았기 때문이다.
 
기축통화국이 아니라는 점도 신흥국 입장에서 재정이나 통화정책을 마냥 확장적으로 운용할 수 없었던 주요 제약 요인이 됐다.

이 총재는 "인플레이션 기대 안착에서도 선진국에 비해 신뢰성의 제약이 더 클 수밖에 없다"면서 "신흥국은 통화정책 운용에 있어 보다 신중하고 보수적으로 행동해야 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에 선진국 고인플레이션 상황까진 이르지 않았지만 향후 개별 신흥국이 구조적 저성장 위험에 직면해 홀로 비전통적 통화정책을 사용할 경우에도 같은 결과가 나타날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늘 이 자리는 양적완화가 기간프리미엄 등을 통해 금융시장을 어떻게 왜곡시키는지 신흥국의 경우 정책목표 달성을 위해 외환시장 개입이나 자본통제 등의 다른 비전통적 통화정책 수단 활용이 가능한지에 대해서도 논의할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며 "300년이 넘게 중앙은행이 걸어온 역사는 바로 끊임없는 진화의 과정이다. 중앙은행의 책무에 대한 해석과 이를 달성하는 방식이 끊임없이 진화해 왔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qhfka7187@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