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대출 사상 첫 감소…1분기 1.5조 줄어
가계대출 사상 첫 감소…1분기 1.5조 줄어
  • 임혜현 기자
  • 승인 2022.05.24 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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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저축은행 줄고 카드·보험사에선 늘어
1분기 가계신용(잠정) 관련 브리핑 중인 한국은행 관계자들. (사진=신아일보DB)
1분기 가계신용(잠정) 관련 브리핑 중인 한국은행 관계자들. (사진=신아일보DB)

지난 1분기(1∼3월) 가계대출 잔액이 2002년 관련 통계 작성 이래 처음으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24일 한국은행은 1분기 가계신용(잠정) 자료를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1분기 가계신용잔액은 1859조4000억원으로, 전분기 말 대비 6000억원 감소했다.

가계신용은 가계가 은행·보험사·대부업체·공적 금융기관 등에서 받은 대출에 결제 전 카드 사용금액(판매신용) 등까지 더한 '포괄적 가계 빚(부채)'을 말한다. 기본적으로 갈수록 경제 규모 확대, 부동산 가격 상승 등이 일어나므로 가계신용 규모는 분기마다 계속 커지는 게 자연스럽다. 하지만, 코로나19 대유행으로 글로벌 경제 위기가 발생하면서 이런 패턴도 깨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실제로 우리나라 가계신용은 코로나19 발생 이후 증가 속도가 빨라졌다가 결국 이번에 감소세로 돌아서는 등 불안정한 흐름을 보이고 있는 것.

이는 물가 불안과 전 정권의 정책 실패가 부채질한 부동산 폭등 영향을 받은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불안심리가 확산하면서 빚을 과도하게 내서라도 집에 투자하는 경향이나 주식, 가상자산 등에 매달리는 금융 수요가 늘었기 때문. 각종 대출 관련 규제를 당국이 적용했지만 이런 수요를 전적으로 제어하지는 못했다. 이제 주택 거래 둔화세 등이 나타나면서 대출에도 감소 영향이 나타나고 있는 셈이다.

가계신용 중 판매신용(카드 대금 등)을 뺀 가계대출 잔액은 1분기 말 현재 1752조7000억원이다. 지난해 4분기 말과 비교하면 1조5000억원이 감소했다.

가계대출 가운데 주택담보대출(잔액 989조8000억원)은 한 분기 동안 8조1000억원이 불었지만, 증가 폭은 전분기 12조7000억원에서 크게 줄었다고 한국은행 관계자는 짚었다.

신용대출을 포함한 기타대출(잔액 762조9000억원)은 같은 기간 9조6000억원 감소했다. 작년 4분기(9000억원 감소)에 이어 두 분기 연달아 줄어든 것. 또한 감소 규모도 2003년 해당 통계 작성 이후 분기 기준 가장 컸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주택담보대출 증가 폭은 주택 거래 둔화 등으로 작년 4분기보다 축소됐다"며 "신용대출 등 기타대출은 대출금리 상승과 정부·금융기관의 관리 강화 등으로 감소 폭이 더 커졌다"고 말했다. 또 "예금은행의 가계대출은 금융기관의 대출 규제 완화 노력 등 때문에 4월에 다시 소폭 늘었으나 대출금리가 계속 오르고 주택매매 거래는 활발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추이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기관별 가계대출 증감액(작년 4분기 대비)을 보면 예금은행에서 4조5000억원, 비은행예금취급기관(상호저축은행·신용협동조합 등)에서 2조5000억원씩 감소했지만, 보험회사 등 기타금융기관에서는 오히려 5조5000억원 늘었다. 

dogo8421@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