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 "美 금리인상…韓, 동조보다는 독립적인 통화정책 필요"
KDI "美 금리인상…韓, 동조보다는 독립적인 통화정책 필요"
  • 임혜현 기자
  • 승인 2022.05.16 1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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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규철 KDI 경제전망실장은 16일 현안분석 '미국의 금리인상과 한국의 정책대응'을 통해 이 같이 밝혔다.

미국의 연방준비제도(Fed)는 기준금리를 지난 3월 0.25%포인트(p) 올렸고, 5월 초에는 다시 0.5%p 인상(일명 빅스텝)했다. 0.5%p 금리 인상은 2000년 이후 22년 만에 처음이다. 이때까지는 금리를 인상하더라도 보통 0.25%p씩 올렸으나 그 관행이 깨졌다.

유동성 공급을 위해 현금묶음을 준비 중인 한국은행. (사진=한국은행)
유동성 공급을 위해 현금묶음을 준비 중인 한국은행. (사진=한국은행)

여기에 미국의 금리인상 기조는 당분간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회견에서 "노동시장이 매우 타이트하고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이 너무 높은 상태이기 때문에 앞으로 몇 달 동안 금리를 계속 인상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미국은 코로나19 위기에 대응해 이례적인 수준의 대규모 양적완화 정책을 시행했고, 이는 경제가 빠르게 회복하는 데 기여했다. 하지만 대규모 유동성 공급으로 인한 높은 인플레이션을 불러왔다. 이에 기준금리 인상이 요구되고 있다. 아울러 이러한 미국의 금리 변동은 각국의 연쇄적 인상을 유발하고 있다.

KDI 분석 결과, 우리나라는 미국을 따라 금리를 인상할 경우 경기와 물가에 미국과 동일한 하방 압력을 받아 우리 경제 둔화로 이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독립적인 통화정책을 시행하면 일시적인 물가 상승 외에는 큰 영향을 받지 않는다고 KDI는 지적했다.

KDI는 최근 우리 경제 상황이 높은 물가상승세가 지속되고 있어 물가안정을 위한 기준금리 인상이 요구된다고 진단했다. 다만 미국과 한국 간의 물가와 경기 상황 차이에 따라 발생할 수 있는 기준금리 격차는 용인할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물가상승률이 더 높고 경기회복세도 더 강한 미국과 비슷한 정도로 가파른 수준의 금리인상이 우리 경제에 요구되는 상황은 아니라는 게 KDI의 비판이다.

정 실장은 "한국 경제 상황이 물가가 지금보다 더 급증하고 경기가 과열되는 우려가 있다면 빅스텝도 가능하지만, 그 이유가 한국 경제 내부 상황 때문이지 미국을 따라 올리는 상황은 아닐 것"이라고 언급했다.

실제로, 2000년대 이후 한국과 미국의 금리 격차로 인한 대규모 자본유출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연구에 따르면, 1996년 6월~2001년 2월, 2005년 8월~2007년 8월, 2018년 3월~2020년 2월에는 한국보다 미국의 기준금리가 높았으나 대규모 자본유출은 발생하지 않았다. KDI는 최근 한국의 대외건전성이 비교적 양호하다고 평가되고 있어 급격한 자본유출이 발생할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판단된다고 분석했다.

정 실장은 "미국은 높은 물가상승세와 견고한 경기회복세에 따라 기준금리를 인상하고 있으며, 한국 거시경제에 대한 영향은 미국 금리인상의 요인과 한국의 통화정책 대응에 따라 상이한 것으로 분석된다"고 설명했다.

dogo8421@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