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경심 사면론' 수면 위로… 정호영 효과?
'정경심 사면론' 수면 위로… 정호영 효과?
  • 강민정 기자
  • 승인 2022.04.25 1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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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멘토 송기인 등 종교계·정치권·지식인 "정경심 사면"
조국 "정호영, 똑같은 잣대 아니라면 '공정' 아닌 '굥정'
정경심 전 교수.(사진=연합뉴스)
정경심 전 교수.(사진=연합뉴스)

정치·종교계에서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배우자 정경심 교수를 특별사면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와 문재인 대통령이 다음달 8일 석가탄신일을 앞두고 임기 중 마지막 특별사면을 실시할지 관심이 모인다.

경기지사 출마를 선언한 더불어민주당 안민석 의원은 25일 YTN라디오 인터뷰에서 "형량이 과도하고 무엇보다 정 교수가 건강이 아주 안 좋다"며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 정 교수의 특별사면을 요구했다. 그러면서 "박근혜 전 대통령도 국정 농단을 저질렀는데 건강이 안 좋다고 사면하지 않았나"라며 "그에 비하면 인도주의적인 차원에서 사면 결단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문 대통령의 임기는 다음달 9일 자정까지다. 석가탄신일 사면을 단행할 경우 퇴임일을 하루 앞둔 상태로, 그에 따른 정치적 부담이 따를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이명박 전 대통령 역시 복역 생활 중인 점도 고민 요소로 작용한다.

정치권뿐만 아니라 문 대통령의 멘토로 불리는 송기인 신부를 비롯해 함세웅 신부, 김상근 목사 등도 정 교수의 사면을 탄원해 쉽사리 넘기지 못할 거란 의견도 나온다. 조계종을 포함한 불교계 인사들과 백낙청 서울대 명예교수 등 사회 원로들도 청와대에 정 교수의 특별사면을 요구하는 탄원서를 제출했다.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가 지난 22일 서울 서대문구 국민연금공단 충정로 사옥에 마련된 국회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 입장문을 읽기 위해 안경을 쓰고 있다. 정 후보자는 아들에 대해 신촌 세브란스병원에서 재검증을 한 결과 2015년 4급 판정 사유와 동일한 결과가 나왔다고 설명했다. (사진=연합뉴스)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가 지난 22일 서울 서대문구 국민연금공단 충정로 사옥에 마련된 국회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 입장문을 읽기 위해 안경을 쓰고 있다. 정 후보자는 아들에 대해 신촌 세브란스병원에서 재검증을 한 결과 2015년 4급 판정 사유와 동일한 결과가 나왔다고 설명했다. (사진=연합뉴스)

정 교수에 대한 특별사면 요구가 수면 위로 떠오른 건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 역시 '아빠 찬스' 논란에 휩싸이면서다. 윤석열 정부는 '조국 사태'로 불거진 공정과 상식을 토대로 세워졌다. 이 가운데 정 후보자는 자녀들의 의대 편입 특혜 의혹, 병역 특혜 의혹 등이 불거지며 '조국 사태'와 비슷하다는 평가를 받아 도마 위에 올랐다.

조 전 장관은 지난 2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정 후보자가 지닌 편입 특혜 의혹을 거론하며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똑같이 하라. 그러지 않는다면 윤석열, 언론, 대학(생)들이 내세웠던 '공정'은 '굥정'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박창환 정치평론가는 이날 본지와 통화에서 "그런 얘기가 없었다면 정 교수 특별사면은 공론화조차 어려웠을 거다"라며 "쉽게 말하면 '소위 힘 있는 사람들의 자녀들이 그동안 대학에 편법적으로 들어갔고, 그 중에서 셀렉팅(Selecting)해서 털면 안 나오는 사람이 어딨느냐, (정 교수는) 그렇게 해서 걸린 것 아니냐'는 주장"이라고 해석했다. 다만 정 교수에 대한 재판이 아직 진행 중이고, 형기의 절반가량조차 마치지 않은 점을 지적하며 특별사면은 시기상조라고 봤다.

박 평론가는 "지금은 '정경심 사면'의 시간이라기보다 '검찰 수사'의 시간"이라면서 "정권이 바뀐 가운데 검찰이 조 전 장관에게 들이밀었던 잣대를 살아있는 권력에도 적용할 수 있는가, 공정하고 편향적이지 않은 수사를 하는지를 살펴볼 시간"이라고 설명했다.

mjkang@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