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 우리 경제의 경기 하방위험이 확대됐다고 진단했다. 우크라이나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높은 물가상승률과 금리인상 가속화로 경기 회복이 제약될 수 있다는 것이다.
KDI는 7일 ‘2022년 4월 경제동향’을 통해 “최근 우리 경제는 완만한 경기 회복세를 유지하고 있으나 우크라이나 사태 이후 대외 여건이 악화되며 경기 하방위험이 확대됐다”며 이 같이 말했다.
앞서 KDI는 3월 경제동향을 통해 대외 여건에 대한 우려로 경기 불확실성이 크게 확대했다고 봤다. 이 당시에도 우크라이나 전쟁 문제가 반영됐지만, 이제 이 사태 장기화와 글로벌 경제에 미치는 영향의 확대가 기정사실화되고 있다. 이에 따라 KDI는 경제에 부정적 영향이 점진적으로 나타날 수 있다는 진단을 내놨다.
특히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대부분 산업과 업종에서 기업심리지수가 큰 폭으로 하락했다. 제조업 기업경기실사지수(BSI) 전망은 지난 1월부터 3월까지 93을 유지했지만, 4월 83으로 10포인트(p) 떨어졌다. 수출기업 업황BSI 전망도 지난달 107에서 4월 93으로 14p나 떨어졌다.
KDI는 “우크라이나 사태 발발 이후로 원자재 가격의 가파른 상승세와 대외 불확실성에 대한 우려로 주력 업종을 중심으로 기업심리가 크게 악화됐다”고 분석했다. 우크라이나 여파로 원자재 가격 급등, 국제금융시장 불안이 심화돼 인플레이션 효과가 확대된다는 풀이다.
이런 가운데, 일각에서는 코로나19의 엔데믹(장기 풍토병화)을 거론하지만, 아직 다양한 변이 출현 등으로 코로나19 제어의 고삐가 확실히 잡히진 못하는 상황이다. 코로나19 확산과 위축이 반복되면서 대면서비스업을 중심으로 소비 회복세도 제약을 받고 있다. 2월 서비스업생산 증가율은 3.8%로 전월(4.7%) 기준 증가폭이 축소됐다. 계절조정 전월 대비로 숙박 및 음식점업이 4.0%, 예술·스포츠 및 여가 관련 서비스업이 7.3% 감소했다.
KDI는 “원자재 가격 급등에 따른 인플레이션 상승이 주요국 금리인상 가속화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며 시장금리가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아울러 “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는 세계경제 성장률 하락과 인플레이션 상승의 주요한 위험요인으로 부각됐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