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그룹 정용진 부회장이 촉발한 '멸공(공산주의 또는 공산주의자를 멸한다는 뜻)' 논란이 10일 정치권으로 확대되는 모습이다. 

앞서 윤 후보는 지난 8일 신세계 계열인 이마트를 찾아 멸치와 콩을 구입해 정 부회장의 멸공론에 화답했다는 해석을 낳았다.

국민의힘에서는 윤 후보에 이어 나경원 전 의원, 김연주 선거대책위원회 상근부대변인 등이 이마트에서 멸치와 콩을 사는 사진을 올리며 '멸공 인증'에 나섰다.

윤 후보는 '표현의 자유'라는 입장이다. 윤 후보는 10일 인천 선대위 출범식이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멸공 논란을 계기로 윤 후보가 이념 메시지를 내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있다'는 질문에 "표현의 자유로서 보장되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이어 "자유민주주의라는 헌법 질서를 반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는 누구나 의사 표현의 자유를 갖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당내에서는 일부 이견도 노출됐다. 

이준석 대표는 당내에서 번지고 있는 '릴레이 멸공 인증'에 대해 "윤 후보가 멸치와 콩을 자주 먹는다며 가볍게 위트있게 대응했는데…"라면서 "윤 후보의 모든 행보 하나하나 깊게 관찰하는 분들이 이어가는 멸공 챌린지는 과한 것이라고 본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이 대표는 "우리 후보가 진짜 멸공 주의자면 기자회견을 했겠죠"라며 "가볍고 익살스럽게 풀어낸 것을 주변에서 너무 심각하게 받아들였다"고 지적했다.

원희룡 선거대책본부장은 이날 오전 TBS라디오에서 "누가 어떤 아이디어로 한 것인지, 아니면 실제 그런 의도로 한 건지는 추측의 영역에 불과하기 때문에 말씀드리기가 좀 뭐하다"면서도 멸공론에 "저도 사실 썩 동의하기는 (어렵다)"고 했다.

권영세 선대본부장 역시 '릴레이 멸공 인증'에 "선대본부 차원에서 방침으로 택한 것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더불어민주당은 '구시대적 색깔론'이라며 비판했다. 

송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선대위 세대공감위원회 발대식 인사말에서 "멸치 논란·색깔론을 갖고 표를 가르는 모습이 참 유치하다"고 비난했다.

또 "최근 김종인 위원장을 선대위 개편이라는 미명 하에 쫓아냈던 '윤석열 선대위'가 최근 달걀, 파, 콩, 멸치 이런 것들을 사면서 일베 같은 놀이를 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윤호중 원내대표는 이날 중앙선대위 회의에서 "모 유통업체 대표의 철없는 멸공 놀이를 말려도 시원찮은데 (야당이) 따라 하고 있다"며 "김종인 체제에서 잠시 중도의 길을 걷나 했더니, 대놓고 일베놀이를 즐기며 극우와 보수의 품으로 돌아갔다"고 지적했다.

또 "자중지란 끝에 겨우 돌아온 윤석열표 선대위 대전략이 고작 국민 편 가르기고 구시대적 색깔론이란 말인가"라고 비판했다. 

이어 "꼭두각시 노릇을 하는 윤 후보나 청년 세대를 장기판의 '졸'을 보듯 하는 이준석 대표의 모습에 국민은 피곤할 뿐"이라고 말했다.

정의당 여영국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선대위 회의에서 "상대를 조롱하는 수단으로 먹거리를 이용해서 되겠냐. 먹고사는 것을 마련하는 장에서 그런 경박함을 보여서야 되겠냐"고 꼬집었다. 

그는 "멸치를 잡은 어부에 대한 예의도, 콩을 기른 농부에 대한 예의도 아니다. 무엇보다 먹고사는 것을 장만하러 나온 시민들에 대한 예의는 더더욱 더 아니다"라며 "내세울 주장이 있다면 품격을 갖춰 정책과 공약으로 내놓으라"고 꾸짖었다.

[신아일보] 김가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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