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기능 복합·이종 서비스 결합, 은행 '슈퍼앱' 진화
금융 기능 복합·이종 서비스 결합, 은행 '슈퍼앱' 진화
  • 임혜현 기자
  • 승인 2021.11.12 0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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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전문은행 자극받아 이종 기능 결합 활짝
마이데이터 시대 앞두고 정보 모으기 의미 커

당장 보기에는 이자수익으로 높은 수익을 올리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은행권은 시대 흐름에 발맞춰 수익성과 효율성을 동시에 잡기 위한 새 모델을 만들어야 한다는 과제에 직면해 있다. 이런 가운데, 애플리케이션(앱)을 강화해 이종산업과 손을 잡거나 기능을 복합화해 서비스를 강화하는 것이 대세가 되고 있다.   

11일 은행권에 따르면 금융서비스 범주에서도 단순한 서비스를 단편적으로 제공하는 것을 벗어나, 복합·혁신이 뉴노멀이 된 시대 흐름에 발맞추기 위해 동분서주 중이다. 금융서비스 기능 강화 및 복합 제공은 물론 생활과 밀접한 다양한 분야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 

여기에는 토스뱅크, 카카오뱅크 등 플랫폼 기업들의 은행권 진출과 성공이 레거시(기존) 은행권에 자극이 된 영향도 크다. 금융 서비스만을 제공하는 것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위기의식도 작용했고, 제도 개편 등 흐름이 마침 제시되면서 적극적으로 활용하자는 문제의식도 발동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신한은행의 모바일뱅킹 '신한 쏠(SOL)'은 앱 내에서 신한금융투자와 연동된다. 별도의 증권앱 설치 없이 해외주식 거래를 할 수 있도록 기능을 제공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앱에 LCK 관련 기능을 접목했다. (사진=우리은행)
우리은행은 앱에 LCK 기능을 접목했다. (사진=우리은행)

한편, 신한은행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으로부터 인정받은 전자서명인증서비스 신한인증서를 출시, 공공업무에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국세청 홈택스, 공공24 등 55개 사이트에 순차적 적용 추진). 이 신한인증서가 바로 신한 쏠(SOL) 앱을 기반으로 하는 새로운 고객 인증 서비스다.

아울러 12월 배달 플랫폼 '땡겨요'를 내놓는다는 복안이다. 

우리은행은 우리WON뱅킹 앱에 편의점과 방문 택배를 신청할 수 있는 서비스와 우리아이(Eye) 계좌조회 서비스도 가미했다. 아울러 취미 영역과 앱도 결합시킨다. 10일 우리은행은 우리WON뱅킹 앱에 리그 오브 레전드(LoL·롤) 국내 리그인 롤 챔피언스 코리아(LCK) 전용 페이지 'WON하는 LCK'를 오픈했다. LCK 탭에서 팀 정보, 선수 정보, 팀 순위를 확인하고 이벤트 탭에서 특별이벤트에 참여한 고객에게 보상을 지급하는 동시에, 금융 탭에서 각종 금융상품 조회가 가능하다.

하나은행의 '뉴 하나원큐' 앱도 모든 금융 업무에 자산관리까지 동시에 가능하도록 구성했다. 하나금융그룹 관계사들과의 연계를 통해 카드 관련 업무는 물론 주식 거래, 보험 진단 등 다양한 금융 거래를 별도의 앱 다운로드 없이 편리하게 이용하도록 했다.

(사진=KB국민은행)
KB국민은행은 앱 기능을 대거 통합 정리해 편의성을 제고했다. (사진=KB국민은행)

KB국민은행은 마이머니, KB스마트원, KB브릿지 등 10개가 넘는 기존 앱에서 고객들이 많이 사용하는 기능만을 골라내, KB스타뱅킹에서 한 번에 이용할 수 있도록 강화했다. 

아울러 주문배달 플랫폼업체인 요기요와 업무 제휴를 맺고 은행 앱 KB스타뱅킹에 요기요 배너를 올려 놨다. 편하게 주문배달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한 것. 신한의 땡겨요와 실제 효과는 유사하지만, 사실상 별도의 당국 승인절차 없이도 금융과 음식 배달 서비스의 연계를 이뤄냈다. 

앱 기능 복합화는 빅데이터 시대 등 흐름과 변화 요청상 가장 적합한 대응 중 하나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병윤 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은행업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영업행위 규제를 정비하고 유연한 부수업무 허용과 데이터 활용도 제고 기반 마련 등이 필요하다"고 짚는다.

당국이 혁신금융서비스로 제한적으로 운영하도록 한 플랫폼 사업 등에 대해서도 은행 부수업무를 합리적 수준으로 확대해 주는 등 결국 물꼬를 틀 텐데, 이를 대비해 각종 데이터와 경험을 모아놓아야 한다는 것이다. 슈퍼 앱을 통한 빅데이어 시대 준비가 빛을 발할지 향후 금융업 발전 과정에서 주요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dogo8421@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