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력' 윤석열, '소수정예' 홍준표… 캠프 손자병법
'조직력' 윤석열, '소수정예' 홍준표… 캠프 손자병법
  • 강민정 기자
  • 승인 2021.10.28 15: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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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게 극과 극 평가… 캠프 운영에도 차이 드러나
洪 '자체가 독보적 캐릭터' 尹 '현역 의원 대거 포진'
(대전=연합뉴스) 김준범 기자 =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홍준표 의원이 25일 오후 대전시 서구 만년동 KBS대전방송총국에서 열린 국민의힘 대전·세종·충남·충북지역 대선 경선 후보 합동토론회에서 토론을 준비하고 있다. 2021.10.25 [공동취재]
윤석열(왼쪽)·홍준표 국민의힘 대선 경선후보가 지난 25일 대전시 서구 만년동 KBS대전방송총국에서 열린 국민의힘 대전·세종·충남·충북지역 대선 경선 후보 합동토론회에서 토론을 준비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 최종 대선후보 자리를 두고 경쟁을 벌이는 윤석열 후보와 홍준표 후보에 대해 ‘극과극’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정치 초년생과 4선 중진 의원, 당심과 민심에 이어 캠프 구성에서도 정반대 전략을 구사한다는 이유에서다. 

우선 홍준표 캠프는 '홍준표'가 핵심이다. 최종 대선후보 선출일이 다가오며 이언주 전 의원을 공동 선거대책위원장으로 영입하는 등 세 불리기에 나서는 듯하나, 홍 의원 스스로가 '당원과 국민에게 직접 호소하겠다'고 천명한 만큼 소수정예가 베이스다.

현역 인사 비중도 적다. 캠프 내 현역 국회의원은 홍 후보를 제외하면 조경태(선대위원장)·하영제(비서실장) 의원 두 명이 전부다. 넓게는 서울시의원으로 활동하는 여명 대변인도 현역 인사로 볼 수 있다. 홍 후보 자체가 독보적 캐릭터를 보유한 만큼 캠프 인선을 최소화해 그에게 스포트라이트를 비추겠다는 전략이다.

아울러 '4선 의원'이라는 강점도 캠프 몸집을 가볍게 했다. 홍준표 캠프 관계자는 지난 26일 본지와 통화에서 "홍 후보 경우 스스로 정무적 판단이나 결단을 내릴 수 있다"고 단언했다. 홍 후보가 헤드 역할을 완벽히 수행 가능해 이를 보좌할 수 있는 실무진만으로도 구성이 충분하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다만 이 경우 느슨한 조직력은 약점으로 꼽힌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28일 본지와 통화에서 "당 소속 책임당원을 향한 영향력을 볼때 현역 의원이나 당협위원장이 많이 결합하는 게 좋다"며 "당심에서는 홍 후보가 윤 후보를 추월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윤 후보는 조직력에 방점을 찍었다. 현역 의원 풀도 굉장히 넓다. 당장 윤 후보를 지근거리에서 보필하는 인물들만 봐도 이용(수행실장)·주호영(상임선대위원장)·박진·김태호·하태경(이상 3명은 공동선대위원장) 의원 등 5명의 현역 의원이 포진해 있다. 본부로 향하면 권성동(종합지원본부장)·김희곤(종합지원부본부장)·윤한홍(총괄부실장) 의원 등을 비롯한 다수 현역 의원이 포진해 있어 일일히 열거하기도 어려울 정도다. 또 현역 당협위원장을 주요 요직에 배치해 조직력을 한층 강화했다. 이 같은 캠프 확장은 '정치력'이 확보되지 않은 그로서는 불가피한 전략이라는 게 정치권의 시각이다.

그러나 바람 많은 가지에 바람 잘 날 없듯 캠프 인사가 논란에 휩싸일 소지도 커진다는 단점이 있다. 28일에는 박성민 울산시당위원장의 윤석열 캠프 합류가 도마 위에 올랐다. 홍 후보 측은 이날 발표한 성명문에서 박 위원장이 당 지도부 원칙을 어기고 윤석열 캠프에 합류, 정치 중립의 의무를 위반했다며 "박 위원장의 윤 후보 지지 선언과 캠프 합류는 당 경선 공정선거를 심각하게 훼손하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윤석열 캠프을 향해 '구태 집합소로 변질되고 있다', '기득권 텃밭 정치인들의 조직선거 강요'라고 맹비난을 퍼부었다.

아울러 27일 알려진 윤석열 캠프 경기 남부권 선거대책본부장인 이창성 국민의힘 수원시갑 당협위원장이 지난 25일 당원들에게 "문자투표가 어려운 분들은 연락을 주면 도와드리겠다"고 문자를 보낸 사실도 당내 경쟁을 비화시켰다. 이 밖에도 광주 비하 발언을 한 주동식 국민의힘 광주 서구갑 당협위원장을 광주선거대책위원회 공동위원장으로 임명했다 곧바로 해촉하거나(지난 21일), 주호영 상임선대위원장의 2030 비하 발언 논란(지난 18일) 등으로 끊임 없이 입에 오르내리고 있다.

그럼에도 캠프가 여전히 큰 몸집을 유지하는 건 윤 후보의 '형님 리더십' 떄문이라는 의견도 있다. 윤 후보는 추석 시기 SBS예능 '집사부일체'에 출연해 패널들에게 "형이라고 불러"라고 말해 큰 반향을 샀다. 이처럼 다른 사람에게 먼저 친근히 다가가고 포용하는 리더십을 펼친다는 주장이다. 

지난달 윤 후보가 캠프종합상황실장이던 장제원 의원이 아들 장용준씨 음주운전·경찰 폭행 혐의 논란으로 지난달 사의를 표명하자 성인 아들의 개인적 일탈 문제라며 사표를 반려한 것이 대표적 예다. 장 의원은 비난 여론이 더욱 거세지자 같은 달 28일 "백의종군하겠다"며 캠프에서 물러났다.

mjkang@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