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리호’ 11년7개월 만에 날았다… 우주로 ‘첫 걸음’
‘누리호’ 11년7개월 만에 날았다… 우주로 ‘첫 걸음’
  • 한성원 기자
  • 승인 2021.10.21 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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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3월 개발 시작… 실용위성 지구 저궤도 투입 목적
엔진 개발 전 과정 국내 기술로 완성… 세계 7번째 발사국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11년7개월간의 인고 끝에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가 우주를 향해 힘껏 날아올랐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정통부)와 누리호 발사 수행기관인 한국항공우주연구원(항우연)은 21일 오후 5시 이륙한 누리호(KSLV-II)가 1단, 페어링, 2단 분리, 위성 모사체 분리 등의 모든 비행 절차(시퀀스)를 성공적으로 마쳤다고 밝혔다.

이날 누리호는 △발사 2분7초 후 고도 59㎞ 지점에 도달, 1단 로켓 분리에 성공했고 이어 △발사 3분53초 후에는 고도 191㎞ 지점서 페어링(덮개)을 분리했으며 △발사 4분34초 후 고도 258㎞에 도달하며 2단 분리에 성공한 데 이어 △마지막으로 발사 16분7초 후 고도 700㎞에서 3단 비행을 시작, 더미위성을 분리해냈다.

누리호 개발사업은 지난 2010년 3월 시작됐다. 1.5t급 실용위성을 지구 저궤도(600∼800km)에 투입하기 위해 제작됐다.

총 길이 47.2m, 중량 200t의 매우 복잡한 구조물로 각각 추력(推力)이 75t급인 액체엔진 4기가 ‘클러스터링’으로 묶여 있는 1단부, 추력 75t급 액체엔진 하나가 달린 2단부, 추력 7t급 액체엔진이 달린 3단부로 구성됐다.

특히 누리호의 엔진은 설계, 제작, 시험 등 개발 전 과정을 국내 연구진과 기업이 맡아 완성했다. 누리호 부피의 약 80%를 차지하는 탱크 역시 모두 국내 기술로 만들어졌다.

3단짜리 누리호에 맞춰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에는 제2발사대가 새로 구축됐다. 발사대의 설계와 제작도 모두 국내 기업이 담당했다.

누리호는 지난 2018년 11월28일 시험발사체(TLV) 발사에 성공하고, 올해 3월25일 1단 종합연소시험도 성공적으로 끝내며 우수한 성능을 입증한 바 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우주 발사체’를 수백 명의 과학자와 기술자가 참여해 이뤄지는 거대과학(Big Science)의 진수 중 하나로 꼽는다.

대규모 비용을 쏟아 붓고 나름대로 만전을 기하더라도 성공을 장담할 수 없어 가장 도전적인 국가 연구개발(R&D) 사업으로도 불린다.

누리호 역시 11년7개월간의 개발 과정에서 많은 어려움을 극복하고 이날 발사대에 올랐다.
약 37만개의 부품이 원하는 시기에 적절한 성능을 내줘야 발사할 수 있는 만큼 성패를 아무도 장담할 수 없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한편 이날 누리호는 잠정 발사예정 시각이던 오후 4시보다 1시간 늦게 발사됐다. 이는 발사체 내부 밸브점검에 추가적인 시간이 소요됐기 때문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발사 성공으로 한국은 중대형 발사체로 실용 위성을 우주에 보낼 수 있는 세계 일곱 번째 자력 발사국으로 등재됐다.

swhan@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