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국감] 보험설계사 잦은 이직에 '이관·고아계약' 3500만건
[2021국감] 보험설계사 잦은 이직에 '이관·고아계약' 3500만건
  • 김보람 기자
  • 승인 2021.10.20 16:5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보험업계 고질적 문제, 낮은 설계사 정착률 고아계약 양산 주범
(자료=홍성국 의원실)
(자료=홍성국 의원실)

보험설계사의 잦은 이직으로 전담자 없이 방치된 '고아계약' 보험이 작년 3500만건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홍성국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금융감독원(이하 금감원)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고아계약은 439만건, 이관계약은 3094만건으로 집계됐다.

고아계약은 담당 설계사의 이직 또는 퇴직 후 다른 설계사에게 이관되지 않고 담당자 공백인 상태의 보험계약을 말한다. 담당 설계사 변경이 이뤄진 보험계약은 이관계약으로 집계된다.

생명보험사 고아계약은 385만2402건, 이관계약 1725만1954건으로 집계됐다. 

업체별로 살펴보면 신한라이프(130만건)에서 가장 많은 고아계약이 집계됐다. 이어 교보생명(58만건)·처브라이프(56만건)·KDB생명(51만건)·AIA생명(20만건) 순으로 나타났다.

이관계약은 한화생명이 329만건으로 가장 많았고, 교보생명(313만건)·삼성생명(309만건)·신한라이프(300만건)·흥국생명(120만건) 등이 뒤를 이었다.

손해보험사 고아계약은 53만8615건, 이관계약 1369만4077건으로 나타났다. 고아계약 집계량은 롯데손해보험(39만건)·흥국화재해상(12만건)·농협손해보험(1만6000여건) 순으로 많았다. 이관계약은 현대해상(359만건)·메리츠화재(262만건)·삼성화재(164만건)·DB손해보험(162만건)·KB손해보험(112만건) 순으로 높았다.

홍 의원은 "이처럼 상품안내 및 설계부터 가입까지 책임졌던 담당 설계사가 하루아침에 사라지거나 새 담당자로 통보받으며 소비자들은 피로감을 느끼거나, 사고 발생 시 필요한 보장을 제때 받지 못하는 등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면서 "방치 속 보험계약 실효로 이어지는 일도 있다. 이는 보험업계 고질적 병폐인 낮은 설계사 정착률이 주범"이라고 지적했다.

실제 금감원에 따르면 지난해 13월차 설계사등록정착률은 생명보험사 평균 40.9%, 손해보험사 평균 56.7%에 불과했다. 보험설계사의 절반가량이 근무 1년도 안 돼 이직하거나 퇴직하고 있는 것이다.

홍 의원은 "잔여 수당이 적은 보험계약은 설계사들이 이관받기 꺼려 장기간 고아계약으로 방치되기도 한다"며 "보험업계와 금융당국이 불완전판매뿐만 아니라 불완전관리 문제에 대해서도 엄중하게 인식하고 근본적인 개선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qhfka7187@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