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만배 “정영학 녹취 사실 사전에 알아…일부러 허위 내용 얘기”
김만배 “정영학 녹취 사실 사전에 알아…일부러 허위 내용 얘기”
  • 이상명 기자
  • 승인 2021.10.10 0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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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관계 로비 의혹 담긴 녹취내용 부인…“대부분 사실과 달라”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가 로비 정황이 담긴 파일에 대해 “정영학 회계사가 녹취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어서 일부러 허위 내용을 포함해 얘기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10일 법조계에 따르면 김씨 측은 지난 9일 입장문을 내고 정영학 회계사가 녹취한 파일에 근거한 각종 로비 의혹들은 대부분 사실과 다르며 상당 부분 부풀려 졌다고 주장했다.

김씨 측은 인허가를 담당한 도시공사가 과반 주주였는데 과연 각종 로비가 필요했겠느냐고 반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면서 “개발 이익이 예상보다 증가하게 됐고, 이에 투자자들 간 이익 배분 시 사전에 공제해야 할 예상 비용을 서로 경쟁적으로 부풀려 주장하게 된 것”이라며 “그 내용이 정영학에 의해 녹취, 유포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씨 측은 “정영학이 주장했던 예상 비용은 삭제, 편집됐다”며 “(편집된)나머지를 유통하고 있는 것인데, 언론에서는 관련 보도를 신중히 해달라”고 요청했다.

특히 천화동인 1호(화천대유 100% 소유)의 배당금과 관련해 김씨가 “그 절반은 ‘그분’ 것”이라고 녹취됐다는 일부 언론보도에 대해서는 강하게 반발했다.

김씨 측은 “김씨는 그 같은 같은 말을 전한 사실이 전혀 없고, 사실과도 전면 배치된다”며 “천화동인 1호는 김씨 소유인데 그 배당금을 누구와 나눌 이유가 없지 않느냐”고 주장했다.

다만 이번 사건의 또 다른 핵심인물인 정민용 변호사는 “유동규 씨(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가 ‘천화동인 1호는 자기 것’이라고 했고, 김씨에게 차명으로 맡겨 놨다고 수차례 말했다”는 내용이 담긴 자술서를 검찰에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 변호사는 유씨 밑에서 전략투자팀장으로 근무하며 대장동 개발 사업에 깊이 관여한 인물로, 유씨와 함께 유원홀딩스를 세우기도 했다.

정 변호사는 자술서에 “유씨가 ‘김씨에게 700억원을 받기로 합의했고 곧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적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곧 유씨가 전처와의 이혼 합의금을 빌려달라고 부탁했고, 변제할 능력이 있음을 이 같은 말로 확인시켰다는 취지다.

유씨 측은 그동안 700억원 약정설 등과 관련해 “김씨와 농담처럼 이야기한 것이고 실제로 돈을 약속한 적도 없고, 받은 적도 없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유씨가 천화동인 1호의 실소유주라는 의혹이 제기될 때도 “1호 수익금은 김씨가 처분한 것으로 알고 있었다”며 이를 부인해 왔다.

서울중앙지검 전담수사팀은 오는 11일 김씨가 예정대로 검찰에 출석할 경우, 천화동인 1호의 실소유주 여부 및 정관계 로비 의혹 등을 집중 조사할 예정이다.

vietnam1@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