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감해진 국정원장… 이준석 "박지원 해명 불충분하면 경질 요구"
난감해진 국정원장… 이준석 "박지원 해명 불충분하면 경질 요구"
  • 석대성 기자
  • 승인 2021.09.13 0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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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기관 정치 개입은 국민 가장 경계하는 지점"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 김웅 의원 등이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김웅 의원 사무실에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이른바 '고발 사주' 의혹과 관련해 압수수색에 나선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검사와 수사관들에게 항의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 김웅 의원 등이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김웅 의원 사무실에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이른바 '고발 사주' 의혹과 관련해 압수수색에 나선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검사와 수사관들에게 항의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13일 윤석열 전 검찰총장 '고발 사주' 의혹과 관련해 "정보기관의 정치 개입은 국민이 가장 경계하는 지점"이라며 박지원 국가정보원장에게 입장 표명을 촉구했다. 조성은 씨와의 공모 의혹을 해명해야 한다는 의미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이같이 피력하면서 "해명이 불충분하면 야당은 국정원장의 사퇴나 경질을 요구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이 대표는 "국민은 정보기관 수장이 뉴스 정치면에 등장하는 이 상황을 불안하게 생각한다"며 나아가 "국정원장은 국정원법에 따라 국내 정치에 관여하는 것이 엄격히 금지된다"고 부각했다.

덧붙여 "아니면 이 사건(박 원장과 조씨가 만났는지 진위)에 대해 제가 모르는 산업 스파이가 있는가"라며 "북한 간첩이 개입했는가"라고 비꼬았다.

이 대표는 "왜 국정원장이 '원하는 날짜' 얘기가 나오는지 궁금하다"며 "박 원장은 8월 11일 서울 모 호텔에서 제보자를 만났다는데, 공교롭게도 이날과 12일 휴대폰 캡처 메시지가 언론에 공개됐다"고 복기했다.

그러면서 "이게 야권 대선주자 공격에 사용됐다"며 "국정원장이 제보자를 만난 시점 전후로 이런 캡처가 이뤄진 정황은 박 원장이 모종의 코치를 한 게 아닌지 의심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박 원장 입장에선 까마귀 날자 배 떨어진 상황일 수도 있지만, 이렇게 배가 우수수 떨어지면 까마귀가 배를 쪼아 떨어뜨린 게 아닌지 까마귀도 해명해야 할 상황"이라며 "즉각적으로 조씨가 아니라 국정원장 입으로 해명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앞서 조씨는 전날 SBS에 출연해 "(제보와 보도 등) 날짜와 기간 때문에 저에게 어떤 프레임 씌우기 공격을 하시는데, 사실 9월 2일이라는 날짜는 우리 원장님(박 원장)이나 제가 원했던 거나 제가 배려받아서 상의했던 날짜가 아니다"고 말했다.  9월 2일은 인터넷 매체 뉴스버스가 윤 전 총장의 고발사주 의혹을 최초로 보도한 날짜다.

조씨는 이보다 20여일 앞선 지난 8월 11일 서울의 한 호텔 식당에서 박 원장을 만난 것으로 전해진다.

앵커가 '박 원장에게 이 건과 관련해 어떤 얘기를 하지 않았다는 점을 확인해 주는 것이냐'라고 묻자 조씨는 "그렇다"고 답했다. 

조씨는 "(박 원장과 윤 전 총장이) 총장 이전에 서울중앙지검장 시절이랑 이 전부터 친분이 있으신 걸로 알아서"라고 말하기도 했다.

논란이 일자 조씨는 13일 새벽 SNS에 '박 원장과 엮지 말라'며 서둘러 해명에 나섰다. 조씨는 "박 원장과는 어떤 요소에서라도 윤 전 총장에 대한 내용을 상의하거나 할 대상으로 고려하지 않았다"며 "한 달 후의 미래인 9월 2일 보도도 하루 전날에도 알 수 없던 (저로서는) 사고와 같은 보도였다는 뜻에서 한 말이었다"고 설명했다.

bigstar@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