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CC, 이유 있는 자본 확충…'포스트 코로나' 반등 벼른다
LCC, 이유 있는 자본 확충…'포스트 코로나' 반등 벼른다
  • 이성은 기자
  • 승인 2021.07.19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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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잠식 벗어나기 안간힘…유상증자 통해 부채비율 낮춰
올 2Q 적자 지속 전망…재무구조 개선하며 선제대응 시사
티웨이항공 승무원이 지난 5월 대구국제공항에서 실시한 무착륙 면세비행에서 승객들에게 사전 예약 주문받은 면세품을 제공하는 모습. [사진=티웨이항공]
티웨이항공 승무원이 지난 5월 대구국제공항에서 실시한 무착륙 면세비행에서 승객들에게 사전 예약 주문받은 면세품을 제공하는 모습. [사진=티웨이항공]

국내 저비용항공사(LCC)는 코로나19 확산세가 더욱 빨라져 단기간 내 여객 수요를 기대하기 어려워진 가운데, 자본을 확충하고 있다. 각 LCC는 포스트 코로나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재무구조 개선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1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LCC들의 올해 1분기 적자 폭은 전년 대비 단번에 회복하기 힘든 수준으로 늘었다. LCC들의 올해 1분기 영업손실은 제주항공 873억원, 진에어 601억원, 티웨이항공 454억원, 에어부산 472억원을 기록했다.

또 LCC들은 국내선 확대, 무착륙 관광비행, 화물기 운항 등으로 새로운 활로를 모색했지만 올해 2분기 실적은 적자를 면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이러한 가운데, 각 LCC는 유상증자 등을 추진해 자본을 확충할 것으로 알려졌다. 코로나19 확산세가 지속되며 여객 수요가 회복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적자가 늘어난 데 따른 선제적 대응이란 분석이 나온다. 코로나19로부터 안정기에 접어든 이후 경쟁력을 끌어올리기 위해선 자본은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실제 LCC들은 최근 휴가철을 앞두고 사이판과 트래블 버블(Travel Bubble, 여행안전권역) 협정을 맺는 등 여행길이 열렸지만 국내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성수기 긍정적인 영향을 담보할 수 없게 됐다. 트래블 버블은 방역관리에 대한 신뢰가 확보된 국가 간 격리를 면제해 자유로운 여행을 허용하는 제도다.

티웨이항공은 지난 4월 800억원 규모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결정하며 LCC 중 올해 가장 먼저 자본 확충에 나섰다. 이번 유상증자 결정은 지난해 11월에 이은 추가 조치다.

티웨이항공은 이번 추가 유상증자를 통해 리스비, 유류비 등 운영 자금을 확보하며 부채비율을 올해 1분기 886%에서 410%로 낮췄다.

부분 자본잠식에 빠진 제주항공과 에어부산도 유상증자를 실시한다. 올해 1분기 기준 제주항공과 에어부산의 자본잠식률은 각각 28.7%, 34.4%다. 자본잠식은 자본총계가 자본금보다 적은 상태다. 자본잠식률이 50%를 넘으면 관리종목으로 지정된다.

제주항공은 다음 달 13일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액면가 5000원의 보통주를 액면가 1000원으로 감액하는 무상 감자를 결정한다. 이를 통해 제주항공은 자본금을 1925억원에서 385억원으로 줄여 자본잠식 위험을 줄일 방침이다.

제주항공은 이후 약 2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추진해 운영 자금을 확보한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감자 이후 추진될 유상증자에는 애경그룹에서 적극적인 참여를 추진할 예정”이라며 “유상증자 계획은 재무구조를 개선해 앞으로 회복시기에 선제적으로 대비하려는 노력”이라고 설명했다.

에어부산은 연내 약 25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추진한다. 에어부산은 유상증자를 통해 확보한 자금을 채무상환, 운영자금으로 쓴다.

앞서 에어부산의 모회사 아시아나항공은 에어부산에 대해 무보증 사모 영구전환사채 인수 등을 통해 800억원을 지원했다.

진에어도 42.4%에 달하는 자본잠식률을 벗어나기 위해 자본 확충에 나설 것을 관측된다. 진에어 관계자는 “아직 검토 중인 단계”라며 “정확한 시기 등은 확정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신생 LCC 에어프레미아는 올해 3월 사모펀드운용사 JC파트너스 등으로부터 650억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이중 최근까지 370억원이 집행됐다.

LCC업계 한 관계자는 “2분기 실적도 LCC들이 여전히 적자를 면치 못할 것”이라며 “(상황이 여의치 않은 만큼) LCC들이 앞으로 어떻게 대응을 이어갈지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sele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