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4대 총수 이재용 사면 건의에 "고충 이해한다"
文, 4대 총수 이재용 사면 건의에 "고충 이해한다"
  • 석대성 기자
  • 승인 2021.06.02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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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 그룹 총수, 문 대통령과 靑 오찬 간담회
최태원 "경제 5단체 건의 고려해 달라" 촉구
김기남 "대형 투자, 총수 있어야 신속 결정"
문재인 대통령이 2일 청와대 상춘재에서 최태원 SK 그룹 회장(왼쪽 두번째),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왼쪽 네번째), 구광모 LG 그룹 회장(왼쪽), 김기남 삼성전자 부회장 등 4대 그룹 대표와 간담회에서 앞서 환담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문재인 대통령이 2일 청와대 상춘재에서 최태원 SK 그룹 회장(왼쪽 세번째),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왼쪽 다섯번째), 구광모 LG 그룹 회장(왼쪽 두번째), 김기남 삼성전자 부회장(오른쪽 첫번째) 등 4대 그룹 대표와 간담회에서 앞서 환담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문재인 대통령이 2일 4대 기업 총수와의 간담회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사면 건의에 대해 "고충을 이해한다"며 "지금 경제 상황이 코로나19 이전과 달리 전개되고 있고, 기업의 대담한 역할이 요구된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고 답했다.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이날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김기남 삼성전자 부회장과의 오찬 간담회에서 이 부회장 사면 관련 건의를 경청한 후 이렇게 말했다. 문 대통령은 "국민도 공감하는 부분이 많다"고 덧붙인 것으로도 전해진다.

이날 이 부회장 사면 건의는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을 맡고 있는 SK 최 회장이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 회장은 "포스트(사후) 코로나 시대의 새 아이디어(구상)를 공모하고 있고,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가진 인재가 필요하다"며 "경제 5단체장이 건의한 것을 고려해 달라"고 문 대통령에게 청했다. 문 대통령은 이에 5단체장 건의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물었고, 최 회장은 이 부회장 사면이라는 점을 피력한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최 회장은 지난 4월 한국경영자총협회, 중소기업중앙회장, 한국무역협회, 중견기업연합회 등과 함께 5개 주요 경제단체 공동명의로 이 부회장 사면 건의서를 청와대에 제출한 바 있다. 삼성전자 김 회장 역시 이번 간담회에서 문 대통령에게 "반도체는 대형 투자 결정이 필요한데, 총수가 있어야 의사결정이 신속히 이뤄질 수 있다"며 최 회장 건의에 대해 의견을 보탰고, 다른 대표 역시 "어떤 위기가 올지 모르는 불확실한 시대에 앞으로 2~3년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는 후문이다.

다만 문 대통령이 총수들 의견을 어떻게 받아들일진 미지수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문 대통령이 '국민도 공감하는 부분이 많다'고 말한 것에 대해 "긍정·부정 어느 쪽에 대한 공감이라고 특정을 안 했다"며 "두루두루 경청하겠다는 것으로 해석된다"고 전했다.

한편 문 대통령은 이날 초청 받은 총수들에게 "우리 경제가 코로나19 위기로부터 빨리 회복하고 재도약하는 데 있어 4대 그룹의 역할이 컸다"며 "지금까지 미국과 수혜적 관계였다면 이제는 반도체·전기차·바이오 등 첨단 기술의 글로벌(세계적) 공급망을 연결한 동반자 관계가 됐다"고 인사했다.

문 대통령은 또 반도체 인재 양성과 관련해 "정부가 노력하지만, 대학을 통해 인재를 기르는 데에는 시간이 소요됨으로 기업이 주도하고 정부가 지원하는 방식이 바람직하다"고 당부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대미 투자와 관련해 국내 일자리가 줄어들 것이란 우려에 대해선 대기업이 진출하면 중소·중견기업 등 협력 업체도 동반 진출하거나 수출을 유도할 수 있는 국내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할 것이란 점을 강조했다.

bigstar@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