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길은융합-조선편①] 현대중공업그룹 권오갑, '스마트' 시대 개막
[살길은융합-조선편①] 현대중공업그룹 권오갑, '스마트' 시대 개막
  • 이성은 기자
  • 승인 2021.05.27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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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디지털 전환 성과·기반 마련 박차
데이터 기반 기술집약적 조선소 탈바꿈
스마트 선박 시장 선도 위해 R&D 집중

코로나19로 업종간 ‘융합’이 전염병처럼 번지고 있다. 위기 속 살기 위한 생존법이다. 업종간 사업 경계는 이미 사라졌다. 그러다보니 4차산업혁명 시대 기본이 될 ‘융합’에 오히려 속도가 붙었다. 기업들은 협력을 통해 새로운 융합형 비즈니스 기회를 만든다는 전략이다. <신아일보>는 연중기획으로 ‘살길은융합’ 업종별 시리즈를 마련했다. 각 CEO 경영스타일을 분석, 이에 맞춘 융합 전략과 미래사업을 파악해 본다. 이번 시리즈는 조선업종 CEO를 파헤치는 시간이다. <편집자 주>

권오갑 현대중공업그룹 회장. [사진=현대중공업그룹]
권오갑 현대중공업그룹 회장. [사진=현대중공업그룹]

권오갑 현대중공업그룹 회장은 ‘스마트 중공업 시대’를 연다. 권 회장은 지난 3월 정기 주주총회를 통해 그룹 지주사 현대중공업지주와 조선 중간 지주사 한국조선해양 사내이사에 재선임 되며 ‘최첨단 조선·에너지그룹’이란 목표를 향해 속도를 높일 수 있게 됐다.

2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그룹은 권오갑 회장 2기 체제에 들어서면서 올해 안에 ‘초일류 디지털 조선소’의 기틀을 완성한다.

권 회장에게 올해는 여느 때와 남다르다. 그룹이 내년에 새로운 도약을 선포할 것이라는 점을 예상할 때 그동안 이끌어 온 디지털 전환, 스마트 조선소 구축 등에 대한 성과가 나타나고 기반을 마련해야 하기 때문이다.

현대중공업은 오는 2022년 창립 50주년이다. 또 내년에는 경기 성남시 판교 부지에 건설 중인 글로벌R&D센터(GRC)에 입주를 마무리한다.

권 회장은 지난 2019년 11월 부회장에서 회장으로 승진한 이후 그룹의 디지털 전환에 더욱 박차를 가하고 있다.

앞서 권 회장은 지난 2014년 조선 업황 악화로 어려움에 처한 현대중공업 대표에 취임해 비핵심 분야에 대한 사업재편과 자산매각 등을 단행하며 정상화의 기틀을 마련하며 리더십을 증명했다.

현재 현대중공업그룹은 권 회장이 부회장 시절부터 이끌었던 정보통신기술(ICT)과 융합 등 스마트 조선소 구축에 성과를 가시화했다. 이에 따라 권 회장은 그룹의 디지털 전환 중심 미래 전략에 대한 기틀도 탄탄히 마련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현대중공업그룹은 권 회장이 부회장을 역임하던 지난 2016년 12월 ‘기술 중심 경영혁신’을 선언하며 ICT기획팀, 그룹 통합 ICT혁신센터를 설립하고 최고디지털책임자(CDO)를 신설했다.

지난 2017년에는 ‘디지털 전환 발표회’를 개최하며 디지털 운영기술을 설계와 생산현장에 적극 도입했다.

권 회장 취임 이후 현대중공업, 현대미포조선, 현대삼호중공업 등 그룹 내 조선 3사는 ‘초일류 디지털 조선소로 도약’을 선언하고 데이터 기반의 기술집약적 조선소로 탈바꿈하고 있다.

특히 3사는 실시간 데이터 기반의 생산관리 모니터링, 안전한 작업환경 구축 등 ICT 인프라를 활용한 공정·물류 혁신을 실현한다.

우선 현대중공업그룹은 전략적 협력 관계를 맺은 KT와 5세대(G) 통신기술을 적극 활용해 조선소에 최적화된 ‘5G 기반 무선 네트워크’ 개발에 나선다. 이를 위해 야드 내 사물, 환경변화를 실시간으로 반영하는 ‘3차원 디지털 지도(3D Digital Map)’을 구현하고 생산과 설계 현장에서 무선으로 고용량 3차원(D) 설계 도면을 공유하는 클라우드를 조성한다.

또 현대중공업그룹은 스마트 선박 시장을 선도하기 위한 R&D(연구개발) 역량에 집중하고 있다.

한국조선해양은 친환경 액화천연가스(LNG)운반·추진선의 지속적인 R&D와 함께 수소 운반선과 암모니아 추진선, 전기 추진선 등 신수종 선박 발굴과 신기술 개발에 총력을 쏟고 있다.

또 현대중공업그룹은 인공지능(AI)을 접목한 기술 고도화에 주력하며 첨단 선박 분야의 기술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한국조선해양은 올해 초 디지털 트윈(Digital Twin) 기술을 선박에 접목한 세계 첫 LNG운반선 사이버 시운전 기술을 개발했다. 이 기술은 가상공간에 실제 선박의 해상 시운전 상황과 같은 환경을 구현해 LNG운반선의 이중연료엔진, 연료공급시스템, 전력·제어시스템 등 핵심 설비들의 성능을 검증할 수 있다.

현대중공업은 친환경 미래 사업에도 선제적으로 투자한다.

연내 기업공개(IPO)를 추진하는 현대중공업은 지난 1월 IPO를 통해 △친환경·미래선박 개발 △친환경 생산설비 구축 △건조기술 개발 등에 최대 1조원을 투자한다고 밝혔다.

현대중공업은 이번 투자를 통해 수소, 암모니아 등 저탄소 시대를 대비한 친환경 선박과 미래 첨단 스마트십, 자율운항선박 개발과 이중연료 추진선의 고도화에 집중한다.

권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올해 경영목표를 ‘위기를 넘어 미래를 준비한다’로 정했다”며 “2021년은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과정 속에서 매우 중요한 한 해로 기억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sele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