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OC 위원장 “희생해서라도 도쿄올림픽 개최" 발언 논란
IOC 위원장 “희생해서라도 도쿄올림픽 개최" 발언 논란
  • 이상명 기자
  • 승인 2021.05.24 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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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내 SNS "희생하면서까지 치를 이벤트 아니다“ 거센 반발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 (사진=IOC 홈페이지)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 (사진=IOC 홈페이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세계적 대유행 속에서 치러지는 도쿄올림픽·패럴림픽 개최를 둘러싸고 일본 국민들의 반대 여론이 거센 가운데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수뇌부에서 올림픽을 강행해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해 논란이 커지고 있다.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은 코로나19 대유행에 따른 올림픽 취소 여론과 관련해 “도쿄올림픽 개최를 실현하기 위해 우리 모두가 희생을 치러야 한다”고 말했다고 교도통신이 24일 인도 PTI통신을 인용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해당 발언은 지난 22일 열린 국제하키연맹의 온라인 총회에서 바흐 위원장이 인사말을 하면서 언급됐다.

교도통신은 해당 발언 속 ‘우리’라는 표현에 주목하며 ‘우리’에 일본 정부와 일본국민이 포함되는지는 정확히 알 수 없다면서도 ‘희생’이라는 단어가 포함돼 있어 일본 국민감정을 배려하지 않은 사려깊지 못한 표현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지난 21일 열린 기자회견에서도 도쿄올림픽 감독을 맡은 존 코츠 IOC 부위원장 겸 조정위원장은 ‘코로나19 긴급사태 상황 속에서 올림픽을 개최할 수 있느냐’는 기자단의 질문에 “우리는 테스트 이벤트를 성공적으로 치렀다. (올림픽은) 개최될 수 있다”고 답했다.

일본 정부는 이를 위해 도쿄도를 포함한 모든 올림픽 개최 도시(총 9개 광역지방자치단체)에 이달 말까지 코로나19 확산 억제를 위한 긴급사태를 선포했다. 일부 지역에는 긴급사태 발령이 이미 한 차례 연장된 바 있다.

일각에서는 해당 지역을 포함한 모든 지역에 다시 긴급사태가 재연장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코츠 위원장의 발언은 코로나 사태로 스가 정권의 지지율이 몰락하는 등 일본 국민들이 올림픽 개최를 반대하는 여론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일본 국민의 의사를 무시한 것이 아니냐는 비판을 받았다.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지난 15~16일 18세 이상 일본 유권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도쿄 올림픽 취소 혹은 연기해야 한다’는 의견에 83%에 달하는 일본 국민이 “그렇다”고 응답했다.

마이니치신문이 지난 22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도 일본 유권자 40%에서 “도쿄 올림픽은 취소해야 한다”고 답했고, 23%는 “올림픽 재 연기”에 찬성했다.

다만 일본 정부와 도쿄도는 두 달 앞으로 다가온 ‘도쿄올림픽·패럴림픽’을 예정대로 치르겠다는 입장을 재차 밝히고 있으며, IOC 또한 같은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한편, 일본 국민들 사이에는 SNS를 통해 “올림픽은 일본 국민이 희생하면서까지 치를 이벤트가 아니다”라며 바흐 위원장의 “우리가 희생해서라도 치러야 한다”는 발언을 정면으로 비판했다.

vietnam1@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