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랜드 새 업무 플랫폼 '이네스' 도입, 디지털 혁신 속도
이랜드 새 업무 플랫폼 '이네스' 도입, 디지털 혁신 속도
  • 박성은 기자
  • 승인 2021.05.18 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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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변하는 비즈니스 환경 적극 대응…ERP 시스템 모바일 최적화
문서작업 없애고 디지털화, 직원·협력사 '고객 가치' 더욱 집중
양호석 전 SSG닷컴 CISO, 그룹 CTO 선임 온라인 대전환 발판
이랜드의 차세대 ERP 시스템 'ENESS(이네스)' [출처=이랜드]
이랜드의 차세대 ERP 시스템 'ENESS(이네스)' [출처=이랜드]

이랜드그룹은 온·오프라인 매장을 연결하는 새로운 업무 플랫폼 ‘ENESS(이네스)’를 구축하고 디지털 인프라를 완성했다고 18일 밝혔다.

새롭게 도입되는 이네스(Eland New Smart System)는 기존 웹 기반의 ERP(전사적 자원관리) 방식의 시스템을 모바일에 최적화해 만든 플랫폼이다. 그룹 직원은 물론 협력업체까지 쉽게 활용할 수 있다. 

AI를 활용한 서비스로 직원 개개인의 AI 비서가 전날의 실적이나 매출 추이를 파악해 모바일로 알려준다. 사이즈별 매출 등 디테일한 수치도 챗봇에게 물어보면 된다. 시간이 오래 걸리는 문서 업무는 줄고 현장에서 소비자들에게 더욱 집중할 수 있도록 한 것이 이네스의 주 목적이다.  

이랜드 관계자는 “ENESS 도입으로 전사 데이터를 수집해 효율적으로 사용하고 직원과 협력사 모두가 핵심 업무에만 집중할 수 있다”며 “이랜드그룹의 디지털 전환을 받쳐줄 가장 중요한 플랫폼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랜드가 ENESS를 도입한 것은 갈수록 복잡해지는 비즈니스 환경에 빠르게 대처할 디지털 기반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이랜드는 SPA 브랜드 제조와 마트 산지 매입 등 다양한 사업을 운영하며 소싱부터 판매까지 밸류체인 전반을 다루다보니 의사결정이 많고 업무가 복잡해질 수밖에 없는 구조였다. 이에 서류 작업과 보고, 협력업체와의 계약 등 시간이 많이 소요되는 업무들을 디지털화하고 의사결정 속도를 높이기 위해 이네스 도입에 적극 나선 것이라고 설명했다.  

도입 효과도 기대할 만하다. 일례로 이랜드리테일의 할인형 마트 ‘킴스클럽’은 이네스 도입으로 산지-본사-매장을 연결하는 프로세스를 만들어 산지 직거래 속도를 더욱 높이게 됐다. 기존에는 담당 MD가 매일 새벽 전국의 경매장 수산물 포획량과 시세를 취합해 정리하고, 이를 다시 전 지점 관리자에게 보내고 매장별 주문을 받아 다시 산지로 주문을 넣는 등 문서작업이 많은 시간을 차지했다. 

이제는 수산 MD가 전국 산지시세를 이네스에 입력하면 각 매장별 점장이 필요한 상품을 간단히 이네스를 통해 입력하고 이는 자동 취합돼 MD에게 전달된다. 산지별 가격 비교도 간편해진 만큼 MD는 즉시 주문을 넣을 수 있다. 평균 하루에 2시간이 걸리던 일이 10분으로 줄면서 소비자들은 당일 수확한 수산물을 매장에서 간편하게 구매할 수 있다. 

패션의 경우엔 잘 팔릴 상품 예측과 온·오프라인 재고 연동이 쉬워져 결품률 감소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슈즈 SPA 브랜드 ‘슈펜’은 최근 인플루언서 ‘밤비걸’과 협업한 신발이 매출 신기록을 세웠다. 슈펜의 MD는 협업 전 이네스가 제공하는 최근 3개년 베스트 상품 자료와 연령대별 베스트 상품 자료를 보고 ‘밤비걸’과 논의한 뒤 플랫슈즈 4종을 출시했다. 그 결과 5일 만에 1만족이 판매되며 리오더에 들어갔다. 

슈펜 관계자는 “이네스를 통해 외부 온라인몰 재고와 판매내역까지 연동해서 기존에 분석하던 것보다 약 10배는 빨라진 속도로 인사이트를 도출하는 게 가능해졌다”며 “온라인 채널별로 상품 전략을 더욱 디테일하게 세울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이랜드는 올해 이네스라는 디지털 기반 위에 본격적인 사업구조 개편과 플랫폼 기업과의 협업 강화, 신(新)소매 비즈니스 혁신 등을 추진해 그룹 차원의 온라인 대전환에 더욱 속도를 낸다는 계획이다. 

우선 국내에선 카카오와 협업하며 준비한 한국형 신소매(New Retail) 플랫폼 ‘콸콸(Qual Qual)’에 집중한다. 콸콸은 카카오톡만 깔려 있으면 누구나 이랜드가 보유한 약 300만개 상품을 취향에 맞춰 골라 판매하고 리워드를 받을 수 있는 새로운 커머스 플랫폼이다. 

중국 이랜드도 현지 위챗 기반의 신소매 커머스 ‘샤오청쉬’를 기반으로 빠르게 온라인화 하고 있다. 샤오청쉬는 소비자에게 1:1로 상품을 제안하고 판매하는 셀러 관리가 핵심이다. 이랜드는 중국에서 1만3000여명의 셀러를 관리하며 쌓은 노하우를 토대로 신소매 커머스 혁신을 주도하고 빠르게 시장을 선점할 방침이다. 

중국 이랜드는 21개 브랜드 4000여개 매장이 샤오청쉬를 통해 상품을 판매하면서 작년 한 해에만 1000억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이랜드 샤오청쉬 회원 수는 330만명까지 늘었다. 이랜드는 올해 샤오청쉬로 2000억 매출을 예상하고 있다. 

한편, 이랜드는 양호석 전 SSG닷컴 CISO(정보보호최고책임자)를 CTO(최고기술책임자)로 선임했다. 양호석 CTO는 네이버·신세계 등에서 이(e)커머스 인프라 총괄과 통합 빅테이터 플랫폼 구축을 주도한 바 있다.   

parks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