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춘천박물관, 특별전 '오색영롱-유리, 빛깔을 벗고 투명을 입다' 개최
국립춘천박물관, 특별전 '오색영롱-유리, 빛깔을 벗고 투명을 입다' 개최
  • 조덕경 기자
  • 승인 2021.05.15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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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시대를 대표하는 유리를 통해 우리의 과거와 현재를 만나다
(사진제공=국립춘천박물관)
(사진=국립춘천박물관)

국립춘천박물관은 춘천시 ‘문화도시’선정을 기념해 15일부터 오는 8월15일까지 2021년 특별전 '오색영롱-유리, 빛깔을 벗고 투명을 입다'를 본관 기획전시실에서 개최한다:고 15일 밝혔다.

이번 특별전은 국립경주박물관 특별전 '오색영롱, 한국 고대 유리와 신라' 순회전시의 확장형으로 고대부터 현대까지 이어지는 유리의 역사를 살펴본다. 각 시대별 대표 유리 제품 600여점이 선보이는 가운데 황남대총 남분 출토 봉황모양 유리병(국보 제193호), 이성계 발원 사리구(보물 제1925호), 경주 계림로 장식보검(보물 제635호) 등 그동안 쉽게 접할 수 없었던 국보·보물 9건과 가장 이른 시기(16세기) 학봉 김성일 안경 등이 특별 공개된다.

유리는 4500년 전 지중해 지역에서 우연히 탄생한 인류의 대표적 발명품이다. 유리의 역사는 더 아름다운 유리를 갖고자 한 인류의 욕망과 시행착오, 불과 원료를 다루는 첨단 기술과 우연한 발견이 조합된 결과였다. 보석을 닮은 불투명한 초기의 유리에서 기원전 1세기 경 로마 지역에서 개발된 대롱불기 기법의 반투명한 유리그릇을 거쳐 모든 것을 투명하게 보여주면서 깨지지 않는 현재의 유리에 이르기까지 유리의 변신은 계속돼 왔다.

고대의 유리는 신성한 물질이자 권력자들만이 가질 수 있는 귀중한 것이었다. 유리의 아름다운 색과 광채는 인간의 욕망을 자극했고, 이를 갖고자 이뤄진 장거리 교역은 세계를 하나로 이어주었다. 고대 한반도 역시 이른 시기부터 유리 제품이나 원료를 수입했던 중요한 지역 중 하나였다.

이번 전시에서는 기원전 2세기 경 한반도에 유리가 최초로 등장한 이후 누가 어떠한 목적으로 유리를 사용했고, 한반도에 들어오기까지 어떤 여정을 거쳤는지 등 다양한 이야기들이 소개된다.

청동기시대 대롱옥을 모방한 최초 유리 대롱구슬의 영롱玲瓏한 푸른빛과 삼한 사람들이 금·은보다 보배로 여겼던 오색五色 유리구슬을 보자면 유리에 투영된 고대인들의 마음을 생생하게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오직 왕만이 가질 수 있었던 삼국시대 화려한 유리구슬과 그릇은 최고 권력자의 호화로움을 여실히 보여 줄 것이다.

유리는 근대 이후 투명한 유리 안경, 망원경, 전등갓 등으로 활용되어 우리가 사는 세계를 확장시켜주었다. 유리 광섬유, 실리콘 반도체 등 발전한 유리 기술 혁신의 결과는 우리가 사는 세상을 하나로 이어주었다. 이번 전시가 4500년 동안 장식품에서 종교적 상징, 생활 필수품에 이르는 동안 인류와 함께 발전해온 유리의 변화상을 확인하고 미래에 다가올 유리의 모습을 구체화시켜볼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한편, 강원도 대표 유리기인 ‘이성계 발원 사리구(보물 제1925호)’의 유리사리병은 5월 중 보존처리를 완료한 뒤 첫 모습을 공개할 예정이다. 아울러 특별전 연계 온라인 콘서트인 '오선영롱五線玲瓏, 음색音色-리코더&기타(리코더: 조진희, 클래식기타: 허영근)'가 2021년 5월 26일 19시에 전시실에서 열릴 예정이며, 온라인(유튜브)로 생중계 한다.

[신아일보] 조덕경 기자

jogi4448@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