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부동산 정책 가장 아쉬워… 할 말 없는 상황 돼"
文 "부동산 정책 가장 아쉬워… 할 말 없는 상황 돼"
  • 석대성 기자
  • 승인 2021.05.10 12:4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당정청 긴밀 협의로 공감할 수 있는 보완 이룰 것"
"현 인사청문제론 좋은 인재 발탁 못 해" 맹비난도
윤석열 대권 선호도 1위엔 "아무말 않는 게 바람직"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청와대 춘추관 대브리핑룸에서 취임 4주년 특별연설을 마치고 기자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청와대 춘추관 대브리핑룸에서 취임 4주년 특별연설을 마치고 기자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4년 동안의 국정운영에서 가장 아쉬웠던 점으로 부동산 문제를 꼽으면서 "당정청 간 긴밀한 협의와 조율을 통해 국민이 공감할 수 있는 정책 보완을 이루겠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 춘추관에서 취임 4년 특별연설 후 출입기자단과의 질의응답에서 "부동산 가격을 안정시키겠단 목표를 이루지 못했고, 지난 4·7 재·보궐 선거에서도 그에 대한 엄중한 심판을 받았다"며 이렇게 말했다.

문 대통령은 또 "부동산 정책의 성과는 가격 안정이란 결과로 집약되는데, 이를 이루지 못했기 때문에 부동산 부분 만큼은 정부가 할 말이 없는 상황이 됐다"며 "거기에 더해 LH(한국토지주택공사) 비리까지 겹치면서 재보선을 통해 죽비를 맞고 정신이 번쩍 들 만한 심판을 받았다"고 소회했다.

다만 더불어민주당이 준비하고 있는 새 부동산 정책에 대해선 "투기 근절과 실수요자 보호, 주택 공급 확대를 통해 시장을 안정시키자는 정책 기조는 달라질 수 없다"며 "투기 억제를 강화하려는 목적 때문에 실수요자가 집을 사는 데 어려움이 작용하거나 부담이 되는 부분은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문 대통령은 차기 대통령 선거와 관련해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야권에서 선호도 선두를 달리고 있는 것에 대해선 "제가 아무말도 하지 않는 게 바람직할 것 같다"고 일축했다. 다만 대통령에게 필요한 덕목으로는 "시대정신과 함께 해야 한다"며 "국민 집단지성이 시대정신인 만큼 공감대를 찾아야 한다"고 충고했다.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 사면론에 대해선 "두 대통령이 수감 중이란 사실 자체가 국가로선 불행이고, 고령에 건강까지 좋지 않다고 하니 더 안타까운 마음"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도 사면에 대해선 "대통령 권한으로 할 수 있지만, 결코 마음대로 결정할 사항이 아니다"라며 "국민통합과 공감대, 한편으론 우리 사법의 정의와 형평성 등을 생각하면서 판단하겠다"고 피력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사면에 대해서도 "반도체 경쟁이 세계적으로 격화되고 있어 우리도 산업 경쟁력을 높일 필요가 있는 게 분명한 사실"이라면서도 "형평성과 과거 선례, 국민 공감대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야권이 일부 국무위원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보고서를 채택하지 않고 있는 것에 대해 작심 비판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왜 이 사람을 (장관으로) 발탁했는지 취지와 기대 능력, 검증 과정에서 드러난 문제점, 흠결 부분 등을 함께 저울질 해 판단해야 하는데 우리 인사청문회는 능력 부분은 재쳐두고 오롯이 흠결만 놓고 따지고 있다"고 질타했다.

이어 "이런 인사청문회 제도로는 좋은 인재를 발탁할 수 없다"며 "자기 분야에서 성공하고 신망받는 분들이 무안당하기 십상이라 험한 인사청문회 자리에 앉고자 하지 않는다"고 토로했다.

덧붙여 "저는 임기가 얼마 안 남았고, 청문회를 통한 인사를 거칠 기회가 별로 많지 않아 이대로 (인사를) 해도 괜찮지만, 적어도 다음 정부는 누가 정권을 맡든 더 유능한 인재 발탁할 수 있는 청문회가 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문 대통령은 대북 문제를 두고는 "세 차례의 남북정상회담과 두 차례의 북미정상회담이 계속 이어지지 못하고 대화가 교착된 상태"라며 "교착이 길어지면 바람직하지 않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지금까진 미국 새 정부가 들어서고, 어떻게 대북 정책을 정립하는지 기다리는 과정이었다"며 "전략적 인내 정책으로 돌아가지 않을까 등 우려가 있었던 게 사실이지만, 미국 역시 대화의 단절이 오래 지속되면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해 초기부터 우리 정부와 긴밀히 협의했고, 빠른 시간에 정책을 정립했다"고 기대감을 전했다.

또 "북한이 이런저런 반응을 내놓았지만, 대화를 거부하려고 한 건 아니다"라며 "북한도 마지막 판단 시간을 가질 것이라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이어 "다시 한 번 더 마주앉아 협의할 기회가 주어진 만큼 북한이 호응하길 기대한다"며 "상황이 조성되면 우리 정부는 총력을 다할 계획"이라고 예고했다.

bigstar@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