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당연하단듯 박광온 법사위원장 내정… 박 의장 "협의하라"
민주당, 당연하단듯 박광온 법사위원장 내정… 박 의장 "협의하라"
  • 석대성 기자
  • 승인 2021.04.29 1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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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야당 몫 관행 법사위원장에 박광온 선출 예정
박 의장, 야당 반발하자 "내달 7일까지 협의" 주문
더불어민주당 윤호중 원내대표 겸 비상대책위원장이 2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윤호중 원내대표 겸 비상대책위원장이 2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박병석 국회의장은 29일 더불어민주당의 국회 법제사법위원장 선출 강행에 대해 "다음달 7일까지 협의를 계속하라"고 주문했다.

한민수 국회사무처 공보수석비서관에 따르면 박 의장은 이날 오전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를 따로 만나 양측 입장을 들은 후 이렇게 지시했다.

앞서 민주당은 이날 오후 4월 임시국회 본회의에서 박광온 의원을 차기 법사위원장으로 선출하는 안건을 상정할 예정이었다.

민주당은 당초 강경 친문계 정청래 의원이 하마평에 올랐지만, 정국경색 최소화를 위해 온건 친문계 박 의원을 내정한 것으로 전해진다. 또 당선 횟수와 나이 등을 고려해 상임위원장을 정해 온 관례에 따라 4선 우상호·우원식 의원도 법사위원장을 맡을 수 있었지만, 원내대표를 역임한 경우는 상임위원장으로 추천하지 않는다는 관례를 감안했다.

법사위원장이던 윤 원내대표는 관례에 따라 국회 운영위원장만 맡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민주당은 관행상 야당 몫이던 법사위원장 자리를 이번에도 국민의힘과의 상의도 없이 독단적으로 차지하겠단 의지를 내비치면서 결국 갈등을 야기했다.

주 원내대표는 이날 상임위원장 선임과 관련해 박 의장에게 "(민주당이) 의장과의 일정 협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처리해선 안 된다"고 강하게 요구한 것으로 전해진다.

박 의장은 국민의힘이 반발하며 강경 대응할 조짐을 보이자 다음달 7일을 협상 시한으로 제시했다. 5월 임시국회 첫 본회의 날짜로, 오는 30일 국민의힘이 새 원내대표를 선출하면 이때까지 원 구성 문제 등을 조율하라는 것이다.

박 의장이 협상 기한을 줬지만, 여야가 합의점을 찾을 수 있을진 미지수다. 정치 공학적으로 민주당 입장에선 이번에도 법사위원장을 확보해야 문재인 대통령 국정운영에 필요한 제도와 자신들이 내세우는 기치를 입법화하기에 수월하기 때문이다.

국민의힘 입장에서도 민주당이 법사위원장 자리를 내주거나 원 구성 재협상에 나설 것이란 기대는 없는 분위기다. 다만 악법 저지를 위한 최후 보루를 뺏겼지만, 여당의 입법 독주와 원 구성 불협치를 부각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는 이점이 될 공산이 크다고 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bigstar@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