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쿠팡 쫓는 위메프, 2.9% 수수료율 자랑 '무색'
[단독] 쿠팡 쫓는 위메프, 2.9% 수수료율 자랑 '무색'
  • 김소희 기자
  • 승인 2021.04.28 16:1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업계 최저 수수료율 자랑하더니…"별도계약 안 하면 9% 적용"
최저는 상시딜 한정…투데이특가 등 행사는 수수료 추가 부담
위메프 본사 야경[사진=위메프]
위메프 본사 야경[사진=위메프]

위메프는 ‘업계 최저 판매수수료율 2.9%’ 시행을 홍보한 것과 달리 별도 계약을 체결하지 않은 중소 파트너사에 9% 판매수수료율을 우선 적용하고 있어 차별논란이 예상된다.

일각에선 쿠팡과의 경쟁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지만 노출 효과 확대보다 수수료율 인하에 무게를 둔 전략이 아쉽다는 말도 나온다.

위메프는 이달 21일 플랫폼 최저 판매수수료율인 2.9% 정책을 정식 시행한다고 밝혔다. 위메프는 올해 2월부터 신규 파트너사를 대상으로 테스트해 왔다. 위메프는 2.9% 판매수수료에 PG(전자지급결제대행) 수수료를 포함했고 상품 카테고리별로 차등을 두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본지 취재 결과 2.9% 판매수수료율은 위메프와 ‘S(셀러)그룹’ 계약을 별도로 체결한 파트너사에만 적용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S그룹으로 계약하지 않았다면 ‘B(브랜드)그룹’에 적용되는 9%의 판매수수료율을 부담해야 한다.

위메프는 4월1일부터 모든 파트너사를 S그룹과 B그룹으로 나누고 계약한 그룹에 따라 판매수수료율과 판촉·행사기획·관리지원 등 솔루션을 달리 운영하고 있다.

S그룹은 주로 중소업체로 위메프 전체 파트너사의 대부분이 여기에 속한다. S그룹은 △일반 상시딜, 검색특가 2.9% △투데이특가, 숫자데이, 반값특가 4.9% △위메프데이, 브랜드데이 7.9% 등 딜마다 판매수수료율이 상이하다.

B그룹은 통상 대기업으로 위메프에서 진행하는 모든 딜에서 9%의 판매수수료율이 일괄 적용된다. 대신 위메프로부터 각종 솔루션을 제공받을 수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위메프MD로부터) 운영 중인 B그룹과 S그룹의 수수료 정책이 4월19일부터 일부 변경, S그룹 계약 미동의 시 잠정적 B그룹으로 간주돼 특가나 행사에 참여할 때 B그룹의 9% 수수료율을 적용한다고 안내받았다”며 “기존에 진행하던 특가 수수료율보다 높아 부담이 커졌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2.9%라고 해서 특가나 행사에도 다 적용되는 줄 알았다. 노출효과가 없어 상대적으로 효율이 떨어지는 상시딜, 최저가에 무료배송이라는 조건이 달린 검색특가에 한해서라면 큰 메리트가 없다”고 주장했다.

실제 위메프의 2.9% 정책은 S그룹 일반 상시딜과 검색특가에만 해당된다. 이는 2.9%의 판매수수료율을 적용받기 위해서는 위메프와 S그룹 계약을 체결한 후 상시딜이나 조건을 맞춰 검색특가 딜을 진행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 위메프의 지원을 받으려면 S그룹이더라도 추가로 수수료를 더 내야만 한다.

위메프 관계자는 “S그룹이 2.9% 수수료 일괄 적용 대상이다. 이에 기존 파트너사와 2.9% 수수료 전환을 진행하고 있다. 현재 기존 파트너사의 15% 이상이 수수료를 조정했다. 연말까지 점진적으로 전환을 지속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도입 초기라 MD와 파트너사 간 커뮤니케이션 과정에서 일부 혼선이 있을 수 있다. 위메프는 특가 큐레이션을 차별화하고 있으며 이 과정에서 파트너사에 가격경쟁력 확보를 통해 매출 증대가 가능하다고 설명하고 있다”며 “S그룹도 희망하면 B그룹과 같은 9%의 수수료를 내면 적극적인 판촉, 행사기획, 관리지원 등 B그룹 솔루션을 제공받을 수 있다”고 부연했다.

하지만 관련업계는 위메프의 이번 전략을 두고 다소 아쉽다는 반응을 쏟아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MD들은 수수료율이 낮은 채널보다 노출이 더 잘 돼서 많은 매출을 낼 수 있는 채널을 찾고 있다. 매출이 떨어지면 수수료보다는 앱 내 더 좋은 위치에 노출될 수 있도록 해 매출이 오를 수 있게 하는 것이 먼저”라고 주장했다.

다른 관계자도 “쿠팡은 수수료가 부담돼도 입점하고 네이버는 별도의 광고비를 내도 입점한다. 그만큼 매출이 잘 나오기 때문”이라며 “수수료도 중요하지만 비용 대비 높은 수익을 얻는 게 더 중요하다. 위메프는 특가·행사조차 효율이 떨어져 입점을 고민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위메프는 쿠팡, 네이버쇼핑, SSG닷컴 등이 코로나19 여파로 성장한 것과 달리 되레 실적이 악화됐다.

위메프 매출액은 지난 2017년 4730억원에서 2018년 4294억원, 2019년 4653억원, 2020년 3853억원 등으로 하락세를 기록하고 있다.

반면 위메프와 2010년 하반기 같이 사업에 뛰어든 쿠팡의 매출액은 같은 기간 2조6846억원에서 2020년 13조2158억원(추정치)으로 급성장했다.

위메프가 최저 수수료 2.9 정책 시행[표=위메프]
위메프가 최저 수수료 '2.9% 정책' 시행을 알리며 제시한 포털 2개사와 판매수수료율 비교표[이미지=위메프]

[신아일보] 김소희 기자

ksh333@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