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총재 "올해 물가상승률, 전망 웃돌것…인플레 우려는 크지 않아"
이주열 총재 "올해 물가상승률, 전망 웃돌것…인플레 우려는 크지 않아"
  • 홍민영 기자
  • 승인 2021.03.24 10:5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국제 유가·농축산물 가격 급등 영향으로 '최근 1%대' 기록 중
"코로나 진정시 소비 급증할 수 있지만 지속 상승세는 아닐 것"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사진=한은)
이주열 한은 총재. (사진=한은)

이주열 한은 총재가 올해 물가상승률이 당초 전망치를 웃돌 수 있다면서도 인플레이션 우려는 크지 않다는 견해를 밝혔다. 최근 우리나라 물가상승률은 국제 유가와 농축산물 가격 급등 영향으로 1%대로 올라온 상태다. 이 총재는 코로나19 사태가 진정 국면을 보이면 억눌렸던 소비가 급증할 수 있지만, 지속적인 물가 상승을 가져오지는 못할 것으로 봤다.

24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이주열 한은 총재는 지난 23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최근 시장에서 제기되는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우려에 대해 언급했다.

이 총재는 "국내에서도 유가 상승 폭이 커지고 농축산물 가격이 급등하면서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0%대에서 1%대로 높아져 인플레이션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며 "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 전망치(1.3%)보다 높아질 것으로 보이지만, 여전히 물가안정 목표 수준(2%)을 하회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총재는 최근 물가 상승률이 높아진 것과 관련해 작년 2분기에 국제 유가가 큰 폭으로 하락한 데 따른 기저효과도 있는 것으로 봤다. 작년 2분기 중 국제 유가는 코로나19 확산 영향으로 배럴당 30달러대 초반 수준으로 급락한 바 있다. 이후 이달 중순까지 상승세를 지속해 60달러대에서 등락하다가 최근 며칠은 약세를 보이는 상황이다.

이 총재는 올해 하반기에도 물가 상승률이 대체로 1%대 중·후반 수준에서 등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앞으로 코로나 감염 상황이 빠르게 진정돼 그동안 억눌렸던 수요가 분출될 경우 인플레이션이 일시적으로 높아질 수는 있겠지만, 지속적으로 상승할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올해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에 대해서는 "향후 성장경로에 불확실성이 여전히 남아 있지만, 올해 국내 성장률은 종전 전망치(3.0%)보다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주요국의 확장적 거시정책과 백신 보급 확대 등에 따른 글로벌 경기 회복을 전망치를 뛰어넘는 경제성장 가능성의 이유로 들었다. 미국의 경우 대규모 추가 재정부양책이 확정되고,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계획보다 빠르게 진행되면서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올해 미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4.2%에서 6.5%로 상향조정했다는 점을 제시했다.

다만, 한은은 예상보다 물가상승률이나 경제성장률이 높아지더라도 당분간 완화적 통화정책을 유지할 계획이다.

이 총재는 "아직 실물경제 활동이 잠재수준에 미치지 못하고 있는 만큼, 우리 경제가 코로나19 충격에서 벗어나 정상궤도로 복귀했다고 보기 어렵다"며 "현재로서는 정책기조(완화적 통화정책)를 서둘러 조정할 상황은 아닌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hong93@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