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전 논란’ AZ 백신, 다 피하는데 계속 맞겠다는 정부
‘혈전 논란’ AZ 백신, 다 피하는데 계속 맞겠다는 정부
  • 한성원 기자
  • 승인 2021.03.17 15:5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유럽 20개국 백신접종 일시 중단… 한국은 ‘근거’ 타령
국내 사망자 중 ‘혈전생성’ 사례 보고… 인과성 불명확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정부가 최근 해외에서 ‘혈전생성’ 논란이 불거진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을 계획대로 접종하겠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백신 접종을 중단할 명확한 근거가 없다는 것이 정부의 생각이다.

하지만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 스웨덴 등 유럽 20여개 국가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을 일시 중단하고 있어 국민들의 불안은 커지고 있다.

보건당국은 17일 오후 가진 백브리핑을 통해 국내에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접종한 뒤 사망한 사람 가운데 혈전이 생성된 사례와 관련한 조사 결과 접종과의 연관성은 없다고 밝혔다.

김중곤 예방접종 피해조사반장은 “장기간 기저질환이 있는 분이고, 의무 기록상 다른 사망원인을 의심할 수 있는 소견이 있어서 예방접종보다는 다른 원인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했다”며 “백신과의 인과관계가 없다고 결론 내렸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사망 당시 진료했던 의료진의 사인 판단은 흡인성 폐렴이었다”면서 “호흡기 계통의 문제로 사망했다고 본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이날 오전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은 보도 참고자료를 내고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계획대로 접종하겠다고 발표했다.

혈전증의 경우 코로나19 백신 이상반응에 포함된 질환이 아니고, 현재 국내에서 접종 중인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혈전생성 논란이 있는 유럽의 백신과 다른 제품이라는 것이 추진단의 설명이다.

하지만 이후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이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국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 후 사망자 가운데 혈전이 생성된 사례가 있다고 언급하면서 논란은 가중됐다.

이 사례에 대해 박영준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 이상반응조사지원팀장은 “기저질환이 있는 60대분이 2월26일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접종했고, 3월6일 사망했다”면서 “해당 사례는 호흡부전으로 신고됐고, 부검 유관 소견상 혈전이 있다고 보고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일각에서는 질병청이 이번 사례에 대한 사실여부 확인을 미루면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안전성에 대한 논란을 키웠다고 지적하고 있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 후 혈전이 생성된 것이 사실이라면 투명하게 공개했어야 하고, 사실이 아니라면 적극 해명에 나서야 했지만 정 청장의 국회 언급 이후 공식 백브리핑까지 이에 대한 사실여부 확인을 미루면서 오히려 국민들의 혼란을 초래한 셈이다.

정은경 청장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부작용이 ‘혈전’이라고 단정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아직 근거가 명확하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이어 “질병청 직원들도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접종하고 있는 만큼 국민들 역시 백신을 맞아도 된다”면서 “백신의 안전성에 대해서는 모니터링을 지속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swhan@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