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증권' 배당 짠돌이 논란에 전문가 "성장 위한 실탄 필요"
'키움증권' 배당 짠돌이 논란에 전문가 "성장 위한 실탄 필요"
  • 고수아 기자
  • 승인 2021.03.16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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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배당성향 10.97%...이현 사장 임기 중 최저
규모 확대 목표 자본 확충에 경영·투자 전략 초점
이현 키움증권 사장 및 서울 여의도 키움증권 사옥. (사진=키움증권·신아일보DB)
이현 키움증권 사장과 서울 여의도 키움증권 사옥. (사진=키움증권·신아일보DB)

코로나19 사태 발발 이후 동학개미 운동의 최대 수혜주로 꼽히는 키움증권이 작년 결산배당안을 공시한 가운데, 일각에서는 배당이 너무 짜다는 불만이 나온다. 키움증권의 이번 배당성향은 11% 수준으로 지난 3년간 키움증권의 고성장세를 이끌어 온 이현 사장 취임 이래 최저치다. 다만, 증권가 전문가들은 현재 키움증권의 경영과 투자 판단 모두 배당보다는 성장성에 무게 중심을 두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지금은 배당성향 상향보다 자본 확충이 중요한 시점이라는 진단이다.

1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키움증권은 지난 11일 보통주 1주당 3000원, 우선주 1주당 4422원 현금 결산배당을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이번 배당안은 이현 사내이사 선임 건과 함께 오는 29일 서울 여의도 키움파이낸스스퀘어빌딩에서 열리는 제22기 정기주주총회에 상정된다. 

배당안이 정기주총에서 확정되면 키움증권의 작년 시가배당율은 보통주 기준 2.4%, 배당금총액은 전년 577억원 대비 33.8% 증액된 772억원이 된다.

키움증권 관계자는 "주주환원 부분도 고려하고, 향후 영업성장률 측면도 함께 감안해서 (배당률을) 책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번 현금배당에 대한 반응은 미적지근하다. 키움증권이 작년 사상 최대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는데, 이 중 현금으로 지급하는 배당총액의 비율인 배당성향은 오히려 전년 대비 감소했다는 불만이 나온다. 최근 포털사이트 종목토론실 등 주식 투자자들의 여론을 확인할 수 있는 공간에서도 키움증권 소액주주들의 볼멘소리가 심심치 않게 보인다.

배당안을 보면 키움증권의 작년 배당성향은 10.97%로 전년 15.92%, 이현 사장 부임 첫 해인 지난 2018년 24.69%보다 현저히 낮고, 이전2017년(11.96%) 수치와 유사한 수준이다. 작년 순이익 증가액이 배당금 증가액을 크게 웃돌면서 최근 4년간 가장 낮은 배당성향을 기록할 예정이다.

여기에 증권업종 내 시가총액이 조단위인 종목 중에서도 키움증권은 메리츠증권(39.4%)과 삼성증권(38.6%), NH투자증권(36.5%), 한국금융지주(20%), 미래에셋대우(15.6%)에 이어 최하위권 자리를 지키게 될 전망이다. 

증권업종 시가총액 1~6위 증권사 2019년·2020년 배당성향·순이익·배당금총액. (자료=금감원 전자공시시스템)
증권업종 시가총액 1~6위 증권사 2019년·2020년 배당성향·순이익·배당금총액. (자료=금감원 전자공시시스템)

키움증권의 지난 15일 종가 기준 시총은 3조1045억원으로 증권업종에서 시총 3위와 4위인 삼성증권(3조5006억원), NH투자증권(3조2081억원)에 밀려 5위를 기록 중이다. 메리츠증권(2조9540억원)보다는 한 계단 앞서고 있다.  

작년 순이익 기준으로는 8000억원대를 기록한 시총 1위 미래에셋대우(6조1692억원)와 2위 한국금융지주(4조8426억원) 바로 다음인 3위까지 치고 올라선 상황이다. 키움증권의 작년 당기순이익은 7033억원으로 전년 대비 93.8% 증가했다. 같은 해 NH투자증권과 삼성증권, 메리츠증권 순이익도 모두 증가했지만, 규모로는 5000억원대에 그쳤다.  다만, 키움증권의 자기자본은 작년 말 2조9000억원 수준으로 이들 증권사 중 가장 낮다.

이런 가운데 증권가 전문가들은 현 상황에서 키움증권의 경영전략과 투자 관점 모두가 배당보다는 성장성에 초점을 맞추고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어떤 상장기업이든 배당의 많고 적음이 옳고 그름으로 규정될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구경회 SK증권 연구원은 "키움은 증권업종 내 고성장주에 속한다. 특히 외형을 키워 대형 IB로까지 성장을 원하는 것으로 추정된다"며 "그렇다면 당장 배당보다는 자기자본을 모아서 성장한다는 어떻게 보면 뚜렷한 관점이 있을 것이고, 투자자 관점에서도 다른 배당 증권주 대신 키움증권을 선택한 목적은 다를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강승건 KB증권 연구원은 "회사가 자본을 늘리는 게 좋을지, 배당을 하는게 좋을지는 그 회사가 처한 환경에 따라 많이 다르다. 그래서 배당성향에 대해 좋고 나쁨을 따지기는 어렵다"며 "또, 본래 키움증권은 배당을 내세우는 종목이 아니다. 현재 시점에서는 자본 확대가 중요한 부분이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한편, 키움증권은 주요 신사업인 종합금융투자사업자(종투사) 및 마이데이터 진출 기반을 다지고 있다. 또, 국내·해외 상품을 통합한 차세대 MTS(모바일 트레이딩 시스템)를 올해 하반기 또는 연내 출시를 목표로 개발 중이다. 

swift20@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