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성기' 누렸던 임종석, 연일 이재명 견제… 대권 시동 주목
'전성기' 누렸던 임종석, 연일 이재명 견제… 대권 시동 주목
  • 석대성 기자
  • 승인 2021.02.14 0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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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석, 이재명 '기본소득' 맹비난… "생활임금제 이미 시행"
친문 적자 후보 없어 기대주 등국… 여권, 존재감 두각 관심
이재명 경기지사가 각종 여론조사에서 차기 대권 지지율 1위를 지키며 여권 내 독주체제를 지키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 정세균 국무총리,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을 비롯한 잠룡들은 일제히 이 지사를 겨냥한 견제 메시지를 내며 '반(反)이재명' 대오를 형성하는 모습이다. (사진=연합뉴스)
이재명 경기지사가 각종 여론조사에서 차기 대권 지지율 1위를 지키며 여권 내 독주체제를 지키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 정세균 국무총리,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을 비롯한 잠룡들은 일제히 이 지사를 겨냥한 견제 메시지를 내며 '반(反)이재명' 대오를 형성하는 모습이다. (사진=연합뉴스)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기본소득'을 두고 연일 비판 수위를 높이고 있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누르고 대세로 등극한 이 지사를 압박하면서 일각에선 임 전 실장이 차기 대통령 선거 행보를 본격화 한 것 아니냐 관측이 나온다.

임 전 실장은 최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잇따라 글을 올리며 이 지사가 제안한 기본소득제 도입론을 비판했다.

임 전 실장은 지난 8일 "이 지사는 (기본소득으로) 1인당 연간 100만원을 당장 시작하자고 한다"며 "약 52조원의 예산이 필요한 반면 국민 1인당 돌아가는 금액은 월 8만3300원"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알래스카 외에는 하는 곳이 없고, 기존 복지제도의 대체재가 될 수 없다'는 표현이 뭐 그렇게 틀린 말도 아닌데 (이 지사가) 이 대표의 지적에 화를 많이 내셨다"며 "지도자에게 철학과 비전(목표)만이 필요한 것이 아니라 때론 말과 태도가 훨씬 중요하다"고 직격했다.

지난 9일에는 이 지사가 올린 '이 시대의 새로운 가치로 교황께서도 제안한 기본소득'이란 글을 언급하면서 "교황이 제안한 것은 이탈리아어로 salario universale, 우리말로 옮기면 보편적 임금 또는 보편적 기본임금"이라며 "우리 사회에서 시도해본 일(보편적 임금) 중에는 아마도 공공부문에서 확산하고 있는 생활임금제도가 비슷한 개념이 아닐까 싶다"고 부각했다. 이미 전국 지방자치단체 대부분이 시행하고 있다는 것이다.

임 전 실장의 이같은 제동은 이 지사가 지난 대선 정국 당시 경선 과정에서 '영원한 대세는 없다'고 문재인 대통령을 몰아붙이며 친문 지지층과의 갈등을 야기했던 것을 복기시키려는 것으로 읽힌다.

문재인 정부 출범과 함께 초대 비서실장을 지낸 임 전 실장은 운동권 출신 '86세대(1980년대 학번, 1960년대생)'를 대표하는 인물이자 친문의 핵심 인사 중 하나다.

현재 민주당 이 대표와 정세균 국무총리도 대권 가도를 달리고 있지만, 문 대통령의 국정운영에서 핵심 역할을 하고 있는 이들은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문 대통령 지지율 역시 불안정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과거 전성기를 누렸을 때 문 대통령을 보필했던 임 전 실장이 더욱 부각될 공산이 크다.

앞서 2019년 1월 비서실장을 사임한 임 전 실장은 지난해 6월 남북경제문화협력재단 이사장을 맡아 정치와 거리를 둬 왔다. 현재 명실상부한 적자 후보가 없다는 점에서 친문 진영에선 임 전 실장이 존재감을 드러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다만 임 전 실장의 주장에 대한 견제구도 범여권에서 나오고 있다.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은 SNS에 임 전 실장을 겨냥해 "기본소득은 불쌍하고 가난한 사람을 돕는 정책이 아니다"라며 "임 전 실장의 '공정'과 '정의'는 무엇인가"라고 물었다.

그러면서 "정치는 형님-동생 하는 친소관계에서 이뤄지는 일이 아닌, 국민과 나라의 미래를 그리는 일이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동시에 '태도'에 대한 얘기가 '합리적 대화'를 막는 언어가 되지 않길 바란다"고 비난했다.

bigstar@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