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경련 "코로나19 여파로 미·중 글로벌 가치사슬 지역화 심화"
전경련 "코로나19 여파로 미·중 글로벌 가치사슬 지역화 심화"
  • 이성은 기자
  • 승인 2020.12.14 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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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부품소재 수입 비중 하락…미국, 완제품 자체 생산기능 강화
무역통계시스템(K-stat)을 바탕으로 재구성한 중국 부품소재 수·출입 통계(위)와 미국 부품 소재 수·출입 통계. (사진=전국경제인연합회)
무역통계시스템(K-stat)을 바탕으로 재구성한 중국 부품소재 수·출입 통계(위)와 미국 부품 소재 수·출입 통계. (사진=전국경제인연합회)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올해 미국과 중국의 글로벌 가치사슬(GVC; Global Value Chain) 지역화(자체생산) 경향이 심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는 무역통계시스템(K-stat) 자료를 바탕으로 미국과 중국, 한국의 중간재(부품소재) 교역 실적을 분석한 결과 이 같이 나타났다고 14일 밝혔다.

전경련에 따르면 올해 1∼7월 중국의 전체 무역 규모는 2조4482억달러(약 2670조5000억원) 전년 동기 2조5535억달러(약 2785조원) 대비 4.1% 감소했다.

같은 기간 부품소재 수입액만 놓고 보면 4832억달러(약 627조원)에서 3055억달러(약 333조원)로 36.8% 줄었다. 같은 기간 중국의 전체 수입액 중 부품소재 비중도 41.6%에서 27.5%로 14.1%포인트(p) 하락했다.

중국이 GVC 상에서 수입한 부품 소재를 가공·조립해 완제품을 수출하는 역할을 담당한 점을 고려하면 코로나19로 부품소재 수입이 어려워 자국 내 조달 비율을 높인 것으로 풀이된다.

강력한 규제로 어려움을 겪는 화웨이와 SMIC 등 중국 기업들은 자체 생산 공장을 중국 내 건설한다는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앞으로 미국과 무역 분쟁이 지속될 경우 중국의 자국 내 부품소재 조달 경향은 더욱 강화될 전망이다.

반면 완제품 수입 비중이 높았던 미국은 코로나19 이후 부품소재 수입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은 올해 1∼9월 전체 수입액 중 부품소재의 비중이 전년 동기 대비 3.9%p 증가했다. GVC 상에서 소비 기능을 맡았던 미국은 완제품 자체 생산기능이 강화된 영향이 큰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미국 제조업 경기 동향을 보여주는 PMI(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는 올해 10월 59.3을 나타내며 2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또 올해 6월부터 6개월 연속 50 이상을 기록해 미국 내 제조 기능이 확장되고 있단 점을 보여주고 있다.

반면 한국은 코로나19에 따른 GVC 재편 움직임이 뚜렷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 중간재 수출은 올해 1∼10월 기준 2936억달러(약 320조2000억원)로 전년 동기 3204억달러(약 350조원) 대비 8.4% 감소했으며 중간재 수입은 같은 기간 2083억달러(약 227조원)에서 1923억달러(약 210조원)로 7.7% 줄었다.

또 중간재 교역의 주요 대상국과 비중은 거의 변하지 않았다. 전체 무역액에서 중간재가 차지하는 비중도 지난해 60.7%에서 올해 60.9%로 비슷한 수준이었다.

전경련은 우리나라가 중국 중심으로 짜여진 GVC를 단기간에 재편하기 쉽지 않은 점이 GVC 재편 움직임이 뚜렷하지 않은 원인으로 분석된다

유환익 전경련 기업정책실장은 “이번 분석을 통해 코로나19 이후 중국은 부품소재 자체조달 확대, 미국은 완제품 생산 확대라는 GVC 지역화 움직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한국은 전체 무역 중 중간재의 비중이 약 60%에 달하고 공급망에서 특정 국가 비중이 높아 앞으로 리스크 경감을 위해 부품소재(중간재)의 자체조달 역량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sele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