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최태원-구광모 '신경영' 퍼즐 완성…신구조화 시동
이재용-최태원-구광모 '신경영' 퍼즐 완성…신구조화 시동
  • 송창범 기자
  • 승인 2020.12.08 1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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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이재용, 10년 함께 할 사장단 구축…회장 승진은 '내년 초'
SK 최태원, 조대식의장 중심 'ESG경영' 가동…40대 사장과 함께
LG 구광모, 부회장 3인방 유지속 45세이하 신규임원 승진자 20%
현대차 정의선, 회장 후 첫 인사…연말, 부회장 세대교체 '촉각'
(왼쪽부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사진=각사)
(왼쪽부터)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정의선 현대차 회장, 최태원 SK 회장, 구광모 LG 회장.(사진=각사)

삼성, SK, LG가 신경영 체제를 구축했다. 이재용 부회장, 최태원 회장, 구광모 회장 모두 ‘신구 조화’란 공통카드를 꺼낸 결과다.

4대그룹 중 정의선 회장이 이끄는 현대자동차그룹을 제외하고 각 그룹 총수는 함께 할 인사의 큰 틀을 완성했다. 이들 총수는 그룹을 떠받치는 큰 기둥은 유지한 채 나머지 사장과 임원을 과감하게 젊은피로 교체해 배경을 두고 이목은 집중되고 있다.

8일 재계에 따르면, LG그룹을 시작으로 삼성그룹과 SK그룹이 연이어 ‘2021 사장단 및 임원인사’를 마무리 지었다. 현대차그룹은 이달 중순 이후 인사를 단행할 전망이다.

이재용 부회장은 국정농단 재판 진행 속에서도 10년 후 시장을 내다본 인사를 단행해 이목을 끌었다. 고(故) 이건희 회장 별세 후 첫 인사로 자신만의 색깔을 나타내는 인사를 발탁했다는 평가다.

삼성은 안정을 위해 삼성전자 김기남 부회장, 김현석 사장, 고동진 사장 등 ‘빅(Big)3’ 사장단은 유지했지만, 그 외 대부분 사장급은 50대로 갈아치웠다. 이번 인사 사장 승진자 5명 중 4명이 50대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 사업부문 사장 10명 중 8명이 50대로 채워졌다. 이 부회장이 신구조화를 만들고, 동시에 자신과 10년을 함께 할 사장단을 구축했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차세대 CEO(최고경영자) 후보군인 부사장층도 두텁게 만들었다. 이번 인사를 통해 승진한 부사장은 총 31명이다. 또, 부사장 외 연령, 연차에 상관없이 발탁 승진한 임원은 25명으로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이 부회장 체제를 공고히 하겠다는 포석으로도 풀이된다.

이와 함께 이 부회장은 재판이 마무리 된 이후 내년 정기총회에서 회장 자리에 오를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다.

최태원 회장은 최측근들을 부회장 반열에 올리며 SK의 위상을 높이는 인사를 단행했다. 박정호 SK텔레콤 사장과 유정준 SK E&S 사장을 부회장으로 승진시켜 부회장 5인 시대를 만들었다. 여기에 그룹 컨트롤타워이자 2인자 격인 SK수펙스추구협의회 조대식 의장을 또다시 연임시키며 큰 줄기는 이어갔다.

조 의장의 3연임은 최 회장의 ESG 경영 로드맵 구체화를 시키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ESG 경영에 맞춘 그룹 최고협의체도 바뀌었다. 협의회는 △거버넌스위원회 △환경사업위원회 △ICT위원회 △전략위원회 △커뮤니케이션위원회 △인재육성위원회 △소셜밸류(SV)위원회로 재편됐다. 또 이번 인사에선 40대의 추형욱 SK 투자1센터장을 SK E&S 사장으로 승진시키는 파격인사를 단행하며 신구조화를 위한 시동을 걸었다.

구광모 회장은 LG그룹의 버팀목 역할을 하는 ‘빅4’ 부회장 중 3인방을 유임시켰다. 최근 숙부인 구본준 고문이 계열분리를 확정지은 만큼 권영수, 신학철, 차석용 부회장을 유지시켜 구광모 체제를 공고히 하겠다는 분석으로 풀이된다. 다만, 계열사별 임원인사에서는 삼성과 마찬가지로 젊은 임원들을 대거 발탁, 안정 속 혁신을 선택했다.

LG 주요 계열사 CEO는 대부분 50대로 채워졌다. 하현회 LG유플러스 부회장 CEO가 물러나면서 바통을 이어 받은 황현식 사장과 지난해 취임한 권봉석 LG전자 사장, 정호영 LG디스플레이 사장 등 함께 IT전자 계열 CEO가 모두 50대로 바뀌었다. 특히 임원 승진자 124명 중 45세 이하 신규임원(약 20%)이 24명에 달했다. LG 또한 신구조화를 위한 인사재편이 이뤄졌다는 분석이다.

한편 연말에 인사를 단행할 현대차그룹은 정의선 회장 승진 후 첫 인사 단행으로 변화에 촉각이 모아진다. 자신을 지켜온 경영진들의 부회장 승진이 최대 관심사다. 정 회장이 강조해온 모빌리티 혁신을 함께 한 임원들은 이원희 현대차 사장, 하언태 국내생산담당 사장, 김걸 기획조정담당 사장, 공영운 전략기획담당 사장, 이광국 중국사업 총괄 사장 등이 꼽힌다.

kja33@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