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C '그릭슈바인' 오프라인 매장 철수…간편식 중점 영업
SPC '그릭슈바인' 오프라인 매장 철수…간편식 중점 영업
  • 박성은 기자
  • 승인 2020.12.07 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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쉐이크쉑과 대표 외식 브랜드로 떠올랐지만 줄줄이 폐점
저조한 시장 반응, 낮은 경쟁력 이유…온라인 무대 사활
최근 폐점된 그릭슈바인 서울역점(사진 왼쪽)이 위치한 건물은 현재 공실인 상황이다. (사진=박성은 기자)
최근 폐점된 그릭슈바인 서울역점(사진 왼쪽)이 위치한 건물은 현재 공실인 상황이다. (사진=박성은 기자)

SPC그룹이 ‘쉐이크쉑’과 함께 대표 외식 브랜드로 키우겠다고 공언한 ‘그릭슈바인’은 매장 철수 수순을 밟을 전망이다. 그릭슈바인 운영 주체인 SPC삼립은 변화하는 소비 트렌드에 맞춰 온라인과 가정간편식(HMR)에 중점을 두고 영업·마케팅을 강화한다는 방침인 가운데, 매장 철수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SPC가 ‘메쯔거라이(Metzgerei, 독일식 육가공 제품 판매점)’를 표방하고 2014년 8월 첫 문을 연 그릭슈바인 매장은 론칭 7년도 채 안 돼 영업장 전면 철수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그릭슈바인은 SPC가 전략적으로 육성한 외식 브랜드다. 2014년 1호점인 양재점을 시작으로 스퀘어강남점·서울역점·인천공항점·여의도점에 이어 2016년 7월 판교알파돔점까지 약 2년간 6개 매장을 잇달아 개설했다. 

하지만, 그 이후엔 더 이상 오프라인 매장을 늘리지 못했다. 인천공항점과 여의도점, 판교알파돔점은 최근 1~2년 새 소리 소문 없이 영업을 중단했고, 올 5월엔 1호점인 양재점이 문 닫았다. 이달 초엔 서울역점도 폐점됐다. 

현재 남은 그릭슈바인 매장은 스퀘어강남점 1곳이다. 스퀘어강남점은 SPC 외식브랜드 다수가 모인 편집형 매장이라는 특성을 감안할 때 사실상 그릭슈바인의 단독 사업장은 전면 철수된 셈이다. 그나마, SPC스퀘어에 입점한 그릭슈바인 매장도 곧 다른 외식 브랜드로 교체될 것이라는 얘기가 새나오고 있다. 

그릭슈바인은 독일식 육가공요리와 맥주를 제공하는 캐쥬얼 펍(Pub) 레스토랑이다. 첫 출점 당시 수제맥주 붐이 일어날 때에 맞춰, 강남과 이태원, 홍대 등지에서 유럽식 정통 소시지를 앞세운 메쯔거라이 콘셉트의 매장들이 우후죽순 생겨나던 시기였다. 

SPC삼립은 주 소비층인 2030세대 젊은층과 직장인을 겨냥해 육가공 전문 계열사인 그릭슈바인을 앞세워 외식사업을 시작했고, 한동안 순항한 듯 보였다. 

그릭슈바인 SPC스퀘어점 매장 모습. 그나마 남은 1곳도 곧 철수할 것이라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제공=SPC삼립)
그릭슈바인 SPC스퀘어점 매장 모습. 그나마 남은 1곳도 곧 철수할 것이라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제공=SPC삼립)

실제, SPC삼립은 론칭 2년째 점포당 평균 월 매출은 전년보다 2배 이상 늘고, 6호점인 판교알파돔점의 경우 120여석의 대형 점포에도 불구하고 오픈 한 달 만에 1만명에 방문할 만큼 인기를 끌고 있다고 집중 홍보했다. 그릭슈바인 외식 매장을 본격 육성하고자 독일 육가공 전문회사 ‘쉐퍼(Schafer)’와 기술제휴를 맺고, 독일정부 인증의 육가공 마이스터(Meister, 기술명장)들과 함께 수준 높은 정통 독일식 메뉴들을 선보이기도 했다. 

또, 2018년까지 그릭슈바인 매장을 20곳으로 확대해 쉐이크쉑과 함께 SPC그룹의 외식사업을 이끄는 대표 주자로 키우겠다고 공언했었다. 

하지만, 이런 기대와 달리 생각보다 저조한 소비자 반응과 빠르게 변화하는 외식 트렌드에 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하면서 매장 영업은 침체를 겪었고, 올 들어 코로나19라는 대형 악재까지 겹치면서 결국 그릭슈바인의 외식사업은 철수 수순을 밟게 됐다.

반면, 쉐이크쉑은 지난달 대전 타임월드점을 출점하며 수도권과 부산, 대구 등 지방까지 14개 매장으로 확장하며 그릭슈바인과 대조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SPC삼립이 2018년 7월 자회사인 그릭슈바인을 다른 계열사인 밀다원, 에그팜과 함께 식품사업부문으로 합병을 시킨 점도 이미 그릭슈바인의 외식 매장 경쟁력을 낮게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와 관련해 SPC삼립은 그릭슈바인의 외식 매장에 대한 추가 출점이나 폐점에 대한 계획은 정해진 게 없다는 입장이다. 대신, 육가공 브랜드로서 햄·소시지·선물세트 등 B2C(기업 대 소비자 거래) 사업을 강화한다고 밝혔다. 

SPC삼립 관계자는 “서울역점은 임대차 계약이 만료된 것으로, 재계약을 진행하지 않을 것”이라며 “현재 그릭슈바인은 다양한 제품 라인업을 갖춰 대형마트·편의점·온라인 등의 유통채널 위주로 판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최근 소비 트렌드에 발맞춰 간편식 사업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부연했다.

parks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