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주식시장 결산] 한국금융지주 주가, '증시 호황'이 견인…내년엔 카뱅 상장도 변수
[2020 주식시장 결산] 한국금융지주 주가, '증시 호황'이 견인…내년엔 카뱅 상장도 변수
  • 고수아 기자
  • 승인 2020.12.06 12:2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위탁매매·IB 수익 중심 실적 증가로 연저점 대비 152% 주가 상승
전문가 "다양한 자회사 포트폴리오·보유 지분 가치 재평가 주목"
2020년 1월2일~12월4일 한국금융지주 주가 차트. (자료=한국투자증권 HTS)
2020년 1월2일~12월4일 한국금융지주 주가 차트. (자료=한국투자증권 HTS)

최근 한국금융지주 주가는 증시 호조에 따른 핵심 자회사 한국투자증권의 호실적을 비롯해 자산운용, 캐피탈, 저축은행 성장세 등에 힘입어 3월 연저점 대비 152%가량 상승한 상태다. 앞으로 주가 흐름은 개인 투자자금 유입 지속 여부와 카카오뱅크 보유 지분 가치 평가 정도 등에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4일 기준 한국금융지주 주가(이하 종가 기준)는 전날보다 2800원(3.59%) 상승한 8만700원으로 장을 마쳤다. 

이는 연저점(3월23일)인 3만2000원보다 152.2% 오른 수치다. 다만, 연고점(9월7일) 8만2200원보다는 1.82% 낮다.

전문가들은 올해 한국금융지주 주가 흐름에 대해 핵심 자회사인 한국투자증권의 실적 개선과 자산운용, 캐피탈, 저축은행 등 자회사들의 이익 기여, 올해 공모주 청약 흥행, 카카오뱅크 지분 가치 재평가 등이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했다. 

앞서 1분기 한국금융지주의 지배주주 순손실은 1134억원이다. 당시 한국투자증권이 2008년 금융 위기 이후 약 11년 만에 처음 적자전환했다. 지난 3월 글로벌 증시 변동성으로 인해 한국투자증권의 주가연계증권(ELS) 등 파생운용에서 대규모 평가손실이 발생했다. 

반면, 한국금융지주의 2분기 순이익은 2958억원으로 분기 기준 사상 최대 실적을 시현하면서 놀랄만한 회복세를 보였다. 

장효선 삼성증권 연구원은 "한국금융지주는 2분기 어닝 서프라이즈를 통해 부진했던 전 분기 실적을 완벽하게 만회했다"며 "이는 연결 대상 자회사들의 평가가치 회복 및 대규모 주가연계증권(ELS) 운용손실로 부진했던 트레이딩 수익이 채권과 발행어음 운용 호조로 대규모 흑자전환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특히, 한국금융지주 주가는 지난 9월1일부터 5거래일 연속 강세를 보였다. 연중 최고점인 7일 종가는 전날 대비 19.13%, 8월31일보다 35% 급등한 수준이다. 한국투자증권이 하반기 공모주 청약 열풍의 주역인 SK바이오팜과 카카오게임즈, 빅히트엔터테인먼트 등 대어급 IPO(기업공개)에 주관사로 참여하면서 전통적 강점인 IB 역량이 알려진 것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정준섭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한국금융지주의 주가는 카카오게임즈 IPO 흥행, 카카오뱅크 지분가치 기대감에 힘입어 강세를 나타냈다"며 "IPO 흥행은 수수료 수익뿐 아니라 거액의 예탁금 유치와 다수의 신규 고객 확보 측면에서도 긍정적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3분기 실적도 시장 예상치에 부합하는 2386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하면서 이익 체력이 정상화됐다는 평가를 받았다. ROE는 올해 3분기 기준 16.8% 수준으로, 4대 증권사 평균치 13.0%보다 3.8%p 높게 나타났다. 특히, 한국투자증권의 3분기 순익은 2589억원으로, 전 분기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4.2%와 106.3%나 늘었다. 

김지영 교보증권 연구원은 "3분기 이익이 전년 대비 증가한 이유는 개인 주식투자 증가로 인한 위탁매매 수익 증가와 파생결합증권(ELS·DLS) 수수료 수익 증가, 견조한 IB부문 실적 시현 때문"이라며 "자산운용사 합산 AUM(총관리자산)도 60조6000억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갱신했다"고 분석했다. 

또, 그는 "수익다변화를 통한 이익 증가와 양호한 자회사들의 실적 시현을 바탕으로 대형 증권사 중 높은 ROE를 시현했다"며 "카카오뱅크 2대 주주로서의 프리미엄에 최근 카카오뱅크 유상증자 소식도 증시 랠리에 힘입어 긍정적으로 해석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울시 영등포구 한국금융지주 사옥. (사진=신아일보DB)
서울시 영등포구 한국금융지주 사옥. (사진=신아일보DB)

한국금융지주는 카카오뱅크 보통주 104만8979주(1주당 액면가 5000원)를 약 247억원에 추가 취득한다고 지난 3일 공시했다.    

한국금융지주 관계자에 따르면, 한국금융지주와 손자회사인 한국밸류자산운용의 합산 지분율은 종전 33.53%에서 유상증자 완료 후 31.78%로 바뀐다. 총 보유주식 수는 한국금융지주가 1904만8978주(지분율 4.9%→4.67%)며, 한국밸류자산운용이 1억1048만4082주(지분율 28.6%→27.1%)가 된다.

카카오뱅크는 한국금융지주와 카카오가 합작 설립한 인터넷전문은행으로 한국금융지주는 현재 지분율 30% 이상으로 2대 주주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제3자·구주주 대상 총 1조원 규모 유증(보통주 4255만6595주·주당 2만3500원)을 지난 10월과 11월에 각각 확정하는 등 내년 IPO 준비에 속도를 내고 있다. 증권사에서 추정하는 카카오뱅크의 기업가치는 9조3000억~9조6000억원, 장외 시장에서 시가총액은 30조원에 이른다. 

이에 따라 앞으로 한국금융지주 주가의 변수로 지목되는 카카오뱅크의 상장 이슈 수혜가 본격화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김고은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한국금융지주 계열사의 (카카오뱅크) 지분율은 33.5%에서 31.8%로 변화해 올해 4분기 약 1200억원이 인식될 전망"이라며 "카카오뱅크의 상장이 가시화되면서 보유 지분 가치가 부각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한다"고 예상했다.

정준섭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한국금융지주는 향후 카카오뱅크 IPO시 시장 가격에 따라 신주 발행에 따른 지분율 하락만큼 지분법 처분이익을 인식할 예정"이라며 "한국금융지주가 보유한 카카오뱅크 지분은 기업가치에 어떤 형태로든 플러스 알파(α)로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swift20@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