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해진 추경 민심, 명절 앞두고 흔들… 정치권 촉각
불안해진 추경 민심, 명절 앞두고 흔들… 정치권 촉각
  • 석대성 기자
  • 승인 2020.09.28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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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대북규탄결의안' 채택 무산… "국민의힘이 반대"
野, 긴급의총 실시… "잠시 모면하면 지나갈 것 같나"
다가오는 '야당의 시간'… 추석 끝나고 본격 공세 전망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가 28일 오후 대전시 유성구 어은동 한국생명공학연구원을 찾아 직원들과 간담회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가 28일 오후 대전시 유성구 어은동 한국생명공학연구원을 찾아 직원들과 간담회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북한의 남측 공무원 피살 사건과 관련해 여당이 애매한 수습으로 공분을 사는 모양새다. 4차 추가경정예산안 투입으로 달랜 민심이 이번 사건으로 또다시 요동치고 있다.

김영진(더불어민주당)·김성원(국민의힘) 원내수석부대표는 28일 '대북 규탄 결의안' 채택을 위한 비공개 논의에 들어갔지만, 야당이 다음달 6일 긴급현안질의할 것을 재차 요구하면서 결국 무산했다.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소속 의원 전원에 "오늘 본회의를 개최해 대북 결의안을 채택하려 했으나, 국민의힘 반대로 무산됐다"고 문자를 보내기도 했다.

민주당은 앞서 해양수산부 소속 어업지도원 피격에 대해 북한을 지탄하며 국회 차원의 '대북 규탄 결의안'을 추진하겠다고 나선 바 있다.

하지만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사과 후 태도를 유화적으로 선회했고, 결의안 내용에 대한 수위 조절이 불가피해졌음을 시사했다. 국민의힘은 정부 상대 긴급현안질의를 요구했지만, 이 역시 정쟁 확산을 이유로 반대 기조를 피력했다.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와 의원들이 28일 국회 본청 앞 계단에서 열린 '북한의 우리 국민 학살만행 규탄 긴급의원총회'에서 "국민 사살 대통령 침묵 이것이 나라냐, 현안질문 회피하는 정부여당은 비겁하다" 등을 외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와 의원들이 28일 국회 본청 앞 계단에서 열린 '북한의 우리 국민 학살만행 규탄 긴급의원총회'에서 "국민 사살 대통령 침묵 이것이 나라냐, 현안질문 회피하는 정부여당은 비겁하다" 등을 외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여당의 입장 변화에 반발한 국민의힘은 이날 국회 본청 앞에서 긴급 의원총회를 열고 진상규명을 촉구하고 나섰다.

특히 주호영 원내대표는 이 자리에서 "민주당은 국회 국방위원회가 합의로 채택한 '대북 규탄 결의안'마저 거부하고 있을 뿐 아니라 긴급현안질문도 거부하고 있다"며 "이낙연 민주당 대표는 당에 공동진상조사특별위원회를 만들겠다며 (사태를) 잠시 모면하면 지나갈 것처럼 태도를 취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 문재인 대통령의 행적 등을 문제 삼으면서 국군통수권자 자격이 없다고 몰아붙였다.

수세에 몰린 민주당은 '종전선언 촉구 결의안'을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 올리면서 국면 전환을 시도했지만, 되려 논란을 키웠다.

이날 외통위가 전체회의에 상정한 '한반도 종전선언 촉구 결의안'은 지난 6월 16일 김경협 의원 등 174명이 발의했다. 국회법상 결의안은 위원회 회부 50일이 지나면 자동 상정한다.

외통위 민주당 간사 김영호 의원은 이를 두고 "이미 숙려기간을 충족했기 때문에 법안심사소위원회에 올려 국민 눈높이·정서를 감안해 심도 있게 논의해야 한다"고 부각했다.

윤건영 의원 역시 "국민 모두 울분을 가지고 있다"면서도 "여러 상황과 남북관계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 절차대로 심의하자는 것"이라고 말했고, 안민석 의원은 "지금일수록 때가 맞다"며 "이럴 때일수록 우리가 평화의 길을 포기하지 않고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국민의힘 간사 김석기 의원은 "지금 같은 상황에서 결의안 두 개를 추진하는 건 말이 안 된다"며 "우리 국민이 북한에 의해 무차별로 생명을 잃었는데 아무 일 없었던 것처럼 (종정선언 촉구) 결의안을 추진한다는 건 도대체 말이 안 된다"고 비판했다.

국민의힘은 물론 국민의당에서도 여당 행태에 대한 맹비난이 이어졌고, 종전선언 촉구 결의안은 결국 안건조정위원회로 넘어갔다.

(자료=리얼미터)
(자료=리얼미터)

야당이 추석 민심 석권을 위해 화두 선점에 열을 올리고 있어 명절 후 여론이 어떻게 바뀔지 정치권은 촉각을 기울이고 있다.

같은 날 리얼미터가 발표한 9월 4주차 여론조사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 지지도는 34.1%를 기록했다. 약보합세를 보이면서 전주 대비 1.1%포인트 내렸다. 지난 24일부터 불거진 피격 사건은 이번 조사에선 제한적으로 반영됐다. 이번 사건에 대한 민심은 이번 주간 조사부터 본격적으로 드러날 전망이다. (YTN 의뢰, 유권자 2511명 대상, 신뢰수준 95%, 표본오차 ±2.0%포인트, 자세한 내용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등 확인)

bigstar@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