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 소비자, 급발진에 '화들짝'…檢 결함 은폐·축소 수사
BMW 소비자, 급발진에 '화들짝'…檢 결함 은폐·축소 수사
  • 이성은 기자
  • 승인 2020.09.17 1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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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까지 결함신고 202건…작년 236건 육박 '갈수록 태산'
320d 급발진에 RPM 3000까지 치솟아…소비자 불만 가중
RPM이 급상승 후 시동을 끄고 켠 뒤 서행하는 도중 RPM을 표시하는 계기판 바늘(빨간 원)이 떨리는 BMW 320d 차량. (사진=제보영상 캡처)
RPM이 급상승 후 시동을 끄고 켠 뒤 서행하는 도중 RPM을 표시하는 계기판 바늘(빨간 원)이 떨리는 BMW 320d 차량. (사진=제보영상 캡처)

“BMW 320d 모델 출고 이후 20일쯤부터 결함이 발견됐고, 지금까지 결함 때문에 서비스센터에 맡긴 경우만 9번이다. 현재도 차량은 서비스센터에 있다.”

부산에 사는 박모씨는 지난해 5월 BMW 320d 모델 차량을 출고한 이후 잦은 결함으로 BMW에 불만을 드러냈다.

그가 주장하는 결함은 △주행 중 계기판 꺼짐 △주행 중 디스플레이 꺼짐 △정차 중 RPM 급상승 △스마트폰과 블루투스 연결 오류 △급발진 △썬루프 미작동·오작동 △차량 계기판에 표시되는 자동차 이미지가 3시리즈가 아닌 X5 그림이 뜨는 점 △디스플레이 네비게이션 화면이 스스로 다른 화면으로 나타나는 증상 등이다.

박씨는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급발진 증상에 대해 “주차장에서 차량을 빼는데, RPM이 3000까지 올라가며 앞으로 전진하려 했다”며 “급하게 시동을 끄고, 다시 시동을 켰지만, 그 이후부터는 서행 중에도 RPM을 표시하는 계기판 바늘이 심하게 흔들렸다”고 주장했다.

그는 “서비스센터에서 수리를 받은 후 없던 결함도 새로 나타나고, 기존 결함도 계속 반복했다”며 “다시 수리를 받더라도 이 차를 불안해서 타지는 못할 것 같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박씨는 현재 국민신문고에 민원을 제기하고, 변호사를 선임하는 등 차량 결함 피해에 대응하고 나섰다.

최근 검찰이 BMW코리아의 차량 결함 은폐·축소 혐의에 대한 강제수사를 본격화한 가운데, BMW 차량 결함에 대한 소비자들의 원성은 계속 높아질 전망이다.

17일 국토교통부 자동차리콜센터에 따르면 BMW코리아의 결함신고 건수는 올해 9월 현재 202건을 기록하고 있어 지난해 236건을 넘어설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자동차리콜센터에 접수된 BMW코리아의 결함신고 건수는 지난 2017년 148건에서 2018년 335건으로 약 126% 증가했다. 이후 지난해 236건을 기록한 뒤 올해까지 200건대를 유지하고 있다.

BMW코리아의 리콜 대수도 지난 2018년 대폭 늘었다.

BMW코리아는 지난 2017년 3만204대에서 2018년 23만5220대로 8배 가까이 증가했다. 이후 지난해 29만7462대를 기록했으며, 올해 들어 9월 현재까지 17만3565대가 리콜 명령을 받았다.

지난 2018년 당시 결함신고와 리콜 대수의 폭발적인 증가는 지난 2018년 화재 이슈가 크게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지난 2018년 BMW 차량에서 잇따라 화재가 발생하면서 피해자들은 BMW코리아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국토교통부는 그해 민관합동조사단을 꾸리고, 배기가스 재순환 장치(EGR)의 결함이 원인인 것으로 결론 내렸다.

또, 합동조사단은 BMW코리아가 지난 2015년 결함 사실을 알고도 은폐·축소했다고 판단하고 BMW 본사와 한국법인을 형사고발했다.

검찰은 지난 16일 BMW코리아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하며 본격적인 강제 수사에 나섰다.

소비자는 BMW코리아의 결함 은폐·축소 의혹과 같은 방식의 BMW코리아의 결함 대응에 불만을 터뜨리기도 한다.

박모씨는 “BMW코리아 서비스센터 관계자가 자신의 휴대전화 번호를 차단했다”고 주장하며 “연락을 받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BMW코리아 관계자는 “해당 차량의 사고 원인이 무엇인지 확인하는 상황”이라며 “해당 차량은 무상보증수리 기간 내에 있어 무상보증수리를 하면서 소비자가 불편을 느끼지 않도록 최대한 지원을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부산에 거주는 BMW 320d 차주 박모씨가 지난해 5월 차량 출고 이후 결함으로 서비스센터에 차량을 입고한 내역. (사진=제보자)
부산에 거주는 BMW 320d 차주 박모씨가 지난해 5월 차량 출고 이후 결함으로 서비스센터에 차량을 입고한 내역. (사진=제보자)

selee@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