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는 안에서부터"…보험업계, 사내 혁신 활동 '활발'
"변화는 안에서부터"…보험업계, 사내 혁신 활동 '활발'
  • 강은영 기자
  • 승인 2020.09.01 1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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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 제안으로 업무 환경 개선부터 신사업 발굴까지
업무 경험 기반한 '고품질 아이디어' 실현 가능성 높아
지난 6월 서울 중구 오렌지센터에서 5000번째 아이디어를 제안한 오렌지라이프 직원과 정문국 사장(오른쪽)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오렌지라이프)
지난 6월 서울시 중구 오렌지센터에서 5000번째 아이디어를 제안한 오렌지라이프 직원과 정문국 사장(오른쪽)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오렌지라이프)

보험사들이 정체된 시장에서 변화의 기회를 찾기 위한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특히, 회사와 시장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직원들로부터 발굴한 아이디어를 활용해 업무 환경을 개선하고, 신사업을 발굴하는 데 적극 활용하고 있다.

1일 오렌지라이프에 따르면, 이 회사는 지난 2014년부터 조직 내 커뮤니케이션을 활성화하고 활기찬 조직문화를 구축하기 위해 '아이디어발전소'를 운영하고 있다.

오렌지라이프 임직원은 사내 인트라넷에 마련된 아이디어발전소를 통해 누구나 업무와 관련된 아이디어를 자유롭게 등록할 수 있고, 다른 제안 현황도 확인할 수 있다. 접수된 아이디어는 해당 부서에서 직접 심사해 채택 여부를 결정한다.

지난달 기준 오렌지라이프 전체 임직원 중 464명이 이 제도를 통해 아이디어 총 5144건을 제안했다. 이 중 944건은 실제 업무 현장에 적용됐거나 도입을 준비 중이다. 제안된 아이디어는 업무 처리 시 불편사항 개선부터 정책 아이디어까지 다양하지만, 대다수는 고객서비스 개선과 관련된 것들이다.

오렌지라이프 관계자는 "임직원들이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스스로 변화하고자 하는 노력 덕분에 제안 제도가 꾸준히 운영되고 있다"며 "앞으로도 틀에 갇히지 않은 사고를 바탕으로 차별화된 혁신을 통해 정체된 보험시장에 성장의 기회를 찾을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삼성화재는 사내 스타트업 문화 형성을 위한 이노알파랩(Inno-α LAB)과 업무환경 개선 및 스마트 워크 문화 확산을 위한 잼(jam) 브레이킹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지난 2018년 시작된 이노알파랩에서는 매년 1~2회 프로젝트팀을 통해 아이디어를 제안받는다. 매년 접수된 100여건 아이디어 중 2~3개를 선정하고, 실제 업무환경에 도입하기 위한 심증 절차를 거친다.

잼브레이킹은 저하된 업무 속도와 비효율적인 업무 과정을 개선하기 위해 작년부터 시작됐다. 작년 두 차례 진행한 이 프로그램은 1회차에 47개 아이디어가 접수돼 3개 아이디어를 업무 개선에 적용했다. 또 2회차에는 총 60개의 제안된 아이디어 중 4개를 선정해 업무 개선에 활용했다.

삼성화재 관계자는 "직원들의 의견을 직접적으로 수집해 반영했기 때문에 개선되는 부분에 대해서 내부적으로 긍정적으로 반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달 13일 서울 광화문 교보생명 본사에서 교보생명 직원들이 '유니콘 프로젝트'에 참여하기 위한 아이디어 회의를 하고 있다.
지난달 13일 서울 광화문 교보생명 본사에서 교보생명 직원들이 '유니콘 프로젝트'에 참여하기 위한 아이디어 회의를 하고 있다. (사진=교보생명)

교보생명은 지난달 13일 임직원 아이디어를 발굴해 디지털 혁신을 가속하는 '유니콘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약 2주간 진행된 이번 프로젝트에는 임직원 920여명이 참여해 아이디어 총 385건을 제안했다.

제안된 아이디어는 프로세스 개선과 신사업으로 구분해 각 10개씩 본선 진출 아이디어로 선발했다. 교보생명은 전문가 심사를 통해 우수 아이디어 6개를 선정하고, 실증 과정을 거쳐 연말까지 실체화하는 작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모든 금융사가 디지털 혁신에 초점에 맞춰 새로운 것을 시도하고 있다"며 "외부의 힘을 통해서 구현할 수도 있지만, 내부 임직원들이 기존에 없던 아이디어를 내 협업을 통해 발굴하고 구체화하는 과정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전문가들은 직원들을 통해 발굴한 아이디어는 보험회사가 변화에 적응하고, 미래 전략을 수립하는 데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한다.

배홍 금융소비자연맹 보험국장은 "이전부터 새로운 사내 업무에 대해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모으는 일은 꾸준히 존재했다"며 "보험사들은 변화하는 트렌드에 맞춰 역량을 갖춘 직원들이 제안한 아이디어를 통해 새로운 전략을 수립하기 위한 방법으로 내부 아이디어 발굴을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eykang@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