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산시·진천군 주민 “교민 수용 막지 않겠다”
아산시·진천군 주민 “교민 수용 막지 않겠다”
  • 이상명 기자
  • 승인 2020.01.31 1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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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작정 막겠다는 뜻 아니라 철저 방역 요구”
우한 교민 수용 반대 현수막을 철거하는 진천 주민들. 31일 오전 진천 주민들은 중국 우한 교민이 격리 수용될 충북 진천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 앞에 걸려있는 우한 교민 수용 반대 현수막을 철거했다. (사진=연합뉴스)
우한 교민 수용 반대 현수막을 철거하는 진천 주민들. 31일 오전 진천 주민들은 중국 우한 교민이 격리 수용될 충북 진천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 앞에 걸려있는 우한 교민 수용 반대 현수막을 철거했다. (사진=연합뉴스)

31일 오전 중국 우한에서 귀국한 교민의 경찰인재개발원(충남 아산시 소재)과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충북 진천군 소재) 격리 수용에 반발해온 아산·진천 주민들이 우한 교민들의 “수용을 막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날 충남 아산시 경찰인재개발원 인근 주민들은 우한에서 귀국한 교민의 인재개발원 수용을 반대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같은 날 오전 초사2통 마을회관에 모인 주민들은 1시간이 넘는  회의 끝에 이와 같은 결론을 내렸다. 

다만 주민들은 정부와 충남도에 수용을 막지 않는 대신 철저한 방역 대책을 요구하기로 하고 건의 사항을 함께 전달 하기로 했다. 또한 격리 수용 반대 농성을 위해 교민들이 이동할 주요 길목에 설치했던 수용 반대 천막도 철거하기로 했다. 

회의에 참석한 한 주민은 “우리 교민을 무작정 막겠다는 뜻은 아니었다”며 “천안이 안 되니까  아산으로 결정한 정부 정책에 화가 났던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아산시 시민들 사이에서 우한 교민도 우리 국민이라며 따듯하게 맞아주자는 포용론도 확산하고 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는 중국 우한에서 귀국하는 교민을 따뜻하게 품겠다는 의지를 담아 ‘우리가 아산이다(We are Asan)’라는 주제로 캠페인이 번지고 있다.

한 시민은 자신의 SNS를 통해 “고통과 절망 속에서 많이 힘드셨죠?”라며 “아산에서 편안히 쉬었다 가십시오”라고 적힌 손팻말을 게시해 화제가 됐고 또 다른 시민은 “우리 함께 지혜를 모아 이겨내자. 청정 아산에 놀러 오라”고 적기도 했다. 

페이스북에도 응원의 메시지가 연이어 올라왔다. 한 시민은 “아산의 옛 이름 온양온천은 세종대왕이 힘들고 지칠 때마다 내려와 온천을 하며 몸과 마음을 치유했던 곳이다. 중국 우한이라는 타지에서 이유도 모르던 바이러스 때문에 힘들어했을 교민을 아산이 품을 좋은 기회”라고 주장했다. 

오세현 아산시장도 전날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아산은 국가가 누란의 위기에 빠졌을 때 누구보다 먼저 분연히 일어났던 충절의 고장이다. 이번 기회에 지친 사람에게 힘이 돼주는 아산의 저력을 당당하게 보여주자”고 강조했다.

진천군 우한 교민 수용 반대 비상대책위원회도 이날 우한 교민의 인재개발원 수용을 막지 않기로 하고 농성을 위한 천막과 수용 반대 현수막을 철거했다. 

daisylee1977@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