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사법농단 의혹' 고영한 전 대법관 23일 소환
檢, '사법농단 의혹' 고영한 전 대법관 23일 소환
  • 박정원 기자
  • 승인 2018.11.20 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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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의자 신분…재판 개입·거래 의혹 집중 추궁 전망
고영한 전 대법관. (사진=연합뉴스)
고영한 전 대법관. (사진=연합뉴스)

양승태 사법부의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을 조사 중인 검찰이 고영한 전 대법관을 오는 23일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한다.

이로써 차한성·박병대 전 대법관에 이어 양승태 사법부에서 법원행정처장을 지낸 전직 대법관 세 명이 줄줄이 검찰에 조사를 받게 됐다.

서울중앙지검 수사팀(팀장 한동훈 3차장검사)은 고 전 대법관에게 23일 오전 9시30분 검찰에 출석하라고 통보했다고 20일 밝혔다.

고 전 대법관은 2016년 2월부터 지난해 5월까지 법원행정처장으로 지냈다. 이후 재판부에 복귀한 뒤 지난 8월 퇴임했다.

고 전 대법관은 지난 2016년 이른바 '부산 스폰서 판사 의혹'을 무마하기 위해 재판에 개입한 혐의를 받고 있다. 

당시 고 전 대법관은 부산고법원장에게 직접 연락해 변론을 재개하고 선고기일을 미루도록 한 것으로 검찰은 파악했다. 

고 전 대법관은 2016년 '정운호 게이트' 당시 법관들을 상대로 한 수사 확대를 저지하기 위해 영장전담판사를 통해 수사기밀을 빼내고 영장재판 가이드라인을 일선 법원에 내려보낸 혐의도 받는다.

검찰은 이 과정에서 고 전 대법관이 판사비리 수사에 대한 국민의 관심을 돌리기 위해 김수남 당시 검찰총장을 압박하는 방안을 심의관들에게 만들도록 지시한 정황도 포착했다.

이 외에 고 전 대법관은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법외노조 통보처분 사건과 관련해 고용노동부의 재항고 이유서를 대필해줬다는 의혹 등에 연루된 혐의도 받는다.

검찰은 고 전 대법관에게 부산 법조비리 사건과 각종 영장재판에 개입한 의혹,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재판거래 의혹 등을 집중 추궁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검찰은 이날 고 전 대법관의 전임 법원행정처장인 박병대 전 대법관을 전날에 이어 다시 소환조사했다.

일각에서는 박병대·고영한 전 대법관의 신병처리 방향이 양 전 대법원장의 검찰 소환 시기에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다만 양 전 대법원장의 소환이 연내에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되고 있어 고 전 대법관의 조사 이후 사법농단 수사가 얼마나 탄력을 받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jungwon933@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