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민순 “한미FTA 선비준은 무모”
송민순 “한미FTA 선비준은 무모”
  • 양귀호기자
  • 승인 2008.11.10 17:5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미측 상황 주시 유연한 대응 필요”
민주당 송민순 의원<사진>은 10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안 처리와 관련, “우리 국회의 선 비준은 무모한 배수진”이라며 “비준안을 먼저 처리하기 보다는 부수되는 20여개의 이행법안부터 먼저 개정절차에 들어가는 것이 옳다”고 밝혔다.

송 의원은 이날 자신의 홈페이지에 올린 글을 통해서 “현 시점에서 우리 국회의 비준은 한미 FTA 자체를 죽이는 길이다.

오바마 행정부는 빨라도 2009년 말 이전에 한미 FTA 이행법안을 의회에 제출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오바마 행정부는 현재 미국 자동차 산업 등의 어려움 때문에 어떤 행태로든 한미 FTA의 수정을 요구할 것”이라며 한미 FTA 재협상 가능성에 무게를 두었다.

그는 또 “우리가 선제 비준했다고 해서 미측이 물러나기 어려울 것”이라며 “우리가 배수진을 치는 것은 상호 협의와 조정을 통한 FTA 발표 여지를 봉쇄해버리는 효과를 가져 올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현 상황은 한미 FTA 발표에 필요한 20여개 부수법안의 입법절차를 먼저 진행하면서, 미측 상황을 주시하는 유연한 대응이 요구되는 시점”이라고 말했다.

그는 정부와 여당이 오는 17일까지 한미 FTA 비준안을 상임위에서 의결한다는 방침을 정한데 대해 “지금 세계경제 질서 전체를 흔들고 있는 미국발 금융위기뿐만 아니라, 미국은 정권교체, 우리 국내적으로는 쌀 직불금을 비롯한 농정 전체에 대한 변화 요구 등으로 인해 한미 FTA의 미래가 안개 속에 있는 형국”이라며 “한미 FTA를 추진해온 한 사람으로서 심히 걱정스럽다”고 우려했다.

그는 “지난 수십 년간 한미관계를 악화시킨 사건들의 공통점은 그 발단이 워싱턴이 아니라 서울에서 상황 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해 일어났다는 점”이라며 “불도저식으로 강행하겠다는 것은 FTA 자체를 위태롭게 하고 한미관계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이며 나아가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 단합이 필요한 국민들을 양분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송 의원은 참여정부 외교통상부 장관 출신의 외교전문가로 현 민주당 제2정책조정위원장을 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