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때 맞고 자란 아이, '데이트 폭력' 저지를 위험 커"
"어릴 때 맞고 자란 아이, '데이트 폭력' 저지를 위험 커"
  • 김다인 기자
  • 승인 2017.12.07 1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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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0세 남녀 청소년 설문조사 결과
(자료사진=신아일보DB)
(자료사진=신아일보DB)

어린 시절 부모한테 체벌을 받고 자란 사람이 커서 ‘데이트 폭력’을 저지를 위험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텍사스주립대 의대 정신과 제프 템플 교수팀은 훈육 목적으로 막대기나 손바닥 등으로 엉덩이를 때리는 등의 체벌을 경험해도 데이트 폭력을 저지를 위험을 높인다는 연구결과를 7일 발표했다.

연구진은 텍사스주에 사는 19~20세 남녀 청소년 758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69%가 어릴 때 체벌 경험이 있다고 답했으며, 전체의 19%가 데이트 상대방에게 폭력적 행동을 한 일이 있다고 밝혔다.

분석 결과, 체벌 경험자가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 비해 데이트 폭력을 저지를 위험이 평균 29% 높았다. 이는 체벌이 아닌 신체적 학대 경험이나 성(性)·나이·인종 등 결과에 영향을 미칠 다른 요인들을 제외하고 평가한 것이다.

연구팀은 “이는 아동학대를 경험했든 아니든 간에, 부모가 자녀에게 체벌만 해도 자녀가 성인이 되어 데이트 폭력을 저지를 가능성을 크게 높일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어린이에겐 부모가 세상에서 가장 중요하고, 사회적 규범과 상대를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를 부모에게서 배운다”면서 “이를 배울 시기에 겪는 체벌은 사랑과 폭력 간의 경계에 대한 혼란을 일으킨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어릴 때 체벌 경험이 성인이 돼서 저지르는 폭력의 원인이라고는 말할 수는 없더라도 갈등과 분쟁을 푸는 방법이 신체적 처벌이라고 배운다면 나중에 파트너와의 관계에서도 이를 실행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소아과학저널'(Journal of Pediatrics)에 실렸다.

[신아일보] 김다인 기자 di516@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