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래시장 활성화 ‘입바른 말’
재래시장 활성화 ‘입바른 말’
  • 신아일보
  • 승인 2008.06.14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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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천, 시장 고사위기 E마트 이어 중앙시장 대형마트 입점 가시화
전국적으로 각 지자체 마다 재래시장의 활성화를 부르짖고 있는 가운데 오히려 제천은 제래시장의 ‘천적'이라 할 수 있는 대형마트의 입점에 봇물이 터지고 있는등 재래시장 활성화에 역행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미 제천시 강제동에 국내 굴지의 대형마트인 E마트 입점이 가시화 된 가운데 최근 제천 중앙시장에 또다시 대형마트 입점을 추진하는 움직임이 가시화 되고 있기 때문이다.
15일 제천시 등에 따르면 제천 중앙시장에 국내 굴지의 유통회사인 LG마트를 비롯해 홈플러스가 대형마트 사업을 놓고 사업성을 타진중이거나 추진 중이다.
여기에 지역 대표 금융기관인 농협이 가세해 현재 중앙시장 대형마트 사업은 3파전의 양상을 띄고 있다.
LG마트와 홈플러스는 중앙시장 800여 점포를 매입해 건물 전체를 대형마트화 하거나 일부만을 마트화 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농협 제천시지부 역시 5개 지역농협과 연대해 점포들을 매입해 건물 전체 또는 일부를 ‘농협마트'로 만들겠다는 계획하에 제천시와 상인단체들과 접촉을 벌이고 있다.
농협은 농산물 판매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농민들에게 판로를 열어 지역농업 활성화에 기여하겠다는 명분을 내세우고 있어 가장 유력한 사업자로 떠오르고 있다.
이러한 유리한 조건을 토대로 농협은 T/F팀까지 구성해 본격적인 사업을 추진중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중앙시장 대형마트화 사업이 현실적 대안으로 부각되고 있는 것은 제천시가 중소기업혁신전략연구원에 의뢰한 ‘재래시장 활성화 방안 연구'용역에 따른 것으로 전해졌다.
연구원이 지난 4월 제천시에 제출한 보고서에서 따르면 “상인회와 대형마트 업체가 주축이 돼 상가건물 지하층 또는 전층에 대형마트를 유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하면서 “중앙시장 전층을 대형마트로 사용할 경우 지하층과 1층의 70%, 2층의 20%를 마트로 사용하고 나머지는 기존 상인들의 매장이나 문화공간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제시했다.
이에 대해 제천시 측은 “도심 중앙에 대형마트가 설치되는 것은 재래시장 활성화를 꾀하는 제천시의 사업과 상충되는 면이 있다"고 하면서도 “지역 자본의 외지 유출 및 지역 농업의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다면 지원하는 방안도 바람직하다"는 애매모호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최근의 상황은 제천시가 중앙시장의 대형마트화를 전격 지원하고 있는 분위기다.
이에 대해 인근의 재래시장인 내토시장 상인들은 “제천시가 재래시장을 활성화 하겠다고 선언한지 불과 얼마되지 않아 재래시장의 ‘천적'과도 같은 대형마트를 시내 중심부에 설치하겠다고 하는 것은 재래시장을 보호하겠다는 정책과 전면 배치되는 것으로 재래시장 상인들을 농락하는 처사"라고 비난하고 있다.
제천시와 농협시지부는 재래시장 활성화 사업을 위한다는 명분으로 ‘지역사랑 상품권’판매 운동을 벌여오고 있는 아이러니 한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한편 최근 청주시의 경우 시내 중심부에 대형마트 입점 추진과 관련 “시내 중심부에 대형마트가 입점되면 기존의 재래시장은 사장된다”는 상인들의 반발로 사업자체를 재검토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고 영동군의 경우 재래시장 활성화를 위해 22억여 원의 사업비를 투입해 재래시장 새단장에 나서는 등 행정적 차원에서 재래시장 활성화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가장 인근의 단양군도 재래시장 활성화에 사활을 걸고 재래시장 현대화 사업 등에 막대한 예산을 투입하고 있는 중이다.
제천시의 경우도 역전시장 현대화 사업 및 내토시장 활성화를 위한 지역사랑 상품권 사업 등을 추진하며 표면적으로는 재래시장 활성화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반면 재래시장의 ‘천적'이라 할 수 있는 대형마트 사업에는 손을 놓고 있거나 지원하고 있는 양면성을 보이고 있다.
재래시장 한 상인(58 남)은 “인구 13만의 도시에 국내 굴지의 유통회가사 우후죽순식으로 들어서는 것은 결국 재래시장 상인들을 사지로 내모는 것이나 다름 없다"며 “중앙시장의 대형마트 입점도 지 인근 재래시장의 상인들의 의견이나 처지에 대한 논의는 없이 일방적으로 추진되고 있는 것 같아 억울하고 안타깝다"고 토로했다.
제천/박종철기자
jcpark@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