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지는 '대화 무용론'… 고민 깊어진 文대통령
커지는 '대화 무용론'… 고민 깊어진 文대통령
  • 김가애 기자
  • 승인 2017.09.06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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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백악관 "북한과 대화 초점 맞출 시점 아냐" 쐐기
文대통령도 "압박해야 할 때" 대북정책 방향 급선회?

▲ (사진=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이 북한의 6차 핵실험 이후 '최고도의 제재와 압박'을 내놓은 가운데, 미국도 연일 '대화무용론'을 강조하고 있다.

미국 백악관은 5일(현지시간) "지금은 북한과의 대화에 초점을 맞출 시점이 아니다"고 쐐기를 박았다.

새라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외교 및 경제적 조치를 포함한 모든 옵션이 테이블 위에 있다"면서도 "북한과의 대화는 백악관의 초점이 아니다"고 강경입장을 고수했다.

이 같은 미국의 입장 발표를 두고 문 대통령이 이날 러시아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앞둔 상황에서 북한과의 대화 타진 가능성에 사전 경고를 던진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기도 했다.

미국은 북한의 6차 핵실험에 대응,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추가 대북제재 결의안 채택을 적극 추진 중이다.

유엔이 새로운 대북 제재 논의에 들어간 가운데 니키 헤일리 유엔주재 미국대사는 북한의 미사일 개발 자금줄을 차단해야한다고 강조했다.

헤일리 대사는 "새로운 제재안이 채택되면 북한의 미사일 개발에 유입되는 자금을 차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새로 추진되는 안보리 제재 결의안이 북한 정권의 자금줄을 더욱 옥죄는 데 초점이 맞춰질 것이라는 의미로 해석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북한의 6차 핵실험 이후 완전 강경노선으로 선회한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도 5일 "지금의 상황은 북한의 위험천만한 도발에 대해 강력하게 규탄하고 압박해야 할 때"라며 "대화를 말할 때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지난 7월6일 독일 쾨르버재단 초청 연설에서 "대화의 필요성이 과거 어느 때보다 절실해졌다"고 강조했던 것과는 완전 다른 입장을 보인 것이다.

이를 두고 한반도 정세를 주도하겠다던 문 대통령의 대북정책 방향이 북한의 6차 핵실험을 계기로 급선회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그동안 문 대통령은 '대북 제재와 대화 병행' 기조를 유지해왔다.

그러나 북한의 핵실험 이후 강경대응 쪽으로 무게를 두고 있는 모양새다.

트럼프 대통령은 3일(현지시각) 트위터에 "내가 한국에 말했듯, 그들(한국)은 북한에 대한 유화적 발언이 효과가 없을 것이라는 점을 알아가고 있다"는 말을 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과의 '대화 무용론'을 강조하며 초강경 압박을 내세우는 상황에서 문재인 정부도 '평화적 해결' 기조에서 후퇴하고 있는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또 북핵 위기가 고조되면서 야권을 중심으로 고개를 들고 있는 '안보 무능'에 대한 비판을 선제적으로 잠재워 대북 정책의 주도권을 지키기 위한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일각에서는 '군사행동' 언급 등 예측 불가능한 트럼프 성격에 일정 정도 보조 맞춰주려는 의도도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신아일보] 김가애 기자 gakim@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