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SR 현장을 가다] 한국마사회
[CSR 현장을 가다] 한국마사회
  • 신승훈 기자
  • 승인 2017.08.22 1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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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정체성·핵심역량·지속성…3박자 살린 사회공헌

 

기업의 사회적 책임(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에 대한 사회적 요구는 어제오늘 이야기가 아니다. 특히 이해관계자와의 소통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기업들이 늘어가면서 사회공헌 패러다임도 단순시혜성, 일회성 행사를 탈피하는 중이다.  

한국마사회는 말(馬)을 중심으로 한 특색 있는 사회공헌활동으로 주목받고 있다. 장애아동의 상처를 치유하는 렛츠런 승마힐링센터, 전임직원이 동참한 재능기부활동, 학교 밖 청소년들의 포근한 보금자리 ‘청소년 드림센터’ 등, 기업의 정체성과 핵심역량이 투영된 지속적 사회공헌 활동으로 21세기 기업시민으로서의 존재감을 높여가고 있다.

렛츠런 승마힐링센터 확대일로…2022까지 18개소 목표
‘재활·힐링승마’ 참여자 호응 뜨겁고 국제적 평가도 높아

재활·힐링승마는 말(馬)을 매개로 신체와 정신적 장애를 치유하는 치료법으로 해외에서도 많은 인기를 끌고 있다. 승마선진국인 미국의 경우, 일반인은 물론 참전용사를 위한 치유승마 프로그램도 별도 운영되고 있을 정도다. 

국내 말 산업을 선도하는 한국마사회 역시 재활·힐링승마의 가치에 주목했다. 사회공헌 활동의 일환으로 재활·힐링승마를 국내에 도입, 안정적으로 운영하기 위해 지난 2015년 렛츠런 승마힐링센터를 신설했다. 

당초 과천 본사에서만 운영하던 센터는 현재 경기도 원당과 부산까지 3곳으로 늘어났으며, 오는 9월 제주까지 오픈하면 올 연말까지 4곳으로 늘어난다.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센터수를 늘려갈 계획이다.

   
▲ 렛츠런파크 서울에서 시행중인 재활승마 모습. 수강생 1명 당 코치 1명과 보조코치 3명이 함께 한다.

교육의 효과를 높이기 위한 강습 프로그램 고도화는 물론 지원대상도 대폭 확대했다. 

2015년까지는 장애아동과 아동 가족을 위한 재활승마만 운영했지만 지난해에는 힐링승마도 새롭게 선보였다. 대인관계 미숙, 학교폭력 등으로 사회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한 청소년들의 사회복귀를 독려하고, 말산업 분야 진로탐색에도 도움을 줄 의도로 마련된 이 프로그램은 전문 강사의 지도아래 진행됐다. 

지난해 재활·힐링승마는 총 5개 학기로 구분해 운영했다. 2015년 40여명에 불과했던 강습인원도 지난해에는 503명으로 10배 이상 늘었다. 참여자들의 평도 좋았다. 단순히 강습에만 치우치지 않고 심리안정 상담 프로그램 등을 무료로 운영한 덕분이다. 

실제로 1학기 강습에 참여했던 한 학생은 “태어나 말을 처음 봤지만, 어렵지 않게 올라탔다”면서, “덕분에 뭔가 새로운 것을 시도할 용기와 자신감을 얻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또 다른 학생은 “말을 타고 나서부터 스트레스가 확 줄었다”고 웃음을 보였다. 

학생들의 변화를 곁에서 지켜본 인솔교사는 “아이들이 심리적으로 많은 안정감을 찾은 것 같다”면서, “청소년들에게 정말 필요한 프로그램이란 생각이 들었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이처럼 높은 교육 효과로 인해 애초에 위기청소년이나 학교밖 아이들을 교육프로그램에 연계해주는 역할에 그쳤던 교육부 산하 교육개발원도 전향적 자세로 돌아섰다는 게 마사회 측 설명이다. 교육개발원은 현재 힐링승마와 관련한 연구(효과검증)를 수행하고 있으며 연말까지 교육 전후를 비교한 연구보고서는 물론 관견한 해외사례 연구도 마칠 계획이다. 

한국마사회는 특히 재활·힐링승마를 정부·지자체 바우처 사업과 연계함으로써 참여자들의 경제적 부담을 크게 완화했다. 기초생활 수급자나 차상위계층 등 경제적 여건이 좋지 않은 가정에도 강습기회를 제공할 목적에서다. 

뿐만 아니라 소외계층을 위한 ‘찾아가는 재활승마 강습’과 승마장 대상의 ‘찾아가는 컨설팅’을 시행하는 등 말(馬)을 활용한 사회공헌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나준일 한국마사회 렛츠런 승마힐링센터 차장은 “강습으로 얻은 수익은 전액 지역사회에 기부할 계획이지만 올해는 지금까지 교육에 참석했던 모든 이들을 위한 행사로 진행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지금까지 강습생을 대상으로 교육효과는 물론 수익기부방안 등에 대해 다양한 설문을 실시했는데 올해는 도입 첫해이니만큼 참여자들을 위한 축제를 열고 내년부터 지역사회에 기부하는 것이 좋겠다는 의견이 많아 이에 따르는 것이란 설명이다. 

이처럼 운영 매뉴얼을 개발하고, 발전위원회를 구성하는 등 센터의 체계적인 운영을 위해 노력을 기울인 결과 지난해 국제재활승마협회로부터 우수센터로 인정받는 기쁨을 누리기도 했다. 

이양호 한국마사회장은 “재활·힐링승마는 신체적, 정신적 장애를 겪고 있는 사람들이 말과의 교감을 통해 안정감을 찾고 건강한 사회생활을 영위할 수 있게 도와준다”면서, “앞으로도 질 높은 프로그램을 기반으로 한 안정적 운영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을 전했다. 

나준일 차장은 “재활·힐링승마를 위한 센터를 2022년 18개소로 확대할 계획”이라며 “마사회 사업장만으로는 한계가 있으니 향후 대학이나 지자체가 보유한 공공승마시설과 협력해 승마를 통한 재활과 힐링 기회를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 지난 6월 한국마사회 직원들이 렛츠런앤젤스 봉사활동에 나선 모습

학교 밖 청소년들에게 꿈과 재능 키울 보금자리 선물

미래 국가성장의 당당한 주역이지만 사회적 관심과 지원에서 소외될 수밖에 없는 ‘학교 밖 청소년’에게 도움을 주기 위한 ‘렛츠런 청소년 드림센터’ 조성사업도 눈에 띈다.

‘렛츠런 청소년 드림센터’ 조성사업의 목적은 학교 밖 청소년들 누구나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열린 공간을 조성하고 대안 교육 프로그램과 문화생활을 제공하는 것이다. 한국마사회 렛츠런재단과 여성가족부, 한국청소년상담복지개발원 등이 참여하고 있다. 이중 렛츠런재단은 드림센터 조성을 위한 지원금 지원을 담담하고 있다. 

2015년 한국마사회 렛츠런재단은 부산진구, 서울중랑구, 인천서구 등 12개 센터에 총 4억 5000만원을 집행했다. 학교 밖 청소년들에게 상담지원은 물론, 검정고시, 바리스타, 승마체험, 학습클리닉, 직업체험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제공해 높은 평가를 얻었다. 

이같은 평가를 바탕으로 2016년에는 15개의 센터를 추가 조성했다. 또한 승마체험, 말산업 직업체험 프로그램 등을 정규화하고 30개 렛츠런 문화공감센터와 협력하여 청소년 드림센터 문화 활동 프로그램을 한층 내실화 했다. 

그 결과 지난해에만 청소년 2975명이 드림센터로부터 실질적 도움을 받았다. 학업에 복귀하거나 일자리를 구한 청소년도 855명에 달했다. 여기에 렛츠런 청소년 드림센터를 조성하고 운영하는 과정에서 1468개의 일자리를 창출함으로써 지역주민들로부터 많은 호응을 얻기도 했다. 

김학신 렛츠런재단 사무총장은 “보다 많은 청소년들에게 맞춤형 지원서비스를 제공하고, 이들 다수를 학업이나 사회에 복귀시키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 지난 6월 렛츠런앤젤스 봉사활동으 일환으로 감자캐기 봉사활동 중인 이양호 한국마사회장

기부금 집행 투명성 제고로 신뢰구축

이 외에도 한국마사회는 1본부 1농어촌 자매결연, 1부서 1복지시설 자매결연 등 지역사회와 연계한 봉사활동을 활발히 진행 중이다. 또한 매년 연말과 연초가 되면 사랑의 김장김치 나눔, 연탄배달 등의 지원사업을 통해 이웃들에게 따뜻한 온기를 나누고 있다. 

기부금 집행에 있어서도 한국마사회는 다른 기관을 압도하고 있다. 국내 200대 기업의 당기순이익 대비 기부금 집행금액은 평균 3%대인데 비해 마사회는 6.78%로 거의 두 배에 달한다는 게 마사회측 설명이다.

김병춘 한국마사회 부장은 “비율로 따지면 제세금까지 포함하면 삼성과 포스코에 이어 3위 수준”이라며 “2015년에 이어 2016년에도 160억원의 기부금을 편성하여 일자리 창출, 취약계층 복지증진, 농축산 및 농어촌 발전, 인재양성, 문화ㆍ예술 발전 등을 위해 힘쓰고 있다”고 전했다. 

▲ 재능기부활동에 나선 이양호 한국마사회장

전직원 참여하는 재능기부도 활발

한국마사회의 ‘전사 재능기부활동’은 ‘재활·힐링승마’와 함께 한국마사회의 핵심 사회공헌활동 중 하나다.

지난해 한국마사회는 ‘프로보노데이(ProBonoDay)’를 개최해 말산업 관계기관을 대상으로 재능봉사활동을 펼쳤다. 재능봉사활동은 활동영역에 따라 렛츠런 엔젤스 ‘프렌즈’와 ‘패밀리’, ‘플러스’ 세 가지 그룹으로 진행된다.

‘프렌즈’의 경우, 말생산농가와 민간승마장을 대상으로 수의, 장제, 방역, 육성조련 등의 전문지식을 전달하는 것이 목적이다. ’패밀리‘는 학생이나 일반국민 등을 대상으로 승마체험 또는 말산업 진로체험 서비스를 제공하는 게 목적이다. ’플러스‘는 취약계층이나 말산업 종사자들의 주거환경을 개선하는 것은 물론, 각종 법률·회계 상담 서비스 등을 함께 제공한다.

지난 4월에는 경기도 이천시에 위치한 성수목장을 비롯해 민간승마장, 취약계층, 탈북청년 등을 대상으로 전국적인 봉사활동을 진행했다. 참여인원 1980명으로 한국마사회 전체 임직원의 87%에 달한다. 7월부터는 참가자가 2000명을 훌쩍 넘겨, 한국마사회 전체 임직원이 봉사현장으로 달려간 셈이다.

이종욱 성수목장 대표는 “자체인력 부족으로 시설, 초지, 말 관리에 어려움이 많았지만 한국마사회 임직원들이 직접 방문, 재능기부 활동을 펼쳐준 덕분에 큰 도움을 받았다”고 전했다.

[신아일보] 신승훈 기자 shin@shinailbo.co.kr
[사진=한국마사회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