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깜짝 선물' 받은 이순진 전 합참의장
文대통령 '깜짝 선물' 받은 이순진 전 합참의장
  • 박영훈 기자
  • 승인 2017.08.20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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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년 군생활 마감하며 눈물… "긴장의 연속이었다"

▲ 이순진 이임 합참의장이 20일 오후 국방부에서 열린 합참의장 이ㆍ취임식 행사에서 이임사를 하던 중 눈물을 훔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순진 대장은 훌륭하게 임무를 수행했고 오늘 명예롭게 전역한다. 조국은 '작은 거인' 이순진 대장이 걸어온 42년 애국의 길을 기억할 것."

문재인 대통령은 20일 퇴임하는 이순진 전 합동참모본부 의장에게 그간의 노고를 치하하며 이같이 말했다.

합참의장 이·취임식에 전·현직 대통령으로서는 처음 참석한 문재인 대통령은 한순간도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국가 안보에 헌신한 이순진 전 의장의 퇴임을 축하하기 위해 이날 캐나다 항공권을 깜짝 선물하기도 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 전 의장의 따님이 캐나다에 사신다고 한다"며 "나라를 지키느라 가정에 소홀히 한 부분이 있다면 다 갚으시라는 문 대통령의 마음을 담은 것"이라고 항공권 선물의 배경을 설명했다.

이순진 전 의장은 실제 42년간 군에서 복무하면서 45번의 이사를 해야 했으며, 부부가 함께 해외여행을 단 한 번도 해 본 적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무엇보다 육군 3사관학교 출신으로 첫 합참의장에 올랐던 이순진 전 의장은 재임 기간 내내 최고의 긴장감을 갖고 자리를 지켰다. 문재인 대통령 역시 이 부분을 높이 평가했을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그의 재임 기간 2차례의 핵실험과 27회 38발의 탄도미사일 도발을 감행했다. 접적 지역과 접적 해상 일대에서 북한의 전술적 도발 위협도 계속됐다.

이순진 전 의장은 이런 환경을 의식한 듯 이임사에서 "지난 22개월의 재임 기간은 그야말로 '긴장의 연속'이었다"고 회고했다.

그는 또한 재임 기간 '견위수명(見危授命)'의 자세로 혼신을 다했다고 자평했다. 견위수명은 '나라의 위태로운 지경을 보고 목숨을 바쳐 나라를 위해 싸운다'는 뜻이다.

그러면서도 "지난 22개월 동안 밤잠을 설친 '고민'과 '생각'들이 완전히 종결되지 못해 참으로 무거운 마음"이라고 했다.

이순진 전 의장은 아내와 자녀들에게 감사의 말을 전할 땐 눈가를 촉촉이 적시며 목이 멘 듯 잠시 말을 이어가지 못하는 모습도 보였다.

그는 "이제 대한민국의 민간인으로 돌아간다"면서 이임사를 마쳤다. 

[신아일보] 박영훈 기자 yhpark@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