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홍준표의 게릴라전… 국민·바른 '발동동'
추미애·홍준표의 게릴라전… 국민·바른 '발동동'
  • 우승준 기자
  • 승인 2017.08.02 1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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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지방선거 놓고 비슷한 노선의 정당 '힘' 빼려는 듯

▲ 추미애 민주당 대표와 홍준표 한국당 대표.(사진=연합뉴스)

추미애 민주당 대표와 홍준표 한국당 대표의 언행이 예사롭지 않다. 두 대표는 자신들의 정당과 노선이 비슷한 국민의당·바른정당을 향해 견제구를 날리며 정치권의 시선을 집중시키고 있다. 두 대표의 이러한 모습은 비조직적 유격을 수행하는 게릴라전을 연상케 한다는 게 정치권 전언이다.

추 대표는 지난달 31일 밤 자신의 페이스북에 "국민의당에 드리는 시(時)"라면서 "(국민의당은) 아직 바닥이 싫은 모양이다. 바닥까지 걸어가야만 다시 돌아올 수 있다"고 글을 올렸다. 추 대표의 이 글은 정호승 시인의 '바닥에 대하여'를 인용한 것이다.

추 대표가 국민의당을 향해 '바닥'을 거론한 것은 최근 국민의당 지지율과 연관이 깊은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당은 최근 4%대로 지지율이 붕괴됐다. 여기서 추 대표는 국민의당 지지율이 더 하락할 수 있다고 봤고, 시를 인용해 우회적으로 표현했다는 게 중론이다.

이에 국민의당은 발끈했다. 박주선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은 2일 국회에서 열린 비대위원회의를 통해 "여당다운 여당, 여당 대표다운 여당 대표가 있어야 대화하고 협치할 것"이라며 "여당이 직접 나서 '추미애 리스크'를 해결하라"고 말했다.

홍 대표도 추 대표와 다르지 않다. 홍 대표도 지난 1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한국당-바른정당 통합론'을 거론하며 "지금은 좌파 진영도 분열되어 있고 우파 진영도 분열되어 있다"며 "정당 통합은 인위적인 정계개편보다는 국민이 선거로 심판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저는 국민들이 내년 지방선거에서 우파 진영 통합을 자연스레 해줄 것으로 굳게 믿는다. 첩이 아무리 본처라고 우겨 본들 첩은 첩일 뿐"이라고 덧붙였다.

홍 대표가 또 다른 보수정당인 바른정당을 향해 '첩'이라고 깍아내린 셈이다. 홍 대표는 앞서도 바른정당을 향해 '배신자' '기생정당' '얼치기 강남좌파' 등 거친 표현으로 견제구를 날렸다.

홍 대표 '첩' 발언에 이종철 바른정당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공당 대표라는 분이 뱉은 말이 맞나 귀를 의심했다"며 "바른정당은 날마다 개혁과 민생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가(홍 대표) 바른정당을 두고 어떤 말을 하는 것에 신경쓸 겨를이 없다"고 받아쳤다.

정치권에서는 추 대표와 홍 대표가 펼치는 게릴라전은 내년 지방선거와 연관이 깊은 것으로 전망했다. 두 거대 정당이 자신들과 노선이 비슷한 정당들을 겨냥해 힘빼기에 나섰다는 얘기다.

이와 비슷한 맥락으로 김동철 국민의당 원내대표는 이날 비대위원회의에서 "(추 대표와 홍 대표가) 양당제의 미몽에 젖었다"며 "원내 1당과 2당의 대표가 책임있는 모습은 눈곱만큼도 없이 소수정당을 몰아 적대적 양당공존체제로 가려고 한다"며 "두 대표는 밀실야합으로 정국을 푼 것처럼 막말을 일삼아 기득권 정치로 회귀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신아일보] 우승준 기자 dn1114@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