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측 불허' 트럼프 '악수 외교'… 文대통령의 대응은
'예측 불허' 트럼프 '악수 외교'… 文대통령의 대응은
  • 김가애 기자
  • 승인 2017.06.28 1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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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황통제 욕망 담겨… "회담 분위기 드러내"
日 아베 '어색한 악수' 19초 동안 나누기도
▲ 닐 고서치 판사(왼쪽)가 백악관에서 연방대법관에 지명된 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악수하는 모습.

문재인 대통령이 28일부터 다음 달 2일까지 3박5일간 미국을 '공식 실무방문(Official Working Visit)'하는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의 '악수 외교'에 어떻게 대응할지 관심이 쏠린다.

트럼프 대통령은 상대방이 아파할 정도로 손을 꽉 쥐는가 하면 잡은 손을 자기 쪽으로 잡아당기는 등 독특한 악수습관을 갖고 있다.

미국 리더십 연구가 로버트 E. 브라운은 이런 식의 악수를 '자기 뜻대로 상황을 통제하려는 욕망이 강하게 담긴 행동'이라고 분석했다.

기업인 출신으로 승부사 기질이 강한 트럼프 대통령이 문 대통령과 어떻게 악수를 나누게 되는지가 정상회담의 성공 여부를 판단할 수 있다는 분석까지 나온다.

문 대통령은 29일 오후(현지시간)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주재하는 부부 환영만찬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악수를 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 한 관계자는 "정상회담에서 악수와 같은 주변 이슈로 문제가 될 소지가 있다"며 "사진이나 영상 하나로 정상회담 분위기를 드러내기 때문에 작은 이벤트일지라도 중요한 문제"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과의 회담에 앞서 성사된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 트럼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양국 정상은 백악관 복도를 걸어가면서도 악수했다.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반영하듯 모디 총리는 "그 어느때보다 양국 관계자 좋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28일 오후 성남 서울공항에서 취임 이후 처음으로 한·미 정상회담을 갖기 위해 미국으로 출국하며 환송 나온 관계자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반면 지난 2월10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아베신조 일본 총리는 정상회담 전 기자들 앞에서 악수를 나눴는데, 당시 '어색한 악수'를 나누며 화제가 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아베 총리의 손을 꽉 잡고 자기 쪽으로 끌어당기거나 아베의 손등을 토닥이는 제스처를 취했다.

아베 총리는 그런 트럼프 대통령에게 "나를 봐 달라(Please, Look at me)"고 말하며 어색한 표정을 지었다.

인사라기 보다는 힘겨루기에 가까웠다는 평이 나왔다. 이 어색한 악수는 무려 19초동안 이어졌다. 특히 이후 두 사람의 표정에서 양국 관계가 드대로 드러난다는 평가도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이 손을 놓자 아베 총리는 안도한 듯한 표정으로 숨을 내쉬며 천장을 바라보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3월 17일(현지시간)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의 정상회담에서는 아예 악수를 무시했다. 그는 악수 요청을 하는 메르켈 총리의 물음에 못들은 척 했다.

무역 분쟁 등 양국 간 갈등이 고스란히 드러났다는 평이 나왔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경우 트럼프 대통령과의 악수로 개성을 더욱 드러냈다는 평을 받는다.

두 정상은 지난달 25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정상회의를 앞두고 만나 약 6초 동안 악수했다.

당시 마크롱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의 손이 하얗게 될 정도로 강하게 악수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손을 놓으려 했음에도 손을 빼지 못하도록 해 팽팽한 긴장이 흐르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외국 정상과 악수하며 아파서 먼저 손을 빼려 한 건 처음인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의 '악수 외교'와 관련한 돌발 변수에 대비해 우리 정부는 트럼프와 접촉한 경험이 있던 관계자들을 통해 악수 성향 등에 대해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아일보] 김가애 기자 gakim@shina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