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철성 경찰청장 "백남기 유족 만나 사과할 것"
이철성 경찰청장 "백남기 유족 만나 사과할 것"
  • 박고은 기자
  • 승인 2017.06.19 1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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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적 부분 탓에 늦어져…늦은 사과 인정"

▲ 이철성 경찰청장이 16일 서울 경찰청에서 열린 경찰개혁위원회 발족식에서 백남기 농민 사망과 관련해 사과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철성 경찰청장은 고(故) 백남기 농민 유족을 직접 만나 사과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청장은 19일 서울 서대문구 청사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구체적인 것은 말씀드리기 어렵지만 보성군농민회와 유족 측과 접촉하고 있다”고 밝혔다.

‘백 농민의 아내가 있는 전남 보성에 직접 가서 사과하는 것이냐’는 질문에 이 청장은 “그건 유족들과 조율 해봐야한다”면서도 “직접 만나서 사과할 의향이 있다”고 답변했다.

이 청장은 앞서 16일 경찰개혁위원회 발족식 참석, 모두발언을 통해 “2015년 민중총궐기 집회시위 과정에서 유명을 달리하신 백남기 농민과 유가족 분들께 깊은 애도와 함께 진심어린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는 입장을 표명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유족 측은 경찰이 사과와 관련, 사전에 자신들을 접촉해 온 적도 없다며 “진정성 없는 사과”라고 비판했다.

그동안 경찰은 검찰의 수사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사과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유지해왔다.

경찰이 사과 입장을 밝힌 이유에 관해 이 청장은 “6·10 민주화항쟁 30주년 기념식과 그 전날 경찰인권센터 박종철 기념관을 찾았을 때 느낀 소회도 있고 해서 인권문제에 경찰이 전향적으로 다가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설명했다.

기존 입장을 번복한 것 아니냐는 지적에는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겠다. 이전에도 유감 표현은 여러 번 했지만 법적인 부분이 남아있다보니 그것과 연계해 사과를 명확히 못한 게 있었다”며 “법적 책임 여부는 나중에 수사 결과, 판결 등이 나올 것이고 그에 따르면 된다. 전반적인 경찰활동, 집회·시위 과정에서 있던 것에 대해 최소한 사과말씀 드리는게 좋겠다고 판단했다”고 주장했다.

서울대병원이 최근 백씨 사인을 병사에서 외인사로 바꾼 일을 두고는 “병원에서 의학적으로 판단한 것이니 그에 대해 드릴 말씀은 없다”고 이 청장은 말했다.

백씨의 사망이 물대포로 인한 것임을 인정하느냐는 질문에는 “검찰 수사에서 명확하게 돼야 하는데, 일단 서울대병원에서는 그 부분까지 판단하지 않았다”면서 “인과관계가 법적으로 명확히 다뤄지리라 본다”면서 즉답은 유보했다.

백씨 사건 당시 살수차를 운행했던 경찰관 처벌에 관해 물음에는 “형사 재판이 걸려있는 부분은 통상 판결이 나온 뒤에 징계를 내려왔다”며 “지휘관이라면 판결이 나오기 전 직위해제한 경우는 있지만 일반 직원이라 직위 해제의 의미는 없다”고 답변했다.

이 청장은 외부 인사들이 참여한 경찰개혁위의 위상에 대해 “저희 입장에선 쓴소리를 듣더라도 실질적인 이야기를 해줄 수 있는 분들을 모시려고 했다”며 “권고안이 나오면 일단 원안 그대로 수용하려는 방침”이라고 밝혔다.

[신아일보] 박고은 기자 gooeun_p@shinailbo.co.kr